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9년 자신의 성 체험을 적나라하게 고백한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펴내고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탤런트 서갑숙(44)이 지난 6월16일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을 통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6년 만의 토크쇼 출연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시청자들이 받아만 준다면 다시 연기자의 인생을 살고 싶다”며 전 남편 노영국의 도움으로 드라마 출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이 나가고 며칠 후 만난 서갑숙은 무척 편안하고 건강해 보였다. 한동안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고생했던 그는 지난해부터 집에서 기 수련을 한 뒤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지난 6년여 동안의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고 털어놓았다.
요즘은 개인의 욕망과 성 체험을 다룬 책이나 연예인 누드집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지만 99년 당시 그의 책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자신의 성 경험을 사실적으로 털어놓음으로써 자신의 지난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고 싶었다지만 방송국으로부터 ‘퇴출’당하고 말았다. 때문에 그는 그간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한 누드 에세이집, 향기와 추억에 관한 책 ’서갑숙의 추파‘ 등 ‘본업’ 이외의 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노영국은 신사적이고 낭만적인 사람이지만 동료 연기자로 지내는 지금이 더 좋아
물론 영화 ’봉자‘와 연극 ’두 여자‘를 통해 간간이 연기를 했다. 성인 인터넷방송국과 영화사의 러브콜은 계속 있었다. 그러나 82년 MBC 공채 15기로 데뷔해 여러 편의 드라마에서 서민적이면서도 당찬 여성상을 표현했던 그에게 드라마 출연 기회는 오지 않았다. 기회가 오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그는 2002년 경기도 남양주에 고깃집을 열고 음식점 주인으로 새 삶을 개척하기도 했다.
연기와는 완전히 다른 길로 가는 듯했던 그에게 손을 내민 건 뜻밖에도 전 남편 노영국(56)이었다. 외주 프로덕션인 화이트베어사가 기획 중인 드라마 ’브라운 각서‘에 캐스팅된 노영국이 제작진에게 그의 출연을 적극 추천한 것. 7월경 촬영이 시작될 예정인 ’브라운 각서‘는 월남전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아직까지 그의 역할이나 출연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로서는 기회만 된다면 어떤 역할이든 기꺼이 맡아서 하겠다는 각오다.
그의 6년 만의 드라마 복귀가 전 남편 노영국의 도움으로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은 두 사람이 재결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불러모았다. 서갑숙과 이혼한 후 재혼을 했던 노영국이 얼마 전 또 한 번 파경을 맞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재결합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서갑숙은 재결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영국씨가 참 괜찮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이혼은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에요. 경제적인 문제와 현실 생활에서의 갈등들로 결혼생활에 극심한 회의를 느껴 1년간 별거를 하고, 상대방을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면서 미련스럽게 같이 사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만드는 것 같아 이혼을 했어요. 어찌되었든 아이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노영국씨는 12년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제게 늘 존대를 하는 젠틀맨이고, 포장마차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주는 로맨틱한 남편이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부모로서 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지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아요.”
기 수련으로 몸과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는 서갑숙은 한결 편안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는 두 사람이 동료 연기자로 서로의 좋은 점만 볼 수 있는 지금의 관계가 좋을뿐더러 어머니, 두 딸과 함께 여자들끼리만 3대가 모여 사는 게 무척 행복하다고 한다.
“3년 전 여름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진단을 받았어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식당 개업을 준비하며 쌓인 육체적 피로가 주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 간간이 이런 저런 활동을 하긴 했지만 밥도 잘 안 먹고 누워서 뒤척거리다 컴퓨터로 화투나 치고, 담배를 피워대는 날이 많아졌죠. 딸이 누릇누릇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 아무 말 않고 기다리시더라고요.”
방송활동을 중단한 뒤 갑상선 질환까지 앓게 되자 우울하고 절망적인 나날을 보냈던 그는 이혼과 함께 양육권을 포기한 두 딸과의 재회가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과 같았다고 한다.
“3년 전 크리스마스 즈음에 노영국씨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두 딸이 커갈수록 아무래도 엄마가 곁에 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면서요. 그래서 기쁘게도 여자들 3대가 한집에서 살게 되었지요.”
여행작가 꿈꾸는 큰딸, 엄마에게 남자친구 사귀라고 하는 작은딸
97년 이혼 당시 일곱 살, 열 살이던 두 딸이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자신과 지내는 것보다는 시어머니와 조카 등 식구가 많은 남편과 지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양육권을 포기했던 그는 그 후 노영국이 재혼을 하자 아이들이 새엄마에게 적응하도록 일부러 만남을 자제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아이들과 다시 살기로 결정되자 내심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고.
“아이들이 제게 오기 전날 걱정이 되더라고요. ‘혹시라도 아이들이 내가 저희들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쩌나, 오랜만의 만남이 어색하면 어쩌나,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하나…’ 하고요. 그런데 막상 만나고보니 매일 봐온 것처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안고, 수다를 떨고, 웃게 되더라고요. 한방에 셋이 쪼르르 누웠는데 아이들 자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 이 아이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행복했고요.”
