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탈모의 시대에 돌입했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법을 찾기는 힘들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속설이 난무하고, 허위과장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영양제가 판을 친다. 이에 팩트와 경험을 기반으로 탈모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용닥터모발의원 김용빈 원장은 어릴 적부터 시작된 지루성 두피염과 유전적인 영향으로 탈모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20대 초반 지루성 두피염이 악화하자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탈모약을 처방받았고, 이로 인해 부작용을 겪으며 본격 탈모의 길에 접어들었다. 수많은 민간요법과 이마 축소술 등 환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한 그는, 탈모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 원장은 이를 바로잡고자 모발 전문의로 활약하며 2020년 유튜브 채널 ‘용닥터’를 개설했다. 23년 차 환자이자 의사의 관점에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 유튜브 채널은 현재 17만 명이 넘는 구독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2024년에는 탈모 예방 및 치료법을 담은 ‘용닥터의 탈모 혁명’을 출간하며 화제가 됐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 원장은 “탈모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는 만큼, 노력하는 만큼 누구나 좋아질 수 있다는 것. 그는 “탈모에서 벗어나려면 의학적 사실에 근거한 치료법과 생활 습관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모는 아빠, 엄마 모두의 영향을 받아요”
머리카락이 어느 정도 빠지면 탈모를 의심해야 할까요.보통 100개 이상 빠지면 일단 의심해봐야 해요. 하지만 탈모라고 명확하게 진단하긴 어려워요. 머리숱이 많은 사람은 정상 범주에 속하거든요. 절대적인 탈모량보다는 갑자기 모발이 많이 빠지거나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낭은 호르몬, 스트레스, 영양 등 특정 요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이 요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모낭은 휴지기에 들어가고 모발은 점점 가늘어지게 돼요.
얇은 머리카락이 다시 굵어질 수도 있나요.
그럼요. 모발을 가늘게 만든 요소만 해결하면 다시 두꺼워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낭 주변 혈류를 개선하는 미녹시딜을 먹거나 해당 부위에 바르면 모낭 세포는 영양소와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게 돼요. 이로 인해 모낭에 연결된 모발도 점점 더 굵고 건강해집니다. 또한 모낭 주변 두피에 생긴 미세한 염증으로 인해 모발이 얇아질 수도 있어요. 이 같은 경우에는 특히 스트레스 관리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에요. 과도한 스트레스는 호르몬, 영양, 두피 염증 등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요.
탈모는 환경보다 유전의 영향이 크다는데, 사실인가요. 아빠보다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떤 질환이든 유전이 가장 중요해요. 탈모는 엄마의 영향이 더 크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다만 본인의 친가와 외가, 양쪽 모두 탈모를 겪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주의할 필요는 있어요. 탈모의 시작 시기와 진행이 빠르게 이뤄지거든요. 일각에서 탈모는 한 대 걸러 유전된다는 속설도 있는데, 일부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각각 유전자를 하나씩만 물려받아요. 부모 중 한 명이 탈모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야 아이도 탈모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탈모 유전은 우성 형질이에요. 부모 모두에게서 탈모의 유전을 받지 않으면 한 대 거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부모 모두나 한쪽에서 탈모 유전을 이어받게 되면 탈모가 발현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탈모 치료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이뤄지나요.
맞아요. 가장 큰 차이점은 복용 가능한 탈모약이에요. 남성은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같은 탈모약을 먹을 수 있지만 여성은 그럴 수 없거든요. 프로페시아, 아보다트는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인 치료제예요. 특히 가임기 여성의 복용에 대한 안정성이 확립되지 않았고,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수컷 새끼를 낳았을 때 성기 기형 사례가 보고됐거든요. 따라서 여성분들은 모낭 주변 혈관을 넓혀주는 미녹시딜을 주요 치료제로 활용합니다. 더불어 두피 보톡스 또는 PRP(Platelet Rich Plasma·자가혈 혈소판 풍부 혈장을 두피에 주입해 모낭과 두피 조직의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 같은 주사 치료와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도 권장하고요. 남성분들에게는 위의 두 치료 약 복용을 강조하고 있어요.
탈모약의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방법이 있다면요.
용법대로 하루에 한 알씩 잘 챙겨 먹는 게 가장 중요해요. 여러 가지 치료를 동시에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한 가지 치료보다 여러 원인을 잡아주는 치료를 병행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크거든요. 부작용을 줄일 방법은 딱 한 가지예요. 복용 빈도를 줄이는 거요. 가끔 약을 반으로 쪼개 먹는 사례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추천하지 않아요. 탈모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가 없을뿐더러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언제부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나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4~6개월 안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개선이 이뤄져요. 치료를 지속할수록 효과가 더욱 확실해지는 편이고요. 개선이 됐다면 장기적으로 치료받는 걸 추천합니다. 다만 탈모 치료를 6개월 정도 열심히 했음에도 효과가 미미하다면 다른 치료법을 찾아야 해요.


김용빈 원장은 유튜브 채널 ‘용닥터’를 통해 실제 경험과 팩트를 기반으로 한 탈모 치료법을 전하고 있다.
