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다은은 데뷔 초부터 싱그러운 매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2007년 KBS ‘드라마시티–명문대가 뭐길래’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그는 같은 해 MBC 드라마 ‘뉴하트’에서 깜찍한 울보 인턴 의사 ‘김미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2011년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야망 있는 여성 강명희로 거듭났고,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며 맑고 단단한 존재감으로 사랑받았다.
2016년에는 배우 하석진의 소개로 만난 공간 디자이너 임성빈(42)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후 SBS 예능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MBC 예능 ‘구해줘! 홈즈’에 남편과 함께 출연하며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을 공개했다. 절친 같은 두 사람의 케미와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워너비 부부로 자리 잡으며 많은 이의 부러움을 샀다.
2022년 결혼 6년 만에 아들 해든이를 출산한 후 그는 매일매일 깊이 있는 성장을 경험하는 중이다. 신다은은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촬영장과 멀어질 각오는 하고 있었다”며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이 내겐 너무 중요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엄마와 똑 닮은 단발머리의 애교 만점 해든이도 대중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해든이와 함께하는 모든 일상이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해든이 애교에 가끔 온몸이 녹아버릴 만큼 행복하다”고 말하는 신다은을 만나 가족, 육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낭만 육아, 정말로?
작년 12월에 유튜브 채널 ‘낭만육아 신다은’을 개설하셨어요.워낙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가꾸고 있어서인지 주변에서 유튜브를 해보라고 많이 권했어요. 그런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점이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요. 아무래도 유튜브는 인스타그램보다 더 많은 부분을 노출해야 하잖아요. 제 일상이 사람들의 기대와 다를까 봐 걱정되기도 했는데, 요즘은 유튜브에서 출연자가 욕을 하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냈죠. 그래도 욕은 하지 않을 거지만요(웃음). 그리고 해든이와 함께하는 엄마로서의 제 모습이 썩 나쁘지 않게 느껴져 만족하면서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낭만육아 신다은’이라는 채널명은 어떻게 짓게 됐나요.
제 아이디어예요. 제 성향상 재미가 없으면 3개월 만에 유튜브를 그만둘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해든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담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육아를 주된 콘텐츠로 삼자고 생각했지요. ‘낭만 육아’는 한마디로 제 추구미예요. 낭만 있게 육아를 하고 싶거든요. 3년 동안 육아에 전념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낭만적인 순간도 있었답니다. 예를 들면, 비 올 때 해든이가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춰요. 그런 낭만적인 순간이 육아의 재미 포인트여서 ‘낭만육아 신다은’이라고 이름을 지었죠.
해든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주로 낭만적인가요.
굉장히 달콤한 맛이거나 굉장히 매운맛이거나 둘 중 하나예요. 극과 극을 달리죠. 달콤한 맛일 때는 해든이의 애교를 볼 때죠. 해든이가 애교가 많거든요. 저에게 사랑한다고 하거나 공주님 같다고 말해주기도 해요. 또 제가 힘들어할 때는 “걱정 마. 엄마는 해든이가 지켜주잖아”라고 하고요. 그때는 정말 힘든 게 싹 다 녹아버리죠. 그래도 아이의 높은 텐션이 벅찰 때가 있답니다. 해든이는 호기심이 강하고 관심사에 대한 전환이 굉장히 빨라서 발이 땅에 잘 붙어 있지 않아요(웃음). 활동적인 아이를 따라가다 보면 많이 지치기도 하죠.
가끔 절망 육아가 되기도 하는군요.
정말 가끔 입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웃음). 입원하면 아프다는 명분도 있고, 입원 후에는 언젠가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잖아요. 가끔 가족과 떨어져 어딘가에 머물면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아이는 한 명 낳아볼 만하다”고 인스타그램에 올리셨는데요. 그 달콤한 순간들 때문인가요.
진부하지만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말이 딱인 것 같아요. 결혼 전에는 상대방이 저를 좋아해야 상대에 대한 호감이 생겨서 관계가 이어지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해든이에게만은 그렇지 않아요. 해든이를 향한 사랑은 무조건적이라, 아이가 가끔 “엄마 싫어!”라고 해도 저는 속으로 ‘네가 아무리 나를 싫어해도 걱정하지 마. 그래도 난 널 사랑해’라고 말한답니다. 해든이가 저를 사랑해주지 않아도 저는 해든이를 계속 사랑할 예정이에요.

