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승환(43)이 대장암을 극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더 밝고 건강해진 그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았다. 그는 “아침에 강원도 스키장에서 돌아와 청소를 못해 어수선하다”고 했지만 그의 집은 노총각 혼자 사는 집치고는 깨끗하게 정리된 편이었다.
“예전 같으면 인터뷰한다고 집도 싹 치워놓고 옷도 쫙 빼입고 있었을 거예요. 어떻게든 멋있게 보이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요. 그냥 꾸미지 않은 솔직한 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아요. 대장암을 치료하면서 왕자병도 치료됐나봐요(웃음).”
그는 그렇게 건강을 회복하면서 동시에 소탈해지고 삶에 여유가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장 세척하러 병원 갔다가 대장암 발견
소문난 애연·애주가였던 김승환은 암 선고를 받은 후 술·담배를 끊고 즐겁게 살려 노력한다고.
“2005년 갑자기 변비가 생기더니 잔변감까지 생겨 화장실에 다녀와도 시원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혈변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변비가 심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그러다 친구의 권유로 장세척을 하러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대장암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의사가 장내시경을 한번 해보라고 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정밀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암일 가능성도 있다고 하더군요.‘정밀검사를 해봐야겠다’는 말이 사람을 더 초조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는 “솔직히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두렵고 무서워 혼자 집에서 울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얼마 후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제 정말 죽는구나” 싶었다고 한다.
암 선고를 받은 2005년 6월, 그는 대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3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 동안 칠순이 넘은 노모가 자신의 병상을 지켰는데, 그는 항암치료를 받는 것보다 부모님을 뵙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한다.
“암 선고를 받고 부모님께 바로 말씀드리지 못했죠. 연세도 많으신데, 충격받으실까봐 걱정돼서요. 그런데 동생이 제 대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라고요.”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얼굴빛이 어두워졌던 그는 곧 다시 밝게 웃으며 “이제는 건강을 되찾았으니 효도할 일만 남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 내비친다.
“부모님 연세를 생각하면, 더 늦기 전에 결혼해서 손자를 안겨드려야 하는데….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 녀석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죠. 지금 우리 형제가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는 빨리 결혼하는 거예요(웃음). 예전엔 결혼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는 저도 결혼하고 싶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누군가 옆에 있으면 좋겠고, 아내가 차려준 아침식사도 먹고 싶고, 아내에게 용돈도 받아쓰고 싶고,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운동하고 여행을 하고 싶어요.”
요즘 그는 자신의 중학교 동창이자 ‘쌍칼’로 유명한 탤런트 박준규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한다. 다름 아니라, 그의 두 아들이 부럽다는 것이다.
그는, 돌이켜보면 자신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건강을 해칠 만했다고 털어놓는다. 밤낮없이 빡빡하게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김밥이나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고, 그렇지 않을 때는 고기 위주의 식생활을 했다는 것. 또한 대장암 발견 직전인 2005년 당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꽃보다 여자’에서 연기생활 22년 만에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는데, 그때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못나게도 술로 달랬죠.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일로는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인데, 왜 스트레스를 받아요. 지금 그 역을 다시 하라고 하면 스트레스 안 받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당분간 연기는 무리일 듯해요. 건강을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제 체력이 밤샘 촬영을 견딜 수 있을지 약간은 두렵거든요.”
그는 ‘쓸데없는’ 교만과 이기심을 버리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을 했다고 한다. 처음 암 선고를 받았을 때 그는 “왜 하필 나에게 암이?” 하면서 하늘을 원망했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왜 그런 어려움이 찾아왔는지 알 것 같다고, 바로 교만하던 자신을 겸손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돌이켜보면 자신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건강을 해칠 만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또 “식습관을 바꿔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의 불규칙한 식습관을 버리고 이제는 아침도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는 것. 인스턴트 음식은 절대 먹지 않고, 그 자신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물 한 잔 마시고 사과를 하나 먹어요. 아침에 먹는 사과는 어떤 보약보다 좋다고 하잖아요. 아침으로는 과일 분말과 홍삼 분말, 우유를 섞어 먹죠. 이렇게 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간편하기도 하죠(웃음).”