“가정용 의료기기, 단독 사용은 큰 효과 없어”
탈모 치료 의료용 레이저조사기 등 가정용 의료기기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되나요.사람마다 편차가 있어요. 레이저조사기(저출력레이저 테라피)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긴 했지만 아직 대규모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레이저조사기가 먹는 미녹시딜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다는 일부 연구도 있지만 실제 그 정도는 아니에요. 모발에 살짝 힘이 붙는 수준이죠. 특히 먹거나 바르는 탈모약 없이 단독 사용으로 효과를 보기엔 한계가 있어요. 탈모를 위한 필수 치료를 병행해야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저는 가정용 저출력레이저 기기를 10년 넘게 사용했었어요. 당시 효과가 있었고요. 지금은 워낙 바빠서 사용하지 못하지만 관리가 잘 되는 걸 보니, 가정용 저출력레이저 기기가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아닌 것 같아요.
‘탈모 증상 완화’라고 명시된 샴푸·영양제도 도움이 되나요.
식약처 인증을 받은 검증된 탈모 증상 완화 성분으로는 카페인 1%가 있어요. 다만 탈모약, 미녹시딜 없이 단독 사용으론 효과를 보긴 어려워요. 탈모 완화 샴푸를 탈모 치료제로 오인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빠진 자리에서 다시 모발이 자라게 하거나, 없던 머리카락을 새로 생성하고, 가는 모발을 굵게 만드는 등의 탈모 치료 개선이 검증된 제품도 없습니다. 하지만 샴푸의 종류에 따라 두피 건강과 모발의 볼륨감에 변화를 줄 순 있어요. 샴푸의 점도와 컨디셔닝 배합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두피 친화적 성분으로 이뤄진 샴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이를 위해선 자신의 두피와 모발에 잘 맞으면서 원하는 볼륨감과 사용감을 실현해줄 제품을 찾는 게 중요해요.
지루성 두피염의 경우 탈모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데, 사실인가요.
모발이 빠지고 가늘어지는 원인으로 모낭 주변의 염증이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염증 자체도 모발을 약하게 만들지만, 가려워서 긁거나 하는 등의 2차 두피 손상으로 흉터가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따라서 두피염이 있다면 초기부터 치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두피염을 악화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요. 특히 샴푸의 선택과 활용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샴푸 사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먼저 지루성 두피염은 원인을 제어할 수 있는 샴푸를 찾는 게 중요해요. 대표적으로 니조랄, 노비프록스 같은 의약 샴푸가 있습니다. 이는 두피염 원인균인 말라세지아 곰팡이균의 증식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요. 의약 샴푸는 주 1~2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해요. 두피염이 있다면 샴푸는 하루 2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피가 건조해지지 않는 선에서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더불어 샴푸는 세정력이 너무 강하지 않은 제품이 좋아요. 성분이 센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두피가 순간적으로 건조해져요. 이는 피지 분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두피에 자극이 되는 성분은 무엇인가요.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 멘톨, 인공 향료를 꼽을 수 있어요. 이 성분을 지닌 샴푸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아요.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두피를 자극하는 원인이 될 수 있거든요. 특히 해당 성분들이 전 성분 앞쪽에 포함된 샴푸는 피할 것을 권장합니다.
탈모를 예방하려면 샴푸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요.
두피와 피부에 가장 자극이 적은 미온수로 머리를 충분히 적셔주세요. 그래야 샴푸를 적은 양 도포해도 거품이 잘 나고, 거품이 두피 구석구석 전달되거든요. 그다음엔 손끝 지문을 이용해 두피를 꼼꼼하게 마사지해줍니다. 샴푸 자체만으로는 묵은 피지나 노폐물이 씻겨나가지 않을 때도 있어요. 너무 강하게 긁으면 두피에 자극이 될 수 있으니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정 후에는 타월로 가볍게 모발을 누르며 닦아줍니다. 간혹 타월 드라이를 할 때 머리카락과 두피를 비비는 분들이 있어요. 이는 두피에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이에요. 가볍게 구석구석 누르며 모발의 물기를 제거하고 드라이기로 마무리해주세요. 두피의 건조함이 고민이라면 타월 드라이 후 토닉을 두피 전반에 뿌려준 뒤 드라이를 해줍니다.
샴푸의 세정력이 부족할 땐 어떻게 하나요.
거품을 방치하는 시간을 더 오래 유지하는 걸 추천해요. 애벌 샴푸를 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본 샴푸를 하기 전에 샴푸를 두피에 도포해 가볍게 거품을 낸 뒤 헹궈냅니다. 그 후 한 번 더 동일한 샴푸를 사용해 거품을 낸 뒤 1~2분 정도 방치하고 헹궈내면 됩니다.
원장님께서 직접 사용하는 탈모약 및 관련 제품 등이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남성형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약물인 피나스테리드를 15년째 복용하고 있어요. 중간에 두타스테리드를 2개월 정도 먹은 적이 있는데 부작용(피로감)이 심해서 중단하고 다시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는 중이에요. 더불어 바르는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 로게인폼도 사용해요. 거품 타입 제형이라 머리의 뭉침이 덜하고 가려움이 없어 13년 가까이 꾸준히 도포하고 있어요. 또한 긁힘 방지 장갑도 활용하는 중이에요. 탈모는 어느 정도의 두피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중 두피염 때문에 탈모가 생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분들도 계시고요. 따라서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두피염 관리와 치료가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긁힘 방지 장갑을 매일 착용하고 자요. 잠에서 깨어 있을 땐 가려움 등 두피염 증상을 참을 수 있지만, 수면 중에는 자기제어 능력이 떨어져 두피를 긁게 되거든요. 이러한 행위가 계속되면 탈모를 아무리 치료해도 효과가 없어요. 제가 앞서 말씀드린 사항은 실제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리와 예방을 위한 치료법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탈모 증상이 있다면 피부과나 전문 병원을 방문해 각자에게 맞는 진단과 처방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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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상윤 사진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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