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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윙키즈’ 원 톱 엑소 디오, 도경수의 성장사

EDITOR 김지영 기자

입력 2018.12.27 17:00:02

배우로 안착하는 데 가장 성공한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배우 도경수를 수식하는 이 말에 이견은 없을 듯하다. 그는 최근 주연을 맡은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의 인기를 이끈 데 이어 춤 영화 ‘스윙키즈’로 팬들의 흥을 폭발시키는 중이다.
영화 ‘스윙키즈’ 원 톱 엑소 디오, 도경수의 성장사
“원래 엑소 팬은 1020세대가 주를 이루는데 요즘은 4050세대 어머니들도 제게 사인을 청하시더라고요. 그분들에게 사인을 해드릴 때는 이름만 적지 않고 ‘○○○ 어머니’라고 써드리죠(웃음).” 

2018년 10월 말 14.4%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출연 이후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겸 배우로 활약 중인 도경수(26)에게 일어난 변화의 단면이다. 누적 관객 수 2천5백만 명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의 주역이자 아이돌 가수를 통틀어 가장 연기 잘한다는 평을 받는 그이지만, 이 작품에서처럼 다양한 연령층의 여심을 사로잡은 적은 처음이다. 

이 작품이 끝난 뒤 인터뷰 제의가 쇄도했지만 도경수는 모두 정중히 거절하고 영화 ‘스윙키즈’ 개봉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12월 19일 성탄절을 앞두고 개봉한 이 영화는 ‘과속 스캔들’ ‘써니’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춤’ 하나로 행복하고자 몸부림치는 오합지졸 댄스단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에서 도경수가 연기하는 주인공 ‘로기수’는 전선의 영웅으로 활약하는 형 덕분에 포로수용소의 독보적인 존재로 통하지만 미제 춤 탭 댄스에 빠져 미군 잭슨이 이끄는 ‘스윙키즈 댄스단’에 합류하는 타고난 춤꾼이다. 이제는 엑소의 멤버 ‘디오(D.O.)’라는 예명보다 본명 도경수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를 지난 12월 11일 만났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탭 댄스에 빠지는 북한군 포로 역을 연기한 도경수.

영화 ‘스윙키즈’에서 탭 댄스에 빠지는 북한군 포로 역을 연기한 도경수.

스크린 데뷔작인 ‘카트’(2014)를 비롯해 ‘7호실’ ‘형’ ‘신과 함께’ 시리즈 등 그동안 출연한 영화들에서 매번 개성이 강한 역할을 맡아왔어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뭔가요. 

제가 맡은 캐릭터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에너지를 선사하는 작품, 저의 새로운 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그런 기준에서 어떤 면에 매료됐나요. 

전작들에서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캐릭터를 주로 했다면, 이번에 연기한 로기수라는 인물은 제가 한 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는, 호기롭고 남자답고 장난스러운 말썽쟁이 골목대장 같은 캐릭터예요. 탭 댄스를 잘 추는 북한군 포로라는 점도 흥미로웠고요. 이런 로기수를 통해 공부 때문에 혹은 사회생활에 지친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가운데 실제 모습과 가장 흡사한 인물을 꼽는다면요. 

저마다 저와 닮은 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로기수와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것 같아요. 제가 말썽쟁이거나 골목대장 스타일은 아니지만 로기수처럼 밝은 성격이거든요. 엑소 멤버들처럼 가깝게 지내는 동료나 친구들, 친한 선배들과 함께 있을 때는 장난을 잘 치는 편이고요. 

도경수 씨가 출연한 작품을 모두 본다면 ‘최고의 연기돌’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거예요. 2012년 엑소로 데뷔하기 전부터 배우를 꿈꿨나요. 

어릴 때부터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었고 초등학교 4학년 때쯤엔 꼭 이쪽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그때는 노래가 마냥 좋았어요. 노래 부르는 것도, TV에 나오는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도 무척 좋아했고요. 그러다 가수로 먼저 데뷔할 기회가 찾아왔고, 연기도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때마침 ‘카트’라는 영화의 출연 제의가 들어왔어요. 소속사 이사님으로부터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라는 설명을 듣고 주저 없이 출연을 결정했죠.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염색이나 귀고리를 안 하는 게 특이해요. 