그는 예전에 고기 고유의 맛을 즐기기 위해 쌈도 싸먹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고깃집에 가면 미리 야채로 배를 채우고 고기를 먹더라도 보쌈이나 백숙처럼 담백하게 요리한 걸 즐긴다고 한다.
“대장 건강에 좋다는 음식도 잘 챙겨 먹고 있죠. 참치, 땅콩, 굴 등에 ‘셀레늄’이라는 무기질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그것이 대장에 좋대요. 그리고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그것은 대장의 종양 발생을 차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생선을 다섯 번 이상 먹는 사람은 한 번 이하로 먹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40% 낮게 나타나고, 두 번 먹는 경우는 13% 낮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대요.”
이 외에도 그는 매일 양파와 마늘을 챙겨 먹는다고 한다. 이것들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 마늘은 하루 20쪽씩 먹는다고. 인터뷰 도중, 그가 갑자기 일어나 냉장고 안을 보여주었는데 우유와 물, 그리고 김치와 과일 몇 가지가 전부였다. 냉동실은 아예 텅 비어 있었다.
“장을 ‘조금씩, 자주’ 보기 때문에 냉장고가 가득 찬 적이 없어요. 보통 2~3일에 한 번씩 장을 보죠. 냉장고가 차 있다는 것은 장을 한꺼번에 많이 본다는 것이고, 그러면 아무래도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없잖아요. 저는 조금씩 장을 봐서 음식도 그때그때 조금씩 해먹는 편이죠.”
술과 담배는 No, 물과 과일은 많이~
규칙적인 식습관과 함께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꾸준한 운동이라고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려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스쿼시와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그는 요즘은 강원도 스키장에서 살다시피 한다고.
“헬스클럽 회원으로 등록해놓고는 마지못해 억지로 가면 안 되잖아요. 오히려 그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가 될 거예요. 그러니까 제일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서 ‘즐겨야’ 해요. 나이에 맞는 운동으로요.”
연예계에서 소문난 애연가이자 애주가였던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술과 담배도 멀리하게 됐다고 한다.
“한번은 후배 탤런트 안재욱, 유태웅과 함께 술을 마시러 포장마차에 갔는데, 새벽이 되니까 아주머니가 문을 닫으시더라고요. 할 수 없이 술을 사서 공원 벤치에서 마시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비가 왔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근처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서 셋이 계속해서 술을 마셨어요. 그 정도로 술을 좋아했죠.”
주량을 물어보자 그는 “그때그때 달랐다”고 이야기한다. 보통 소주 4, 5병은 마셨다고. 담배 또한 하루에 네 갑씩 피웠다고 한다.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는 탓에 집에 재떨이가 8개나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술과 담배를 끊고 대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과일은 웬만하면 껍질째 먹는데, 과일 껍질에 있는 ‘리그린’이라는 성분이 장 건강에 좋기 때문이라고.
“예전에 제게 과일은 그저 술안주일 뿐이었어요. 과일은 술 마실 때를 빼곤 먹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항상 제철과일이 냉장고 안에 들어 있어요. 예전에는 담배가 떨어지면 그렇게 불안하더니, 이제는 과일이 떨어지면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어요(웃음).”
그는 마지막으로 “건강에 자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숙취가 없고 다음 날 아침 거뜬하게 일어났기에 그 자신도 건강에 자만했다고 한다. 또한 가족 중에 암에 걸렸던 사람도 없고, 평소 운동을 즐겨해 암 같은 것에 걸리지 않을 거라 자신했다고.
그는 또 “병원에 자주 드나들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정기검진이 건강을 지키는 필수조건이라는 것. 그도 우연히 장세척을 하러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대장암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며, 그러면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도 없었을 거라고. 요즘 그는 친구 집에 놀러가듯 수시로 병원에 드나든다면서, 이제는 의사가 친구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
“건강을 회복한 후 의사에게 ‘당시 대장암을 발견 못했으면 지금 어떻게 됐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럼 지금 안 계시죠’ 그러는 거예요. 소름이 끼치더군요.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생각했어요. 이제부터 내 인생은 보너스라고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다른 이에게도 새로운 삶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장기 기증 서약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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