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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기자들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된다

■ 글·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2.10.07 14:16:00

탤런트 오현경과 계몽사 홍승표 회장의 비밀 결혼식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 결혼식을 올린 것이 분명한데도 정작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결혼 약속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8월 중순. 하지만 당시에도 두 사람은 한동안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취재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버티기 전법’으로 나가던 두 사람의 입을 열게 만든 사람들은 바로 기자들이다. 계몽사 회장 홍승표씨와 끈질긴 접촉을 통해 결혼 약속 사실을 확인한 뒤, ‘언론’이라고 하면 일단 피하기부터 하는 오현경과의 인터뷰에도 성공한 것이다. 오현경은 지난해 10월 영화 의 출연을 결정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언론을 피하던 오현경이 그럼 순순히 인터뷰에 응했을까. 물론 아니다. 가능하면 끝까지 홍회장의 뒤로 숨고 싶어했던 오현경이 말문을 연 데는 기자들의 ‘극성’이 한몫을 했다.
지난 8월16일 서울 홍지동 오현경의 집으로 함이 들어가면서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이 알려진 뒤 오현경의 집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방송 3사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이 속속 모여든 것. 오현경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빌라는 이들로 인해 난리가 났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문을 열어줄 오현경의 가족들도 아니었다.
아침마다 오현경의 집으로 출근하는 기자들에게 오현경이 항복을 선언한 것은 그로부터 4일 뒤인 8월20일. 오현경의 집앞에서 새우잠을 자며 새벽까지 진을 친 기자들에게 오현경이 먼저 어머니를 통해 아침에 전화인터뷰를 하자고 제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 날의 인터뷰는 각종 언론의 표지를 장식하며 대서특필됐다.
이웃 주민을 시켜 수박을 내온 오현경의 어머니
사실 상황이 이쯤 되면 가족들의 고통도 크지만 기자들의 고생도 만만치 않다.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탓에 길에서 자장면을 배달시켜 먹는 일도 다반사다. 오현경의 어머니는 집 안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다 안쓰러웠는지 이웃을 시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수박 한 통을 내오기도 했다.
그래도 성과가 있을 때는 과정이 힘들어도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가장 힘든 건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꾸 한번 없는 경우. 그런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영화배우 심은하가 있다.
심은하의 집은 도심에서 벗어나 조금 한적한 서울 우면동에 있다. 그 조용한 동네가 심은하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시끌시끌해졌다. 그녀의 입을 통해 결혼설의 진상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취재진의 등장 때문이었다. 그런 소동이 절정에 이른 것은 심은하가 결별을 선언한 지난해 9월. 급기야 심은하 가족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지만 끝내 심은하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대표적인 경우에 속하지만 스타와 기자들의 이런 전쟁은 거의 매달 벌어진다. 그중 기사화되는 경우가 극소수에 불과한 것. 지난해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되었다 풀려난 황수정을 비롯해 성현아, 이경영 등 그간 크고 작은 일로 화제를 모은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자들도 이런 취재를 하면서 항상 유쾌하지만은 않다. 때로는 개인의 사적인 영역까지 지나치게 침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기 위해 오늘도 길거리에서 자장면을 먹으며 스타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여성동아 2002년 10월 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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