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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김유정·여진구·이민호·김소현·진지희·서지희·이원근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팬엔터테인먼트, MBC 제공

입력 2012.02.15 11:40:00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예상은 했지만 무서울 정도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인기 얘기다. ‘해품달’은 세대 불문 인기를 얻고 있는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 시청자에게 ‘걸오앓이’ ‘선준앓이’를 선사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자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2006), 드라마 ‘경성스캔들’로 ‘경스 폐인’을 양성한 진수완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디테일에 강해 ‘김테일’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도훈 PD(‘로열 패밀리’ ‘스포트라이트’ 연출)가 메가폰을 잡았다. 김 PD는 드라마 촬영 한 달 전에 배역 캐스팅을 완료하고 일주일에 세 차례씩 만나 연습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는 “아역과 성인 연기자를 나눠 가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어른의 세계를 축소한 듯한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인물의 감정선을 아역이 잘 살릴 수 있을지, 어설프게 어른 흉내만 내다 끝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죠. 하지만 초반에 풋풋한 콘셉트로 가보자는 승부수가 결과적으로 잘 먹힌 것 같아요.”
통상적으로 아역 연기자는 성인 연기자가 등장하기 전 한두 회 얼굴을 비추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세월의 흐름이나 사건을 겪게 해주는 징검다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한가인·김수현·정일우 등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기도 전에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인 연기자들이 한껏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시청자들로부터 “아역 분량을 늘려달라” “아역들의 로맨스가 왜 이렇게 달달하냐”는 반응이 쇄도한다. ‘해품달’ 인기 돌풍의 주역인 아역 배우 7인을 집중 인터뷰했다.

◆ 해를 품은 달 | 허연우 아역 김유정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대본을 받고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죠. 연우는 꽃을 좋아하고 글 읽는 것을 좋아하는 청초한 아이인데, 원래 제 성격은 털털하고 활발한 편이거든요.”
연우는 세자빈으로 간택되지만, 사건에 휘말려 무녀가 되는 운명. 김유정(13)은 “무녀가 된 뒤 서글픈 눈빛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는데 요즘에는 왕세자 훤이나 오빠 염을 보기만 해도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연우 역에 푹 빠져 있음을 고백했다. 방영 초반 시청률이 20%를 넘어선 것에 대해 그는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 나올 줄은 몰랐다”며 “아무래도 원작의 힘이 큰 것 같다”고 어른스럽게 해석하기도 했다.
2004년 영화 ‘DMZ, 비무장지대’로 데뷔했으니 벌써 연기 경력 9년 차. 그래서인지 다른 아역 배우들과 호흡이 척척 맞는다. 이훤 역의 여진구와는 드라마 ‘일지매’에서, 양명 역의 이민호와는 드라마 ‘구미호 : 여우누이뎐’에 함께 출연했다. ‘구미호 : 여우누이뎐’에서는 이민호와 생애 첫 키스신을 소화하기도 했다. 허염 역의 시완은 실제 오빠처럼 그를 잘 챙겨준다. 여자 아역 배우들과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 쉬는 시간이면 함께 셀카를 찍으며 돈독함을 과시하니 촬영 현장 분위기도 훈훈할 수밖에 없다.
“김영애 선생님을 처음 뵐 때는 잔뜩 긴장했는데 저희가 긴장하지 않도록 풀어주셔서 연기를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어요.”
극중 연우는 왕세자 이훤과 사랑에 빠지지만, 늘 곁에서 연우를 지켜보는 것은 양명이다.
“현실에서라면 양명을 택할 것 같아요. 연우의 곁을 맴돌면서 지켜주잖아요. 훤은 이기적인데 아마 왕세자라서 그렇겠죠(웃음).”
어른이 된 연우는 한가인이 연기한다. 영화 ‘황진이’ 송혜교, ‘각설탕’ 임수정, 드라마 ‘바람의 화원’ 문근영, ‘동이’ 한효주, ‘욕망의 불꽃’ 신은경 등 톱 여배우의 아역을 전담해온 그의 필모그래피에 이로써 한 명의 톱스타가 더 추가됐다.
