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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star

‘왕사’ 윤아 “여성 팬 늘어 기뻐요”

editor Kim Ji Young photographer Hong Joong Shik

2017. 10. 17

최근 종영한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소녀시대 윤아’의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윤아는 어느새 소녀에서 숙녀로, 아이돌 가수에서 열정 가득한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사람이야? 마네킹이야?’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이하 〈왕사〉)가 종영을 하루 앞둔 9월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윤아(27·본명 임윤아)를 마주하자마자 든 생각이다. 167~168cm의 키에 얼굴이 손바닥만 한 그는 여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화면으로 볼 때보다 더 예쁜 얼굴도 시선을 뗄 수 없게 했지만, 무엇보다 새침하거나 까칠한 면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왕사〉에서 그가 연기한, 고려 최고 거부의 선머슴 같은 외동딸 ‘은산’처럼.

은산은 극에서 고려 충렬왕과 원나라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세자 왕원(임시완)과 그의 단짝 친구이자 고려 제일 왕족 수사공의 아들 왕린(홍종현),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 기존의 여성스러운 이미지와는 온도 차가 큰, 털털하고 담대한 캐릭터였다.

걸 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무대에 설 땐 남성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는데 〈왕사〉에 출연하면서 여성 팬이 크게 늘어난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고요.  
올 초 개봉한 영화 〈공조〉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THE K2〉에 출연할 때도 시청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힘이 났었어요.

원래 성격도 은산처럼 털털한가요.  
어릴 때부터 깍쟁이 같단 말을 많이 들었어요. 말수가 적어 차가워 보인다고 하던데 실제로는 털털하고 밝은 성격이에요. 특히 방영 초반에 나왔던 모습들이 저와 비슷해요. 여성스러운 옷도 좋아하지만 보이시하게 입는 것도 좋아해요.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막춤 추는 걸 보고 빵 터졌어요.
그 춤을 본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아는 분들이 저를 만나면 “오동잎 댄스 한번 보여달라”는 말을 인사처럼 하거든요. 하하하. 소녀시대 멤버들이 완전체로 나간 예능 프로그램이어서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편하게 촬영했는데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왕사〉에 출연하면서 왕원과 왕린 중 누구에게 더 끌렸나요.
제가 느끼기에 원은 남자답고 박력 있는 직진 스타일이고, 린은 늘 뒤에서 지켜주는 따뜻한 남자인 것 같아요. 린을 기본으로 원의 남성다움을 추가하고 싶어요. 모든 여성이 바라는 남성상이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요.

은산이 왕원과 왕린 중 누구와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어요. 원이 린과 산을 떠나보내는 결말이 마음에 드나요.
생각지 못한 결말이었어요. 산이 결국 린과 함께 떠나긴 하지만 어찌 보면 원이 린과 산을 보내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둘 곁을 떠나는 거예요. 원이 왕좌에 올랐다가 왕위를 포기하고 어머니의 나라인 원나라로 떠나면서 린과 산을 고려 땅에 보내주는 거거든요. 그 신을 찍을 때 마음이 너무 짠했어요. 다른 배우들도 그 장면에서 가슴이 미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입대한 임시완 씨 면회한 적이 있나요.
어제(9월 17일 일요일) 면회했어요. 15인승 버스를 대절해서 〈왕사〉를 함께한 10여 명의 배우들과 함께 갔어요. 매니저를 대동하지 않고 저희끼리요. 베스트 드라이버인 홍종현 오빠가 운전을 맡았죠. 간만에 봤는데도 시완 오빠는 매일 본 것처럼 친근했어요. 여전히 밝고 씩씩하게 지내는 것 같았어요. 그 사이 얼굴이 많이 탔더라고요. 너무 반가웠는지 오빠가 저희를 안 보내주려고 했죠.

윤아 씨가 가서 임시완 씨는 군 생활이 편해지겠는걸요.
사인 CD를 좀 챙겨 갔는데 그게 어떤 좋은 효과를 미칠지는 모르겠어요(웃음).

군인들이 몰려오진 않았나요.
많은 분들이 오진 않았어요. 괜찮다고 했는데도 행여 제가 불편할까 봐 시완 오빠가 미리 신경을 쓴 것 같더라고요. 원래 남을 잘 배려하고 남자다운 성격이에요. 같이 작품을 하기 전에는 반대의 이미지로 생각했는데 의외의 모습에 저도 놀랐어요.  



인터뷰에 앞서 조사를 했는데, 많은 여성이 윤아 씨에게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뷰티 관리법이더라고요.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요.  
피부는 클렌징이 중요하더라고요. 화장하는 것보다 잘 지우는 게 중요해서 클렌징 크림과 클렌징 폼으로 이중 세안을 해요. 매일 팩을 하고요. 주로 로드숍에서 파는 수분 팩을 이용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고영양이 함유된 팩을 해요. 고영양 팩은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서 가끔 하는 게 좋더라고요. 가끔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팩도 하고요. 그렇게 1일 1팩을 일주일만 해도 피부가 달라지는 게 느껴지는데, 팩을 오래 붙이면 안 돼요. 10~15분이 가장 적당해요. 예전에는 촉촉한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팩을 떼는 것이 아까워 마르다시피 할 때까지 팩을 붙이고 있었어요. 그렇게 오래 붙이고 있으면 팩이 마르면서 얼굴에 있는 수분을 빨아들여 안 하느니만 못해요.

