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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전유성 진미령 부부의 ‘따로 또 같이’ 부부 사랑

부부사랑 단단히 묶어줄 비법 총공개

■ 글·함영주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2.11.11 13:37:00

내년에 결혼 10주년을 맞는 전유성·진미령 부부. 한지붕 아래에서 한이불 덮고, 한솥밥 먹고 10년 가까이를 산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을 터. 그런데도 이들은 부부싸움 한번 크게 안 해봤다고 한다.
서로가 하는 일,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존중하며, 재밌게 살아가는 이들 부부 이야기.
연예인 전유성 진미령 부부의 ‘따로 또 같이’ 부부 사랑
사람들은 이들 부부에게 부부싸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단다. 왠지 부부싸움도 남다르게 할 것 같고, 화해하는 방법도 색다른 뭔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 질문에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단다. 심하게 다퉈본 일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평상시 두 사람이 정해놓은 ‘부부십계명’ 같은 건 없을까. “그런 게 어디 있냐”는 전유성(53)에게 진미령(44)은 “열개는 안 되더라도 어디 한번 꼽아나 보자”고 한다.
전유성은 ‘술 먹는 거 갖고 서로 시비 걸지 말자. 그러나 아침에 웩웩대는 오리 소리는 내지 말자’를 첫번째 계명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진미령이 짚고 넘어간다.
“이이는 술을 많이 먹고 들어온 날은 아예 변기를 끼고 살아요. 하도 웩웩거리니까, 제가 ‘어디서 오리 키워?’ 그러죠. 이때만큼은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어요.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먹고, 다음날 지장 없을 때까지만 먹는 게 술 아니냐고.” 이 대목은 진미령의 승리로 끝났다.
둘째는 ‘자기가 안한다고 해서 상대방도 못하게 하지 말자’는 것을 골랐다.
“가령 이런 것이에요. 내가 담배를 안 피운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끊을 것을 요구하지 말고, 자기가 술을 안 마신다고 해서 상대에게도 못 마시게 하진 말자. 어디서 들으니 마누라가 술 먹고 들어왔다고 따귀를 올려 붙인다는 남편이 있대요. 말이 돼요? 내가 싫어하는 걸 상대에게 하지 말라고 한다면, 반대로 상대도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철저하게 존중해줘요. 이 사람은 포커를 싫어하는데, 난 가끔 포커하고, 또 이 사람은 나이트클럽에 가서 춤추는 걸 좋아하니까 가끔 춤추러 가요.”
이들 부부가 따로가 아닌 같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여행이다. 각자 바쁜 일정 때문에 한집에 살아도 얼굴 보기 힘든 만큼 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년에 한번은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고.
“우리 부부의 공통점이 한가지 더 있다면 뭔가를 계속 배우려고 한다는 거예요. 난 앞으로 외국어를 배울 생각이에요. 해외여행 갔을 때 집사람이 전부 통역하고 다니니까 좀 미안하더라고.”
“아이구, 미안한 사람이 가방 좀 들어 달라니까, ‘자기가방은 자기가 메고 댕겨야지. 어디다 맡겨’ 그래요?”
일년에 한번, 우리 부부 둘만의 자유와 휴식을 주는 여행
연예인 전유성 진미령 부부의 ‘따로 또 같이’ 부부 사랑
“전세계에 나라가 4백여개는 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살다가 죽으면 억울하잖아요. 우리나라의 섬만 해도 무인도까지 포함해서 2천여개가 넘는데, 제주도, 거제도만 가보면 억울하듯이.”
‘심심하지 않아서’ 여행을 무진장 좋아한다는 전유성. 남편만큼이나 여행광인 진미령이 말하는 여행의 매력은 무엇보다 나를 돌아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경력이 만만치 않은 두 사람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작년, 결혼 8주년을 기념해 다녀온 오키나와다.
“도착해서 첫날부터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다음날은 태풍 1호가 들어왔어요. 오키나와는 소주로 유명한데, 소주랑 이런저런 장을 봐서 숙소에서 소주 마시고, 음식도 해 먹으면서 그렇게 놀다 왔죠.”
험한 날씨 덕에 도리어 잊지 못할 ‘여행다운 여행’이 된 셈이다. 전유성에게 오키나와를 추억하게 하는 건 숙소 근처의 싸구려 오뎅집과 그곳을 꾸려가던 두 할머니.
“참 허름한 곳에서 오뎅에 정종 한잔씩을 했어요. 그리고 그다음날 또 갔는데 정기휴일이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또 갔는데, 어제 왔었다고 하니까 할머니들이 그렇게 고마워할 수 없어요. 우리가 결혼 8주년 때문에 왔다니까, 10주년 돼서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그때는 돈 안 받겠다고 하면서요. 내년이면 10주년인데, 정말 그 할머니들을 다시 보러갈 계획이에요.”