“평소 한가인 선배님 팬이었는데 아역을 맡게 돼 영광이죠. 4회에서 오빠 염과 초간택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어요. 연우가 ‘간택의 결과가 어찌 되든 저는 세자 저하를 기망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연우라는 캐릭터와 그의 마음을 잘 표현한 대사 같아요. 저랑 연우는 닮은 점이 딱 하나 있어요. 활발하고 명랑한 거요. 그거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웃음). 그동안 워낙 많이 해서 이제는 사극이 일반 극보다 편하지만, 아직은 발성 톤 조절이나 발음이 부족해서 계속 연습 중이죠.”
올해 중학생이 된 그는 바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학업에 신경을 쓰지만 요즘 각별한 관심사는 ‘요리’와 ‘키’.
“키 크려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요리가 제 관심사예요. 집에서 쿠키도 만들고 궁중떡볶이도 해먹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꼭 해보고 싶은 역을 묻자 “액션 연기라면 자신 있지만 다음엔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김유정. 그는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청량하게 웃었다.
데뷔_ 2004년 영화 ‘DMZ, 비무장지대’ 어린 수현 역

◆ 달을 그리는 해 | 왕세자 이훤 아역 여진구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네가 누나들 맘을 다 뺏어가는구나!’
왕세자 이훤 역의 여진구(15)는 ‘해품달’ 인기 돌풍의 주역이다. 성인 연우 역을 맡은 한가인은 편집실에서 그의 촬영분을 보고 “중학교 2학년이라던데 가슴이 떨릴 정도로 캐릭터가 잘 살아 있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 MBC 드라미아에서 밤늦게까지 촬영이 이어진 날 그를 만났다. 그는 “서너 시간씩 쪽잠을 자며 촬영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만큼이나 겨울 야외 촬영의 고충도 크다.
“너무 추우니까 발음이 꼬일 때가 있어요. NG가 나면 서로 웃긴 표정을 짓거나 ‘아우 실수했다’ 하고 놀리기도 하죠. 촬영이 힘들지만 시청률이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아요. 대본을 처음 읽고 정말 재미있어서 시청률이 적어도 12% 이상은 나올 거라고 예상했죠. 그런데 결과가 훨씬 더 좋아서 신기하네요.”
그는 드라마 ‘일지매’ ‘자명고’ ‘무사 백동수’ ‘뿌리 깊은 나무’ 등 이미 사극 출연 경험이 풍부하다. 사극의 매력은 뭘까.
“현대극과 달리 사극은 계속해서 사건이 터지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감정 연기를 하는 게 재미있어요. 여태까지 평민 역만 하다가 처음 세자 역을 맡았는데 왕족 특유의 말투에 적응하기가 힘드네요. 자꾸 무사 톤으로 ‘너를 잊지 못하였다!’ ‘잊어달라 하였느냐!’ 하는 거요. 감독님께서 ‘진구야, 넌 세자지 무사가 아니야’라고 주의를 주시더라고요. 다른 사극을 보면서 말투를 연습했죠.”
교본으로 삼은 것은 최근 종영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의 연기였다.
“세종대왕이 장난을 치다가도 금세 근엄한 태도로 바뀌는 등 왔다 갔다 하잖아요. 세자도 그런 면이 있거든요. 한석규 선생님 연기를 연구하다가 드라마 자체에 푹 빠졌어요.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무술 연습을 하러 다니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액션이 많지 않아서 로맨스, 멜로 이런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훤은 장난기가 많은 저랑 비슷한 성격인 것 같아요. 사랑 앞에서 순수해지는 모습도 비슷하고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거든요. 근거 없는 말이지만 저도 로맨티시스트입니다(웃음).”
촬영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잠만 잔다.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제가 분위기 메이커라서 다들 보고 싶다고 야단이에요. 시간 비면 만나서 놀자고 하는데, 당장 너무 피곤하니 잠부터 자야죠(웃음).”
2005년 영화 ‘새드 무비’로 데뷔한 이래 아직 한 번도 악역을 해보지 않았다는 그는 앞으로 악역이나 코믹한 역, 바보 역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볼 때 ‘저 사람은 정말 저 배역에 빠져 있구나’라고 느끼면 좋겠어요. 김명민 선생님이나 송강호 선생님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역 자체잖아요. 앞으로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해품달’은 아역 분량이 끝나도 흥미진진한 사건이 이어지니까 계속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데뷔_ 2005년 영화 ‘새드 무비’ 박휘찬 역

◆ 해에 가려진 슬픈 빛 | 양명군 아역 이민호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드라마 ‘순풍산부인과’에서 ‘맙소사’를 외치며 이마를 치던 꼬마 ‘정배’를 기억하는가. 그 귀여운 꼬마가 이런 훈남으로 돌아올 줄 누가 알았을까. 배우 이민호(19)는 어릴 적 귀여움에 남성미까지 갖추고 ‘해품달’에서 양명군 역으로 시청자에게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개그콘서트’에서 황현희가 “정배 어디 갔어”라며 그를 언급해 한 차례 더 화제가 됐다.