그게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웃음). 더 솔직히는, 머리를 노랗게 빨갛게 물들인다든지 귀고리를 착용하고 다닐 용기가 안 나요. 

살면서 일탈을 해본 적은요. 

아직 일탈이라고 할 만한 일은 경험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잊고 싶은 흑역사는 있나요. 

카메라 앞에 서는 공식 석상이나 인터뷰 석상에서는 말을 정말 못해요. 엑소로 처음 데뷔했을 당시의 흑역사 때문이에요. 가수로 데뷔 신고식을 하는 첫 방송 무대였어요. 그게 생방송이었는데 곡을 소개하는 도중 말실수를 했어요.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파워풀하고 리드미컬한 곡”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 순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이 하얘져서 ‘이응(ㅇ)’으로 시작하는 단어라는 것밖에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우월한 오케스트라”라고 말해버렸어요. 나쁜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첫 무대에서 큰 실수를 해서인지 아직도 그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요. 

귀여운 실수로 잊고 넘어갈 만한 일인데요. 


다른 사람들은 다 이해를 해주셨어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리허설 때 완벽히 해냈던 것을 중요한 무대에서 실수를 해 깊은 좌절감에 빠졌었죠. 


영화 ‘스윙키즈’ 원 톱 엑소 디오, 도경수의 성장사
배우로서 작품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뭔가요. 

철저히 작품 속 캐릭터로 비쳐야 한다는 점요. ‘스윙키즈’를 예로 들면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엑소의 디오나 도경수로 보이지 않고, 온전히 로기수로 보여야 한다는 거예요. 

로기수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탭 댄스’와 ‘북한 사투리’를 완벽하게 익히는 것이 관건이었겠어요. 두 가지는 베테랑 배우에게도 소화하기 쉽지 않은 요소들인데 어떻게 ‘장착’했나요. 

북한 사투리의 경우는 탈북자 출신 연기 지도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억양을 중점적으로 고쳐나갔던 것 같아요. 촬영할 때도 잘못된 억양을 바로잡는 작업을 거듭했고요. 탭 댄스는 5개월간의 연습 끝에 익혔는데 가수들이 추는 춤과는 너무 다른 장르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도 ‘어느 정도 춤을 추고 있었으니까 금세 습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방심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쇠붙이를 댄 구두를 신고 바닥을 두드리는 동작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탭 댄스를 추며 한 번에 다섯 가지 소리를 내야 하는데 계속 네 가지 소리밖에 안 나는 거예요. 탭 댄스 선생님에게 “재능보다 노력으로 완성되는 춤”이라는 얘기를 듣고 더욱 집중해서 연습했더니 어느 순간 다섯 가지 소리가 채워졌죠. 그때의 쾌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게 탭 댄스의 묘미더라고요.
 
원래 뭔가에 관심이 생기면 완전히 빠져드는 스타일인가요.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해보고 싶은 욕심이 늘 있거든요. 요즘은 요리에 빠져 있어서 부엌칼을 선물로 받았어요. 요리하는 것도, 먹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 맛집을 찾아다녀요. 

엑소 멤버와 배우 활동을 겸하는 것이 버겁지는 않나요. 너무 바쁜 일정 안에서 많은 걸 소화하느라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까 우려될 때도 있을 법한데요. 

가수 활동에도 연기에도 100%의 에너지를 쏟을 수 없는 점이 항상 아쉽고, 그로 인해 어느 한쪽에 소홀한 것이 아닌가 우려될 때도 있죠. 하지만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얻는 행복감도 제겐 무척 소중하거든요.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는 관객들의 얼굴을 보면서 행복감을 얻고, 연기할 때는 제가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감정들을 그 캐릭터를 통해 발현하면서 쾌감이나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어느 쪽도 포기하고 싶지 않기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두 가지를 계속 병행할 생각이에요. 

