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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디지털자산 ETF 인기, 새 국면 접어든 코인 시장

윤혜진 객원기자

2025. 07. 30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디지털 자산 산업 육성을 제시한 가운데 취임 이후 디지털 자산 현물 ETF와 스테이블코인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변동성이 커 위험하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3월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며 암호화폐 법제화 작업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 여러 국가가 새로운 자산 형태에 대해 우호적이다. 암호화폐 투자에도 불이 붙었다. 글로벌 주요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투자자들이 채굴 속도를 앞지르는 속도로 강력한 투자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가격 상관없이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 되면 ‘나만 빼고 다 코인 투자를 하나?’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2008년 10월 31일 세상에 처음 등장한 비트코인부터 후발 주자 알트코인, 밈코인 등의 암호화폐는 전에 없던 신세계다. ‘묻지마투자’ 전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있다. 

지금 코인 투자 뛰어들어도 될까 

일단 지금 코인 시장에 진입해도 괜찮은 시기인지 체크해야 한다. 암호화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투자 중인 비트코인의 경우 이미 지난 2년간 3배 가까이 올랐다. 올 7월 16일에는 사상 최초로 12만 달러(약 1억6700만 원) 선을 돌파하며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했다. 7월 중순 기준 비트코인 1개가 원화로 1억6000만 원대이지만 정점은 아니란 시각이 강하다. 먼저 비트코인의 4년 주기설이 힘을 실어준다. 비트코인 4년 주기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와 거시 유동성, 기술 채택 흐름이 맞물려 형성된 통계적 패턴이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비트코인은 2012년, 2016년, 2020년, 2024년 반감기가 있었고, 반감기 이후 상승 랠리를 탔다. 

여기에 더해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초부터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국 증시에서 2024년 1월부터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의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해 거래를 시작했다. 4개월 뒤 이더리움 현물 ETF도 등장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해 4월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암호화폐 ETF 출시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지털 자산을 ETF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고 신탁업자가 수탁·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편입되면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외 친암호화폐 기조가 이어진다면 비트코인이 15만 달러(약 2억90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암호화폐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오태민 한양대 비트코인화폐철학과 교수는 지금을 제도권 자산 진입기로 보고 있다. 오태민 교수는 “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비트코인이 어떤 자산으로 증명될지 막 드러나는 중이다. ‘지금이 바닥인가, 고점인가’가 아니라 앞으로 어디까지 역할을 확장할지를 보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트코인의 본질을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진입 시기로 볼 수 있으나 이미 많이 올랐다. 언젠가 20~30% 이상 폭락한다면 그때는 많이 사야 하지만 그 전에는 조금씩 분할 매수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코인 시장의 화두는 스테이블코인과 RWA(Real World Asset·실물자산)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법정화폐나 국채, 금 등 특정 자산과 코인 가치를 연동한다. 미국 달러 가치를 1:1 비율로 따라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인 USDT(테더), USDC(서클)가 대표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지갑에서 실시간으로 오가 결제·송금 시 편리하다. 수수료도 적다. 또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선 원하는 수량만큼 달러를 입금해야 하므로 사실상 가격 변동성도 거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통합관제센터에서 증시시황 및 시장감시 체계를 듣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통합관제센터에서 증시시황 및 시장감시 체계를 듣고 있다.

2024년 7월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2024 컨퍼런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24년 7월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2024 컨퍼런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떠오르는 스테이블코인과 RWA, 투자 가치는? 

무엇보다 트럼프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장려하는 이유는 미 국채와 관련이 깊다. 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은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얻고 코인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수요에 대응한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많아질수록 발행사가 국채를 매입하는 규모가 커지고 달러의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란 계산이다. 한국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관심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 경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우리도 속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만들어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 USDT, USDC 등을 매수해 거래소에 맡기고 보상을 받거나 USDC 발행사인 ‘서클’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투자처 역시 일차적으로는 발행사가 있을 것이고,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역할을 하려는 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기업도 수혜주로 손꼽힌다. 

그러나 아직은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종의 달러 파생상품으로 보며 코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시각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해 투자용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의견이 존재한다. 특히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떠오른 수혜주에 거품이 끼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최근 간편결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발 간편결제 정책은 수수료를 인하해 소비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업 이익에는 부정적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간편결제 이슈로 상승한 부분이 당분간 되돌림 과정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을 인프라로 활용하는 RWA는 부동산,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한 실물자산 기반 코인이다. 자산의 소유권을 토큰으로 분할해 갖는 조각투자도 가능하다. RWA 관련해 눈여겨볼 투자처는 기반 기술을 지원하는 ‘아발란체’와 ‘체인링크’, 미 국채나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한 ‘온도파이낸스’, 기초 인프라형 코인 ‘알고랜드’ 등이 있다. 다만 이 같은 신흥 알트코인은 기술적으로는 흥미롭지만, 특정 생태계 안 프로젝트다. 따라서 투자 기준은 ‘해당 생태계가 얼마나 실제 수요를 만드는가’ ‘탈중앙적이고 예측 가능한가’ ‘규제에 얼마나 탄력적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코린이’를 위한 암호화폐 기초 상식

보통 코인 투자는 직접적인 현물 투자를 의미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이 있다. 거래소마다 매수나 매도 시 수수료가 조금씩 다르며, 국내 거래가 익숙해진다면 바이낸스, 비트파이넥스 같은 해외 거래소에 도전해도 좋다. 아무래도 해외 거래소보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국내 거래소 이용 시 ‘김치 프리미엄(해외보다 국내 가격이 높은 현상)’이 붙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소수점 단위 구매가 가능하다. 최소 5000원부터 매수할 수 있다. 한번 사두면 단기 보유보다 장기 보유 전략이 적합하다.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로 알려진 오태민 교수는 최소 4년 이상, 가능하다면 10년 정도 장기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비트코인은 단기 가격 움직임에 민감한 자산이지만, 그 이면에는 금융 질서와 국가 간 힘의 이동, 그리고 디지털 자산의 정착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있다. 이 흐름은 하루아침에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가격이 아니라 구조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오 교수는 또 “생존 가능성이 높은 메이저 토큰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비트코인을 중심에 두고 알트코인은 포트폴리오의 10~20% 정도로 제한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스테이블코인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사진출처 이재명 대통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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