처음에 여행을 갈 때면 매일같이 갈아입을 옷에, 옷에 맞출 구두까지 챙겨갔다는 진미령은 이젠 카메라보따리에 마술도구까지 챙겨드는 남편에게 “짐 좀 줄이자”고 잔소리를 할 정도로 여행자로서 요령이 생겼다. 하지만 여행다운 여행방식에서는 전유성에게 한수 배운 것이 있다는데.
“저는 교통편이나 숙소 등을 사전에 예약하고 떠나는데, 저이는 아무 버스나 올라타서 내리고 싶을 때 내리는 자유로운 여행을 좋아해요. 그런데 한번 따라 해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한번은 내가 시동을 걸어 무작정 동서울터미널로 가자고 했죠. 가장 빨리 떠나는 버스를 타고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밥 먹고, 식당주인하고 얘기하다가, 결국 식당 방에서 잠을 자고 온 적도 있어요.”
그렇다면 이들 부부의 상대 평가는 어떨까. 남편에게 “완벽하다”고 평가받은 진미령은 남편 전유성에게 몇점이나 줄까? 그는 전유성을 “가정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찾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없을 땐 남이 하는 일이라도 쫓아가서 구경하는 남자”라고 정의한다.
“남편으로서 점수를 매긴다면 마이너스로 나가게 되는데… 마이너스 50점 정도.”
전유성은 “그렇다면 그런 줄로 알고 있는 거지, 뭐”라며 싱겁게 수긍하고 만다. 하지만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남편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남편을 따라 부지런을 떨다 보니, 지금까지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고, 자기개발에 결코 게을러질 수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고마워한다.
애정표현이라곤 생전 할 줄 모르는 남자, 전유성. 결혼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진미령이지만 그렇다고 서운함은 없다고 한다. ‘성격이 그러려니’하고 이해하기에, 그냥 “수고했다” 하고 등 한번 다독거려주는 걸 “사랑해”라는 표현으로 알고 살아간다고.
앞서 말했듯 두 사람은 내년이면 결혼 10주년이다. 이들은 또 얼마나 색다른 이벤트로 결혼을 기념할까? 참고로 이들은 결혼 5주년 때 남들은 결혼식 때 하는 폐백을 들였다.
“결혼기념일은 우리 둘만의 기념일이 아니라, 결혼식에 참석했던 사람들과 함께 하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린 결혼식 때 남겨두었던 행사를 한가지씩 하면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남들은 결혼 전에 팔고 사는 함을 10주년 때 할 계획이에요.”
엉뚱한 발상으로 사람들에게 사고의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남자, 전유성. 이런 남편과 더없이 죽이 잘 맞는 여자, 진미령.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자유를 이들은 정말 즐겁게 누릴 줄 안다. 지금이나 앞으로나 이들 부부는 하고 있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넘쳐 나서 탈일 듯싶다.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
연예인 전유성 진미령 부부의 ‘따로 또 같이’ 부부 사랑
전유성이 말한다 “아내는 재미없다지만, 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은 마술”
“이마술은 테이블매직으로 ‘컵앤볼’이라고 해. 이렇게 3개의 컵 속에 볼을 넣고…. 자, 어떤 컵이 맘에 들어?”
청담동에 위치한 실내포장마차 ‘삐리삐리’. 밤이 깊어가는 가운데, 이곳에선 전유성의 마술쇼가 한창이다. 관객은 후배 개그맨 달랑 한명. 하지만 진지한 모습은 좋았는데, 이내 볼 하나를 놓쳐버린 전유성. 급기야는 손전등까지 동원하며 바닥을 살피느라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주방을 오가며 이 광경을 지켜보던 진미령 왈.
“마술이 재미있는 게 아니라, 저이가 하는 모습이 더 재밌다니까. 마술보다 더 신기해.”
남편 전유성이 너무나 좋아하는 마술이지만, 진미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은 관심이 없지만, 남편이 너무 좋아하는 것이라, 마술사가 되겠다고 해도 말릴 생각은 없다고 한다.
“추석 때나 설에는 TV에서 마술이나 서커스가 나오잖아요. 그럼 TV 앞을 지키고 앉아 녹화해가며 보는 거예요. 다른 프로를 보고 싶어도 못 보고 방에 들어가 있으면, 갑자기 ‘이리 와봐, 이리 와봐, 저것 좀 봐…’ 하면서 난리를 쳐요. 그래서 뭐 좀 희한한 거라도 있나 싶어 나가 보면, 만날 그 서커스가 그 서커스인 거예요.”
“아냐, 맨날 다르다니까 열심히 보면.”
