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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예인들은 공황장애에 걸릴까?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2. 02. 07

얼마 전 개그맨 이경규가 “4개월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극심한 불안이나 심장이 터질 듯한 통증을 느끼는 공황장애. 왜 유독 연예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일까.

왜 연예인들은 공황장애에 걸릴까?


개그맨 이경규(52)가 얼마 전 뜻밖의 고백을 했다.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약을 먹은 지 4개월 됐다”고 털어놓은 것. 이에 대중은 방송은 물론 사업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가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다는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이경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원인 모를 가슴 통증에 시달렸고, 초조함과 불안 때문에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병원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했지만, 몇 가지 검사를 통해 결국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경규는 공황장애를 겪게 된 배경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많은 걸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M본부에서 잘리고 KBS로 왔을 때, 맨땅에서 지금의 것을 이뤄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과거 내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돈과 인기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결국은 인간관계의 문제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상태가 많이 호전돼 일주일에 한 번 받던 정신과 치료를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였다고 한다.
이경규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공황장애를 고백하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기부천사’로 불리는 가수 김장훈은 지난해 가을, 공연 무대에 오르기 직전 공황장애로 쓰러져 입원치료를 받았다. 당시 그는 심각한 무기력증과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했다. 코믹 연기가 뛰어난 차태현도 한 인터뷰에서 “경쟁 드라마에 톱스타가 캐스팅되고 내가 출연한 드라마는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공황장애를 앓기 시작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비행기에서 갑자기 쓰러져 산소 호흡기에 의존한 적이 있으며, 미국 공연 직전에 쓰러져 911을 부른 적도 있다고.

대중의 시선 의식, 인기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
톱스타 김하늘 역시 지난해 시각장애인으로 출연한 영화 ‘블라인드’ 촬영 중 공황장애를 심하게 앓은 탓에 폐쇄공포증까지 생겨 좁은 공간에서 2시간 이상 촬영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또 가수 신지는 최근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기만 해도 욕을 하는 것 같았다”며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탤런트 하유미도 공황장애로 혀와 얼굴이 굳는 등의 증상을 겪은 바 있고, 듀오 UN 출신 가수 최정원은 “2006년부터 공황장애 증세가 심해 음반 녹음 중에도 손발 떨림과 호흡 장애를 겪어 결국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가수 출신 목사 조하문, 방송인 이무송 등이 공황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중에 공황장애를 겪는 이들이 유독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는 중상류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병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항상 절제하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연예인 또한 늘 대중을 의식하고, 인기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만큼 공황장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황장애를 겪지 않으려면 평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설령 공황장애 증상을 보인다 하더라도 너무 염려하지 않는 게 좋다. 남 교수는 “공황장애는 상담과 약물 복용으로 단 며칠 만에 좋아질 수도 있는 병이다. 오히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심이 병을 악화시키므로 하루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왜 연예인들은 공황장애에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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