“주위의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개그콘서트’의 위력을 느꼈어요. 기분은 좋았는데 씁쓸함도 없지 않았죠. 저는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활동해왔거든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아역 출신 배우들은 성인 연기자로 도약하기에 앞서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심리적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같은 작품에 출연했던 ‘미달이’ 김성은이 그랬듯이. 그는 “약간 부담은 되지만 정배를 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어릴 적 이미지가 강하면 작품 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부담스럽죠. 하지만, 굳이 제가 사랑받았던 캐릭터인 정배를 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여러 작품을 하다 보면 시청자들도 저를 배우 이민호로 봐주지 않을까 싶어 한 작품씩 꾸준히 올라왔죠. ‘해품달’이 잘돼서 앞으로 정배보다 양명으로 불렸으면 하는 욕심도 있죠(웃음).”
그가 전하는 촬영 현장 분위기는 영하의 강추위를 녹일 만큼 훈훈하다.
“정은표 선배님(상선 내관 형선 역)과는 이번이 ‘강남 엄마 따라잡기’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이에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연기뿐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윤희석 선배님(의금부 도사 홍규태 역)은 전작인 ‘구미호 : 여우누이뎐’에서 제 아빠로 나오셨거든요. 이번에는 저랑 비슷한 또래 성균관 유생으로 나와서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유정이랑 소현이도 다른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죠.”
극중 궁궐 꽃도령 4인방으로 불리는 여진구, 시완, 이원근과는 남자들끼리 끈끈한 우정으로 뭉쳤다. 현장에서도 늘 먹을 것을 나누며 서로 챙긴다.
“시간 날 때마다 작품에 대한 반응을 챙겨보는 스타일이에요. ‘아역 분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작가님께 건의하고 싶은데(웃음). 이제 성인 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니까 바통 터치를 해야죠. 잘 웃고 호탕한 양명의 성격은 저랑 많이 닮았어요. 짝사랑하고 바라만 보는 것도 닮지 않았나 싶어요. 누구를 좋아하지만 남에게서 뺏어올 성격은 못 되거든요.”
그가 꼽은 자신의 명대사는 뭘까.
“4회에서 나온 ‘나무는 가만히 서 있으려는데 자꾸만 바람이 불어대니 어쩌겠나. 휘어지거나 꺾어지기 전에 피하는 것이 상책 아니겠나’. 대본 읽으면서도 감명 깊었고, 대사하면서도 슬펐어요. 다른 배우 대사 중에서는 훤의 ‘잊어달라 하였느냐’ 그 대사도 어우, 멋있더라고요. 탐이 났죠.”
극중 양명이 말 타는 장면이 나와 그는 촬영 두 달 전부터 액션과 승마를 배웠다.
“오전에는 승마, 오후에는 액션 스쿨. 집에 오면 녹초가 되더라고요. 많이 힘들었는데 대역을 쓰고 싶지 않아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자 했어요. 감독님께서도 ‘그럼 네가 직접 해봐라’라고 하셔서 열심히 배웠죠. 욕심이 과해서 몸이 힘들었지만 드라마 반응이 좋으니까 다 좋죠.”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그는 촬영이 없는 날이면 축구를 하거나 영화를 본다.
“어릴 때 꿈은 축구 선수였죠. 중학교 때 축구부 주장을 맡기도 했고, 서울시 대회에 나가서 득점왕도 했어요.”
배우로서의 그의 롤 모델은 송강호.