꾸준히 해온 운동이 있나요.  
한동안 요가를 했는데 요즘은 기본적인 체형 관리만 해요. 근력 운동도 틈틈이 하고요.  

극 중의 은산처럼 실제로도 음주를 즐기나요.
샴페인이나 위스키는 잘 못 마시는데 레드와인은 좋아해요. 소주나 막걸리도 좋아하고요. 술을 마시면 기분이 더 밝아지더라고요. 주량은 한두 잔 마시고 취하는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웃음).

〈왕사〉를 보니 한복이 참 잘 어울려요.
주위에서도 그런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하하. 은근히 사극이 잘 어울린다면서요. 현대극을 할 때는 다양한 예쁜 옷들을 입을 수 있지만 한복은 그럴 때 아니면 입을 기회가 별로 없잖아요. 한복 디자인이 생각보다 다채로워 신선했어요. 특히 만날 머리를 풀어헤치고 허름한 활동복 차림으로 다니다가 궁에 들어가려고 빌려 입었던 하얀색 옷이 인상적이었어요. 린이 그 옷을 입은 산을 보고 반하는데, 그날 종현 오빠와 스태프들에게 “진짜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웃음).

무대에서 노래할 때와 연기를 할 때 느낌이 확실히 다를 것 같아요.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는 관객의 반응을 즉각 알 수 있잖아요. 무대를 오가며 팬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고요. 반면 연기를 할 때는 관객이나 시청자의 반응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가 없으니까 연기에 더 집중하면서 완벽하게 그 캐릭터와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 데뷔작이 2007년에 방영된 드라마 〈9회말 2아웃〉이죠.
그 작품을 촬영하면서 그해 ‘소녀시대’로 가요계에 데뷔했어요. 그때 소녀시대 앨범을 함께 연기하던 선배님들에게 나눠드린 기억이 나요. 하지만 그 뒤엔 가수 활동에 매진해서 데뷔 10년 차 배우라는 말은 못 하겠더라고요.   

절친한 선배로 알려진 손예진 씨가 평소 연기 조언이나 작품 모니터링을 해주나요.
예진 언니와 가끔 연락해요. 둘 다 최근 바빴거든요. 〈THE K2〉가 끝난 뒤 송윤아 언니와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 작품을 같이하면서 친해졌거든요. 마침 언니가 예전에 〈왕사〉 연출을 맡은 김상협 PD님과 〈마마〉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경험을 살려 제게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죠. 옆에서 지켜본 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힘내라. 잘할 수 있다”는 격려도 해주시고요.

연기력에 대해 좋은 평을 듣지 못할 땐 어땠나요.
예전에는 그런 말을 들으면 서운하기도 했는데 〈공조〉 촬영에 들어가기 전 2년 정도 연기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 기간 동안 성숙해진 느낌이랄까요. 저를 돌아보면서 제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그동안 대중에게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들을 작품을 통해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을 갖게 됐거든요. 예전엔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해 제가 보여야 할 모습을 자기 검열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 틀 안에 갇혀 있었죠.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드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이후엔 저를 가두고 있던 의식을 깨뜨리고자 노력하며 새로운 도전을 거듭했어요. 그 결과물이 〈THE K2〉나 〈공조〉, 〈왕사〉인 거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공백기 초반엔 빨리 다른 작품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들고, 어떤 역할을 해야 좋을지 고민도 됐는데 그 시간을 견디다 보니 어느 순간 ‘이왕 기다린 거 조급해하지 말자. 내가 잘할 수 있고,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 들어왔을 때 연기 활동을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후엔 신기하게도 조바심이 없어지더라고요. 흥행이나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인지에 가치를 두게 됐고요. 그런 마음으로 처음 한 작품이 〈공조〉였어요. 그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아지고, 자꾸 연구하게 되고, 자신감도 좀 얻은 것 같아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맨발로 감금 생활도 해봤고(〈THE K2〉), 추리닝 입고 백수 생활도 해봤고(〈공조〉), 사극에서 들로 산으로 돌아다녀도 봤으니까(〈왕사〉)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로코(로맨틱 코미디)’에서 사랑스러운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왕사〉에서 제 이름이 든 공녀 명단을 빼내려고 왕비 호위무사와 합작으로 원의 사신을 속이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제가 거짓으로 우는 연기를 했는데 그 신을 보고 PD님이 다음에는 로코를 하라고 권하셨어요.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띄워주시고요(웃음).

작품이 없을 땐 뭘 하나요.
지난해 출연한 〈THE K2〉, 올해 선보인 〈공조〉와 〈왕사〉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찍다 보니 최근 2년간은 쉴 새가 없었어요. 이제 자기 계발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좀 쉬면서 외국어 공부도 하고 싶고, 운동 같은 취미도 몇 가지 더 만들어보고 싶어요.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더군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데뷔한 지 10년이 됐다는 게 실감이 나진 않아요. 10년이란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 몰랐어요. ‘10주년’이란 말이 주는 무게감이 싫지 않아요. 한길을 우직하게 걸어왔다는 의미에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무게감인 것 같아요. 한 가지 일을 10년간 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운 좋게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10년째 하고 있잖아요. 10년간 한길을 걸어온 저를 칭찬해주고 싶어요(웃음).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데뷔 초에 ‘10년 뒤엔 어떤 모습일 것 같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저라는 사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10년 후에도 그럴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다가올 10년도 지금까지처럼 멋있게 잘 살기를 소망해요. 그래서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돼 있으면 좋겠어요. 

designer Park Kyung Ok
장소협찬 SMT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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