나와 똑 닮은 해든
육아 전후로 삶이 많이 바뀌었나요.사실 결혼 전후에는 삶이 많이 바뀌지 않았거든요. 남편과 저는 절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라 자유롭고 재미있게 살았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는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여행이나 외식할 때도 아이가 갈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해야 해요. 아이를 낳고 초반에는 힘들기도 했는데 이제는 나름 남편과 저 모두 적응을 한 것 같아요. 육아 시간을 각자의 스케줄에 맞게 최대한 조율하면서 제가 바쁘면 남편이, 남편이 일이 있을 때는 제가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발랄하고 친구 같은 엄마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친구 같은 엄마인 것 같기는 해요. 춤추고 놀면서 해든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둘 다 화가 많다 보니 별것 아닌 것으로 싸울 때가 있답니다. 이를테면 아침에 어린이집 등원 준비를 할 때 아이는 양말을 신기 싫어하고, 그럼 저는 왜 싫냐고 화내는 식이죠. 그런데 해든이가 애교가 많아서 저에게 “해든이가 아침에 화내서 미안해요”라고 말해주곤 해요. 그럼 저는 “엄마도 미안해”라고 말하면서 빠르게 화해하죠. 매일 이렇게 불같이 싸우고 불같이 사랑하고 있습니다(웃음).
해든이의 단발머리는 엄마의 취향이 반영된 건가요.
제가 긴 머리 남자를 좋아하거든요. 적당히 귀 뒤로 넘어갈 정도의 긴 머리가 부드러운 느낌을 주잖아요. 특히 영화 ‘듄’의 티모시 샬랴메를 좋아해요. 남편한테도 시도했는데 실패했어요(웃음). 해든이에게 티모시 샬라메 헤어스타일을 시도하는 중이죠. 근데 해든이는 자기 주관이 강해서, 제가 원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어요. 6개월 전에 해든이에게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머리를 짧게 자르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아니. 이 머리가 멋있어”라고 말하더라고요. 아직까지는 모자의 취향이 일치해 단발머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헤어스타일 말고 엄마와 또 닮은 부분이 있나요.
저와 해든이 모두 부끄러움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특히 해든이는 자신을 뽐내는 것을 좋아하죠. 유튜브 촬영할 때 PD님들을 만나면 멋진 삼촌이 왔다면서 굉장히 반겨요. 삼촌들에게 어린이집에서 배운 재롱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또 그렇게 뽐내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거울로 자기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그런 해든이를 보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남편 임성빈 씨와 해든이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요.
호기심이 강하고 자극을 추구하는 면이 닮았어요. 그래서 남편이 아이를 더 잘 이해하는 부분도 있어요. 아이가 끊임없이 뭔가를 궁금해하거든요. 그럼 제 남편은 지치지 않고 아이에게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해줘요. 남편도 해든이도 체력이 좋아서 집에 가만히 있지를 않아요. 남편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다다음 주에도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답니다.

유튜브 ‘낭만육아 신다은’과 그의 인스타그램에소개된 세 살배기 아들 해든이

가슴 벅찬 모성애 연기하고 싶어
임성빈 씨가 공간 디자이너라서 집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쓰셨을 것 같아요. 다은 씨의 최애 공간은 어디인가요.제일 신경 쓴 공간은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다이닝 룸이에요. 가족이 제일 자주 만나는 공간인 만큼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또 남편과 저 둘 다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요.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긴 식탁에 남편이 만든 의자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집 안 전체에 톤 다운된 따뜻한 컬러를 많이 사용했어요. 원목의 빈티지한 가구나 크림색 벽지로 인테리어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집에 들어가면 눈이 아주 편하답니다.
다은 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의상과 소품도 많은 관심을 모으는데, 쇼핑 비법이 궁금해요.
물건을 급하게 사지 않아요. 장바구니에 기본 한 달 이상 물건을 담아두죠. 그리고 사고 싶은 다른 아이템 혹은 기존에 있는 아이템들과 잘 어울리는지 눈여겨봅니다. 사진을 캡처해서 기존에 있는 물건들과 비교해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저만의 스타일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나가는 것 같아요. 요즘은 제 옷보다도 화병이나 도마 같은 생활용품 사는 게 더 재미있어요.
눈여겨보는 리빙 브랜드가 있다면요.
자라홈이나 까사미아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에서 어떤 제품이 나오는지 계속 봐요. 그중에서 제 스타일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내죠. H&M홈에서도 아기용품을 많이 샀어요. 혹은 마음에 드는 외국 제품이 보이면 온라인에서 해외 직구하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릴스도 인기가 많아요.
인스타그램은 전적으로 제가 관리해요. 영상 편집과 촬영도 거의 제가 하고요. 자막 쓰고 영상에 어울리는 노래를 고르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요. 이렇게 즐기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제 스타일이 1분 안에 그대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제 스타일이 잘 표현되는 것이 인기의 비결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 촬영장이 그립진 않나요.
물론 그립죠. 그런데 저는 아이를 낳기 전부터 ‘내가 연기와 멀어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많이 물어봤고, 본업에서 멀어질 각오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해든이가 어리잖아요. 그래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촬영장보다 아이와 가까이 있는 것에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언젠가는 연기를 하겠지’라는 믿음은 있어요. 그래도 아직은 제 삶에서 육아가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해든이가 생긴 이후로 원하는 연기에도 변화가 생겼나요.
감사하게, 결혼한 후에도 멜로 연기를 오랫동안 했어요. 엄마 역할을 거의 해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나중에는 성숙한 모성애를 표현하는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가끔 해든이를 보면 이대로 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행복하거든요. 그런 벅찬 모성애도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해든이가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알아줄까요.
정말 육아가 쉽진 않아요. 엄마가 ‘많이 기다려주고 참아줬다’는 것을 해든이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가 해든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응원해줬고, 또 해든이를 위해서 잘 살아보려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 알아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해든이가 나중에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나요.
자기가 만족할 만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기 할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해든이의 인생은 부모가 아닌 자신의 몫이니까요. 결혼하길 바라거나, 아기를 낳길 바라거나 이런 건 일절 없어요. 인생에 정답은 없잖아요. 그냥 자신의 인생을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신다은 #낭만육아 #해든이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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