극 중 로기수는 이념과 좋아하는 탭 댄스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갈림길에서 춤을 선택해요. 본인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요. 

물론 이 시대의 이념이 그 당시보다는 개인에게 큰 비중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저도 로기수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평소에도 제가 좋아서 도전한 일은 잘 포기하지 않거든요.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가운데 가장 충만한 만족감을 안긴 작품을 꼽는다면요. 


모든 작품이 제가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돼 줬는데 그중에서 가장 처음 만족감을 준 작품은 ‘괜찮아, 사랑이야(2014)’라는 드라마예요. ‘카트’ 다음에 촬영한 작품인데 ‘카트’보다 먼저 방영을 시작했죠. 그 드라마에서 제가 맡은 배역은 ‘주인공의 자아’였어요. 그 주인공이 자아를 떨쳐내는 굉장히 마음 아픈 장면이 있었어요. 제가 평소에는 우는 일이 거의 없는데, 그 신을 찍으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주인공 역을 맡은 조인성 선배의 눈을 보고 있었는데 ‘울컥’하면서 아픔과 슬픔이 교차됐다고 할까, 묘한 감정이 복받쳐오더라고요. 그때 ‘와, 나도 이런 걸 느낄 수 있구나. 연기를 이래서 하는 거구나’ 하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요. 

이번 영화에선 배우가 감정을 춤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더군요. 엑소도 춤과 뗄 수 없는 댄스 그룹이고요. 본인에게 춤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엑소 멤버로서는 춤에 대한 욕심이 없었어요. 춤을 너무나도 잘 추는 멤버들이 있어서 어떤 절실함을 갖고 춤에 다가간 적이 없는데, ‘스윙키즈’를 찍으면서 ‘춤이라는 게 이렇게 즐거운 거구나’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됐어요. 엑소로 활동할 때는 춤으로 제 감정을 표현한 적이 없거든요. ‘스위키즈’ 촬영에 몰입하면서 ‘춤을 이래서 추는 것이구나’ 하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됐죠. 엑소의 다음 콘서트 때 기회가 된다면 솔로 무대를 통해 탭 댄스를 선보이고 싶어요. 

스타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이 질문을 꼭 던져요. 인생의 나침반 같은 좌우명이 뭔가요. 

제가 늘 생각하는 말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만 손해다’예요. 영화 ‘7호실’에서 제가 맡았던 ‘태정’의 목에 새겨진 타투 문구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였거든요.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면서 욕심을 부리다 보면 어느 한쪽을 놓치게 되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큰 부작용을 낳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현재를 즐기려고 하고, 고민이 생길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리면서 평정심을 찾아요.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가요. 

어릴 때는 고민을 제 안에 가두는 성격이었어요. 스트레스 받으면 해소하지 않고 그걸 쌓아뒀어요. 그런데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고 저보다 많은 경험을 쌓은 선배님들과 교류하면서 그런 면이 바뀌었어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나 고민이 있어도 지금은 금방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해졌죠. 제게 주어진 현재의 삶에서 행복한 요소를 끄집어내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요. 

건강 관리도 해야겠어요. 

밥이 보약이라고 믿고 끼니를 잘 챙겨 먹어요. 불가피한 사정으로 하루 한 끼밖에 먹을 수 없더라도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은 삼가고 최대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으려고 해요. 

로기수는 탭 댄스를 출 때 행복감을 느끼는데 도경수 씨는 뭘 할 때 가장 행복한가요. 

지금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수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도 배우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가슴 벅찬 일이고, 그 두 가지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합니다. 

새해 소망은 뭔가요. 

2018년처럼 새해에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어요. 그리고 보고만 있어도 온몸이 들썩여지는 영화 ‘스윙키즈’와 제가 목소리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애니메이션 ‘언더독’(2019년 1월 개봉 예정)이 연말연시를 훈훈하게 만드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주)안나푸르나필름


여성동아 2019년 1월 6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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