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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Top 2 옌볜의 기적 백청강 &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

글·구희언 기자 사진·문형일 기자

2011. 07. 15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위대한 탄생’의 관문을 통과했지만 이들에겐 이제 시작일 뿐이다. 방송국 대기실에서 ‘비스트’와 ‘샤이니’를 만나면 신기하고, 팬들이 사인을 부탁하면 어색하기만 한 백청강과 이태권. 밀려드는 인터뷰와 촬영 일정으로 분주한 두 사람을 만났다.

Top 2 옌볜의 기적 백청강 &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


#‘남자로서 영 주장 있는 청년’ 백청강
“댄스음악에 관심, 상금 절반 기부 약속 꼭 지킨다”

Top 2 옌볜의 기적 백청강 &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


백청강(22)은 ‘앙까’ 청년으로 불린다. ‘앙까’는 ‘알까’의 중국 옌볜 사투리. 그는 “무의식중에 쓴 말이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면서도 “그 이후로 유행어에 집착한다”며 씩 웃었다. 웃을 때 뺨에 생기는 보조개는 팬들이 말하는 그의 매력 중 하나. 그는 “쑥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6월1일 MBC드림센터 로비에서 만난 백청강의 오른쪽 입술은 부르튼 상태였다. 파이널 무대를 마치고 여행을 가겠다던 그는 빼곡한 일정에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전에 두 건의 인터뷰를 마치고 오후에는 MBC ‘놀러와’ 촬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정이 계속 있어서 여행은 못 갔어요. 아직 연예인도 아닌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그러나 인터뷰 도중에도 그를 알아본 사람들은 “백청강이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댔다. 7개월을 동고동락한 친구들과 ‘위대한 탄생’ 뒤풀이는 잘했느냐고 물으니 “술을 못 마셔서 뒤풀이 때 콜라만 한 12컵 마셨다”며 예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저는 술은 못 마셔요. 대신 술자리에서 잘 놀아요. 저랑 다르게 태권이는 소주 4병이 거의 물인데….(웃음)”
옆에 앉은 이태권과 투닥투닥 장난 치는 폼이 영락없는 소년이다. 멘토 김태원이 ‘상처받은 야수’라고 표현한 오디션 초기의 음울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흰 백(白)에 푸를 청(靑), 거기에 굳셀 강(剛). 이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준 것. 이름대로 그는 보기보다 단단하게 자랐다.
중국 옌볜에서 살 당시 그의 가족을 갈라놓은 것은 가난이었다. 그는 아홉 살 때부터 조부모의 손에 자랐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번갈아가며 한국으로 일하러 나갔다. 옌볜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가수의 꿈을 잃지 않았다. 열아홉 살 때부터 3년여간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며 칼을 갈았다.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36시간을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실었던 그는 이제 한 발자국씩 꿈에 다가서고 있다.
그는 ‘위대한 탄생’ 마지막 무대를 마치고 “우승 상금의 절반을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나이라 한번 뱉은 말은 지킨다. 기부한다는 말을 후회하지 않고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그의 팬클럽 이름 ‘남영청(남자로서 영 주장 있는 백청강)’이 부끄럽지 않은 남자였다.
그에게 ‘위대한 탄생’은 날개 같은 존재. 그를 가수의 꿈에 날아오를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김태원이 아니라면 누가 멘토였으면 좋았겠느냐는 물음에 한참을 생각하다 “방시혁 멘토”라며 “댄스음악을 좋아해서 그쪽으로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그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나오는 ‘독고진’ 성대모사에 푹 빠졌다. 그는 “원래 드라마든 모창이든 뭔가 흉내 내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원래는 드라마보다 영화를 자주 본다는 그는 제일 최근에 본 영화를 묻자 “‘나는 아빠다’를 재미있게 봤다”며 “깡패 나오는 액션 영화가 좋다”고 했다.
자신처럼 음악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그는 “절대 포기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꿈을 위해 끝까지 온 힘을 다하세요. 피땀 어린 노력이 아니면 절대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뛰어난 영어실력에 춤·랩까지 알고 보니 ‘엄친아’ 이태권



“대학 진학 후 모던록 계열 밴드 활동이 목표”

Top 2 옌볜의 기적 백청강 &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


‘웃고 있는데…웃으라고 한다…웃고 있는데…웃으라고 한다….’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20)이 5월6일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 미투데이에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위대한 탄생’이 방영되는 내내 TV 화면에서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어 속을 알 수 없는 친구처럼 보이던 그였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침착한 가운데에도 나이에 걸맞게 통통 튀는 청년이었다.
“사람들이 제가 노래하는 모습과 목소리를 좋아하는 같아요. 핑크색 옷을 입거나 ‘소녀시대’ 춤을 추는 등 전혀 안 할 것 같은 귀여운 짓을 하면 더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이태권에게 자신의 매력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그는 ‘위대한 탄생’에 함께 출연한 캐나다 출신 셰인의 통역사를 자처하며 ‘엄친아’의 면모도 선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온 가족이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해 영어에 익숙하다고. 슬쩍 영어 실력을 묻자 “한때 외국어고 진학을 생각했다”며 쑥스러워했다. 이때 옆에 있던 ‘위대한 탄생’ 방송작가가 “태권이는 영어 성적은 늘 ‘수’였는데 의외로 음악이 ‘미’였다고 한다”며 귀띔했다.
학교 성적이 상위권인 아들이 느닷없이 가수가 되겠다고 나서니 집안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을 듯하다. 부모님은 장남인 이태권이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했고 그 자신도 중학교 때까지는 통역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가 “가수가 되겠다”고 하자 부모님은 아예 무시했다고.
“부모님은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으셨어요. 다른 아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잠깐 저러다 말겠지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인터뷰 내내 차근차근 얌전하게 말하는 모습에 깜박 속을 뻔 했지만 그는 ‘위대한 탄생’이 낳은 톱2가 아니던가. 함께 숙소 생활을 한 백청강이 깜짝 놀랄 정도로 춤도 잘 추고 랩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고등학교 때 ‘후드럼’이라는 랩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이처럼 숨겨진 매력이 많은 그지만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내내 선의의 경쟁자 백청강에 비해 ‘스토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쉽지는 않을까. 그의 대답이 자못 어른스럽다.
“저 자신의 스토리보다는 노래에 제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태권’다운 거 있잖아요. ‘이태권이 부른 노래, 이태권이 만든 노래’ 이런 식으로 대중이 인식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위대한 탄생’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그는 “만약 김태원 선생님께서 없었다면 멘토로 김윤아나 이은미 선생님을 택했을 것 같다”라며 “하지만 누구의 멘티가 되더라도 새로운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공부 욕심도 있고, 기왕이면 실용음악과로 진학해서 자신의 곡을 만들고 싶단다. 궁극에는 모던록 계열 음악 밴드를 꾸리는 것이 꿈이다.
“인터넷을 보니 제 노래를 듣고 감동했다, 눈물 흘렸다는 분도 있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제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그런 느낌을 선사했다는 게 영광스럽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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