어느새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버린 두 딸에게 그는 친구 같은 엄마다.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제재를 가하지만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관리하도록 내버려두는 편이라고. 지난해 여름 큰딸이 혼자서 프랑스 배낭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흔쾌히 보내줬을 정도다. 프랑스 배낭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와 여행작가를 꿈꾸는 큰딸 의정이는 올 여름방학엔 자전거를 타고 전국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늘씬해서 ‘미스코리아감’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둘째 의현이는 외로운 엄마를 걱정하며 남자친구를 사귀라고 종용한다고.
“제가 엄마로서 부족한 점이 많다보니 오히려 아이들이 언니처럼 저를 배려해줄 때가 많아요(웃음).”
그는 현재 만나는 남자친구가 없다. 성 체험 고백서에 멀티오르가슴을 경험하게 해주고, 섹스가 결코 더럽거나 추악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 낭만적인 남자라고 소개했던 M과도 완전히 결별한 상태.
“갑상선 질환 진단을 받고 나서 초라해진 모습을 보이기 싫고, 새로운 종류의 편안한 사랑에 대한 욕구도 있었고…. 전 원래 사람에게 집착을 안 하려고 해요. 이제는 육체적인 문제를 떠나서 편안하게 일상에서 부딪치는, 작지만 힘든 일들을 함께 나누고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 기다려져요. 그런데 요즘 같아서는 남편이나 남자가 없다는 부족감보다 같은 여자끼리 3대가 어우러져 사는 기쁨이 더 커서 별다른 아쉬움을 못 느끼죠.”
그가 요즘 드라마 복귀와 함께 준비하는 일이 또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 감동적이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 인터넷이나 지상파를 통해 사람들에 선보이는 게 그의 또 다른 꿈이다.
재혼마저 파경 맞고, 서갑숙 드라마 복귀 적극 도와 눈길 끄는 노영국
97년 이혼 후 새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탤런트 노영국이 사실은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채 동거생활을 했으며 그마저 두 달 전 파경을 맞았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가 파경의 아픔을 겪은 후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 ’브라운 각서‘에 전처인 서갑숙이 출연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재결합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 노영국을 만나 솔직한 심정을 들어보았다.
노영국(56)은 서갑숙과 이혼한 지 2년 만인 99년 한 여성 사업가를 만나 사랑을 키웠다. 서로에게 깊은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결혼식과 혼인신고 없이 가정을 꾸리고, 부모,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동거기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의 성격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의견 충돌도 잦아졌다.
”우리는 서로 너무 안 맞는다는 생각,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상태로는 같이 있는 게 서로에게 마이너스일 뿐이란 결론을 내려 두 달 전쯤 그녀가 집을 나갔죠.”
그의 파경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전처인 서갑숙과의 재결합설이 불거졌다. 그가 곧 촬영에 들어갈 드라마 ‘브라운 각서’ 제작진에게 서씨의 출연을 적극 추천한 것이 소문의 단초가 됐다 그러나 그는 친구이자 동료 연기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 부모로서의 배려였을 뿐 그 이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서갑숙씨가 좋은 배우이고, 연기를 열망하는 여자라 제가 출연하게 된 드라마의 제작진에게 그녀의 출연을 권유했던 거예요, 시놉시스를 보니 살려는 의자가 강한 ‘백옥자’라는 역할이 서갑숙씨의 연기 스타일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성 체험 고백서 영향이 아직 남아 있고, 저와 등장하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지 제작진이 조금 망설이는 것 같아요. 역할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서갑숙씨가 연기자로 재기하길 바랄 뿐이에요.”
아이들 엄마이기에 연기자로서 재기하길 바랄 뿐, 새로운 사람 만나 진정한 사랑 해보고 싶어
노영국은 서갑숙이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에 그와의 결혼 생활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한동안 사람들 만나는 걸 기피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갑숙을 원망한적은 없다고, 그는 ”책 덕분에 돈 벌어 빚도 갚고 집도 샀다고 하기에 수고했다고 말해줬는데 책 때문에 방송활동을 제대로 모샇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18년전 연극무대에서 만나 12년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두 아이를 낳은 사이인 만큼 노영국은 서갑숙에 대한 마이리 남다른 듯했다. 하지만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했다.
”좀 더 나이 든 다음에 아이들 때문에라도 웃으면서 손잡고 다시 합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지금은 재결합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
재결합설을 부정한 그는 조심스럽게 새로운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보았기에 이제야 말로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책이라고 할까봐 마을 안 하려고 했는데‥. 새로운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이만큼 나이를 먹고, 두 번이나 실패를 했으니 이제 진짜 진정한 사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당장은 드라마 ‘브라운 각서’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의 인간적 고뇌와 사랑, 전투에서의 영웅적 활약상이 펼쳐질 ‘브라운 각서’에 냉정한 전략가 ‘캡틴 김’으로 출언하는 그는 군복이 잘 어울리는 멋진 모습으로 2005년 ‘제국의 아침’ 이후 가진 길 공백기를 확실하게 메우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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