“어릴 때부터 제 롤 모델이시죠. 지금은 제가 그분과 스타일도 연기도 다르지만, 평생 그분을 닮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영화 ‘하울링’에서 제가 송강호 선배님 아들로 나와요. 함께 연기하면서 좋은 분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고 연기도 잘하지만 늘 남을 챙겨주시는 모습에 또 한 번 반했어요. 저는 특정 역만 하는 게 싫어요. 변신을 좋아하거든요(웃음). 영화 ‘추격자’의 하정우 선배 같은 사이코패스 역도 해보고 싶고, ‘시티헌터’의 이민호 형님처럼 액션이 많은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그는 올해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수시로 합격한 상태. 곧 대학생으로 학업과 연기 생활을 병행해야 하니 신중해지고 부담도 된다고 털어놨다.
“연기뿐만 아니라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싶거든요. 앞으로는 성인 연기자로서의 매력을 보여드려야죠. 트위터를 자주 하는 편인데 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데뷔_ 1998년 SBS 드라마 ‘순풍산부인과’ 정배 역

◆ 달을 꿈꾸는 거울 | 윤보경 아역 김소현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제가 맡은 역이 연우와 대립하는 여주인공이잖아요. 연기 생활을 하면서 악역을 한 번도 안 해봐서 어떻게 표현할지 막막했어요. 그렇지만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오디션에 임했죠.”
김소현(13)은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주변으로부터 ‘보경이를 연기하기에는 너무 착하게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한 마스크의 여자아이가 시시각각 변하는 속마음을 표정으로 드러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역 배우에게서 보기 어려운 절제된 표정 연기를 그는 자연스럽게 해냈다. 영화 ‘파괴된 사나이’에서 유괴범에게 납치돼 8년간 살아온 딸을 연기할 때도 그랬다.
“제가 양반집 규수잖아요. 위엄도 있고 날카롭고 차갑다 보니 말투가 어렵더라고요. ‘공주의 남자’에서 홍수현 언니의 연기와 제가 맡은 배역이 가진 질투의 감정이 비슷하지 않나 싶었어요. 그래서 공부하듯 드라마를 봤죠. 민화(진지희)는 오래 알고 지내서 동생처럼 편한 사이예요. 유정이랑은 잠깐 촬영을 쉴 때면 역할극 하듯 티격태격하며 놀아요.”
김소현은 2007년 드라마 ‘행복한 여자’로 데뷔해 ‘케세라세라’‘자명고’‘부자의 탄생’‘제빵왕 김탁구’‘짝패’‘가시나무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2010년 뮤지컬 ‘대장금’에서 어린 장금 역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그가 본 극중 보경은 어떤 사람일까.
“저와 다른 점은 딱 알겠어요. 보경은 그때그때 즉석에서 생각해내는 게 뛰어난 아이예요. 당황할 일이 생겨도 기본 내공이 있어서인지 즉흥적으로 대처를 잘하죠. 현실의 저는 잘 보이려고 일부러 좋은 말을 하지는 않거든요. 닮은 점이 있다면, 종종 혼나고 나서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답답해할 적이 있는데, 그럴 때 보면 ‘아 그래도 보경이랑 이런 점은 비슷하구나’ 하고 느껴요.”
이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하는 비법을 물었다.
“처음에는 이중인격을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혼란스러웠어요. 엄마에게 조언을 얻어가며 계속 연습했어요. ‘이렇게 표정을 지으면 이중인격 같아요?’ 하면서요. 촬영에 들어가니까 감독님께서 캐릭터부터 표정을 어떻게 살릴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가르쳐주셨어요. 제 아빠 역인 김응수 선생님이 화면을 보고 직접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음부턴 이렇게 하자’며 가르쳐주고 잘 챙겨주세요. 쉬는 시간에도 연우를 미워하려고 생각하고, 째려보듯 하니까 촬영 들어가서 잘 나온 것 같아요.”
작품 찍기 전부터 “악역인데 욕을 못 들으면 연기를 못했다는 뜻이니까, 욕을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소현. 나이답지 않게 조숙하다.
“보경이랑 훤이 오해 탓에 만나는 장면이 있어요. 훤이 저보고 ‘미안하다 착각했다’라고 하는데 그걸 듣는 순간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생각나더라고요. 보경이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라 그때마저도 ‘사랑’이라는 말이 아닌 ‘착각’이라는 말을 듣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때는 보경이가 제일 불쌍했죠. 극중 보경이는 훤을 많이 좋아하거든요. 드라마 5~6회에서 양명군이 아주 멋있게 나오는데 ‘내가 연우라면 양명군을 좋아하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보경이니까 끝까지 훤을 좋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훤 오빠(여진구)의 매력은 웃을 때 귀여운 거죠(웃음).”