진미령의 말이 채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말을 받는 전유성. 그가 마술에 푹 빠진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파고다공원 앞에서 ‘보명수’라는 약을 팔던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가 있었다. 대개의 약장사가 그렇듯, 그 아저씨도 손님들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마술을 보여줬다. 사발 돌리는 것에서부터 손님 시계를 상자 속에 넣어 사라지게 하는 등등. 그는 얼마나 신기했는지 매일같이 구경갔다고 한다. 나중엔 “야, 이리 와서 끈 좀 잡아봐” 하는 약장수 아저씨의 보조로도 활약했다. 인생 최초의 직업이 무보수의 ‘약장사 도우미’였던 셈이다.
그는 ‘굉장히 신기하다’는 것 외에 ‘놀라게 하는 쾌감’을 마술의 매력으로 꼽는다. 고도의 훈련을 통해 감쪽같은 눈속임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때의 그 쾌감 말이다.
“마술이 말하자면 속임수인데, 그걸 열심히 연구해서 혼자 풀어냈을 때의 쾌감이란 엄청나거든요. 누가 가르쳐줘서 배우는 것하고는 비교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무리 궁금해도 물어보질 않아요. 아마 제가 웬만한 마술사들보다도 마술구경을 더 많이 했을 거예요. 마술을 열심히 지켜보면서 알게 된 마술을 국내마술사들한테도 여러개 가르쳐줬지, 아마.”
마술을 할 때만큼은 전유성의 모습은 더이상 무뚝뚝한 아저씨가 아니다.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몇년 전인가, 저이가 애들을 모아놓고 마술을 하는데, 어떤 조그만 녀석이 다가와서 그래요. ‘아줌마, 저는 아줌마가 왜 아저씨랑 결혼했는지 알겠어요.’ 그래서 ‘네가 어떻게 아는데?’했더니, 확신한다는 듯이 ‘아저씨가 마술을 잘 해서 반했죠?’ 그러는 거예요.”
그의 마술사랑은 열심히 보고 연구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벌써 3회째에 이른 ‘전유성배 마술경연대회’. 올해는 그 이름을 ‘한국마술경연대회’로 바꿔 롯데월드 야외무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마술에 관한 건 책을 보고 배우기는 힘들어요. 저도 마술 비디오를 조그셔틀로 돌려가면서 보고 배웠던 게 많고요.”
마술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요즘. 그는 ‘알렉산더 매직 패밀리’라는 마술동아리의 마술사들과 마술 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제목은 .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도 사람 사이에 더없는 교감의 역할을 해주는 게 마술이라며 그는 지금도 어디를 가나 마술도구만큼은 바리바리 챙겨 들고 다닌다.
진미령이 말한다 “노래와 요리는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교집합”
전통 음식에서부터 퓨전요리까지 요리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진미령. 그가 쓴 요리 관련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였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프랑스요리학교, ‘꼬르동부르’에 입학을 했다.
“프랑스요리를 ‘신사의 요리’라고 해요. 또 정통 프랑스요리를 먹으려면 몇시간은 족히 걸린다는데, 그만큼 굉장히 비싼 돈을 줘야 된대요. 이러저러한 얘기를 듣고, 프랑스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꼬르동부르’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알게 됐죠. 한번은 라디오에서 한국의 유명한 요리가가 ‘꼬르동부르’에서 프랑스요리를 배우고, 일본요리학교에서 요리의 정교함까지 배워 이 둘을 접목시킨다면 기가 막힌 요리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거예요.”
귀가 번쩍 뜨인 그는 내친 김에, 프랑스로 갈까 일본으로 갈까 고민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꼬르동부르’는 한국에 분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한국에 ‘꼬르동부르’ 분교가 생기면서 그는 제 1호 입학원서 접수자가 됐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해요. 등급별로 4코스가 있는데, 속성으로 각각 3개월씩 일년코스를 계획하고 있어요. 현지에서 온 요리선생님이 통역관을 통해 그날의 요리를 설명하고, 만드는 법을 보여줘요. 그 요리를 조금씩 나눠 먹고, 각자 그대로 맛을 내는 거예요. 그러면 선생이 일일이 먹어보고 점수를 주죠.”
선생님에게 “트레비앙(very good)”이라는 소리를 여러 차례 듣기도 했다는 진미령. 하루에 한마디씩 프랑스어를 배운다며 “꼬망딸레부, 메르시, 트레비앙” 등을 발음하는 그의 모습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처럼 신나 보이기만 한다.
노래하는 것 이상으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진미령. 자신이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는 그는 노래와 요리는 공통점이 너무나 많다고 설명한다.
“노래는 가사가 좋아야 되는 것처럼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되잖아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도 공통점이에요. 노래는 박자가 생명인 것처럼 요리도 조리시간이 아주 중요하죠. 그리고 노래는 편곡이라는 게 있잖아요. 옛날노래도 요즘 친구들이 만들어놓으면 전혀 색다른 맛이 나는 것처럼 같은 메뉴도 시대에 따라 조리법이 달라지고,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르고.”
무엇보다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노래와 요리가 그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점일 것이다.


여성동아 2002년 11월 4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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