김소현은 앞으로 자신과 반대되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마음은 아주 따뜻하고 배려심 있는데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들 있잖아요. 겉으로 볼 때는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이는데 나름 잘 챙겨주는 사람. 저는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잘 웃고 표현하거든요. 저랑 반대되는 역을 해보고 싶어요. 촬영 때문에 늘 시간이 부족하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해요. 최근 원작 소설도 읽기 시작했어요.”
그는 아역 분량이 끝나도 시청자들이 끝까지 이 작품을 사랑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트위터를 보면 대부분 제 역에 대해 ‘정말 못됐다’라고 하시는데 좋은 반응도 많아요. 역은 못됐는데 연기는 정말 잘한다고요. 그런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보경이답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곧 제가 중전이 되거든요. 가체를 써봤는데 눈물 날 정도로 무겁더라고요. 그래도 훤하고 결혼하는 날이니까 참아야죠(웃음).”
데뷔_ 2007년 KBS2 드라마 ‘행복한 여자’ 어린 이지연 역

◆ 불꽃이 되지 못한 꽃 | 민화 공주 아역 진지희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왕세자 이훤의 동생 민화 공주 역을 맡은 진지희(13).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똥꾸’를 전 국민 유행어로 만든 귀염둥이 ‘해리’도 이번 배역은 망설였다고 한다.
“극중 떼쓰는 신이 있어서 해리 이미지와 겹칠 것 같아서 걱정했어요. 하지만 민화라는 역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놓치기 싫었죠. 정말 귀여운 캐릭터라 잘 소화해내고 싶었고, 로맨스 이야기라서 대본을 읽으면서 많이 설레더라고요(웃음). ‘지붕 뚫고 하이킥’의 해리는 심술 부리고 불만에 가득 차서 짜증 내는 것을 중심으로 연기했다면, 민화 공주는 떼쟁이가 아니라 철없는 공주예요. 연우의 오빠 염을 좋아해서 결혼하게 해달라고 하고, 염에게 첫눈에 반해서 사랑스러운 표정과 귀엽고 깜찍한 표정을 보여줘야 해서 그걸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연우와 보경 역을 맡은 김유정, 김소현과는 99년생 동갑내기. 그래서 셋이 모이면 수다 떨고 사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꽃처럼 화사해지는 건 덤이다. 극중 대비 한씨(김선경)와 성조대왕(안내상), 대왕대비 윤씨(김영애) 역의 성인 연기자들도 그를 딸처럼 예뻐한다. 민화 공주와 닮은 점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더니 곰곰이 생각하다가 “귀여운 거?”라고 말하곤 배시시 웃는다. 그러고는 “사랑스러운 거”라고 덧붙이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공주님이다.
“염에게 생각시 옷을 입고 와서 울면서 어리광 부리다가 ‘내가 어여쁘냐?’ 하고 물은 거랑, 장명루를 건네주며 ‘네가 낸 수수께끼도 내가 맞혔다!’ 하다가 얼굴을 보고는 ‘예… 예쁘다…’ 한 게 기억에 남아요. 대본을 보면서 민화 공주 특유의 귀여움과 애교에 중점을 두면서 행동 같은 것을 생각했죠.”
진지희에게 어른 연기자도 어렵다는 닭똥 같은 눈물 연기의 비결을 묻자 ‘슬픈 생각 하기’란다.
“상황에 몰입해서 눈물을 흘리는 편이에요. 갑자기 몰입이 안 될 때는 일부러 슬픈 생각을 만들어내서 하고요. 그러면 눈물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올해 중학생이 되는 그는 책도 읽고 스트레칭이나 줄넘기도 틈틈이 한다. 키가 크고 싶기 때문. 다른 친구들은 벌써 중학교 과정 선행학습을 하는데 그도 뒤처지고 싶지 않아 공부도 열심히 한다. 그는 현재 JTBC 드라마 ‘인수대비’에서 폐비 윤씨의 아역 ‘송이’로도 나온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궁에 생각시로 들어갔지만 지나친 욕심과 질투로 죽음을 맞는 비극적인 캐릭터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연우’ 같은 캐릭터.
“연우처럼 모두에게 사랑받는 역을 해보고 싶어요. 로맨스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웃음). 지금까지 제가 못해본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해보고 싶어요!”
데뷔_ 2003년 KBS 드라마 ‘노란 손수건’ 이유나 역

◆ 불꽃을 품은 눈 | 설 아역 서지희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친한 아역 배우들과 촬영하게 돼서 재밌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인기가 높을 줄은 몰랐어요. 촬영이 정말 즐거워요!”
서지희(14)는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극중 현진헌(현빈)의 조카 미주 역으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말을 못하는 역이었다. 현빈은 그에게 말 못하는 꼬마 ‘모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조카에 대한 애정을 한껏 표했다. 처음 출연한 드라마는 2004년 방송된 ‘형수님은 열아홉’에서 김민희가 연기한 최수지의 어린 시절. 앞서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공정선거를 위한 공익 광고에 출연한 이색 경력이 있다.
극중 연우를 호위하는 사내아이 같은 느낌의 소녀 검객 설. 예쁘장한 얼굴과는 달리 터프한 매력이 있는 밝은 캐릭터다. 그는 “저랑 설은 성격이 제일 많이 비슷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김유정과 ‘욕망의 불꽃’에도 함께 출연했다. 김유정은 신은경이 연기한 나쁜 동생 윤나영의 어린 시절을, 그는 김희정이 연기한 착한 언니 윤정숙의 아역을 맡아 차분한 연기를 선보였다.
명대사를 꼽아달라고 했더니 “잘하겠습니다! 시키는 일은 뭐든 다 하겠습니다! 밥도 많이 안 먹겠습니다! 아가씨 곁에만 있게 해주십시오! 도련님께 아가씨를 지켜드린다고 약속했습니다. 허니 제발, 제발”이라는 대사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연우를 끝까지 지키는 한편 염을 향한 남모를 연정을 품은 설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대사이기 때문이다.
“연기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매 맞는 연기 등을 야외에서 찍으니까 춥고 아주 힘들었죠. 한동안 무예 연습도 했어요. 그래도 화면에 잘 나오는 걸 보면 뿌듯해요.”
상큼발랄한 그에게 쉬는 날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인터넷 러브 소설을 봐요!”라며 웃었다. 여섯 살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어 엄마를 졸랐다는 그는 꼭 해보고 싶은 역을 묻자 “부잣집 예쁜 딸? 다음엔 절대 불쌍하지 않은 역이면 좋겠어요”라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데뷔_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공익 광고

◆ 비를 품은 구름 | 운 아역 이원근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차궐남. ‘차가운 궁궐 남자’의 줄임말로 ‘해품달’ 속 신조어다. 차가운 도시 남자를 패러디한 이 말은 날카로운 눈매에 서늘한 콧날의 소유자인 운에게 잘 어울린다. 남다른 기운을 풍기는 운 역의 이원근(21)은 이번 작품이 배우 데뷔작. 그전까지는 모델로 활동했다.
“생애 첫 작품이 사극이라 원작의 운이 가진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 혹여 원작 팬과 시청자에게 실망을 안겨드릴까 부담도 됐고요. 모델도 런웨이에 서고자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죠. 타고난 재능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는 ‘배우 이원근’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더욱 노력하려고요.”
아직은 열정적이고 따뜻한 스태프, 배우들과 작업하며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단계.
“드라마 촬영 현장은 생전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고 성격상 먼저 다가가지도 못하는 편인데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나이만 많지 제가 아역 배우 중에서 제일 후배예요. 그들의 연기를 보면서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어요.”

‘해를 품은 달’ 90년대 출생 아역 배우 7인7색 집중 인터뷰


촬영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는 늘 ‘내가 운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한다.
“운의 대사 중에 ‘서자’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서자의 삶을 떠올리며 운의 아픔을 느껴보려고 하죠. 첫 작품이라 현장에서 매일 배우고 스스로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돼요.”
운은 출중한 무예 실력을 갖춘 왕의 호위 무사. 그는 운이 되고자 액션 스튜디오에서 두 달간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운동 신경이 너무 없어서 무술감독님이 많이 고생하셨다”며 웃었다.
평소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영화를 보러 간다는 그는 일상까지도 그림자처럼 묵묵히 서 있는 운을 닮은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장르를 뽑자면 로맨틱 코미디, 개인적으로는 4차원적인 독특한 캐릭터, 대중에게 인상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강한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데뷔_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어린 운 역
여성동아 2012년 2월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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