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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꿀잼 이민정‧긍정 선우용여‧반전의 고소영…여배우들의 유튜브 전쟁

김명희 기자

2025. 05. 27

고소영의 남편 생일상 차리기, 이민정의 아들 농구 뒷바라지, 선우용여의 호텔 조식 뷔페…. 여배우들이 유튜브를 통해 사생활을 공개하고 있다. 그들의 콘텐츠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일 만에 실버버튼, 소통 천재 
이민정
‌개설일 2025년 3월 24일,
‌구독자 수 25만 명(5월 19일 기준)

배우 이민정(43)이 지난 3월 말 오픈한 유튜브 채널 ‘이민정 MJ’를 통해 단 3일 만에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하고 실버버튼을 손에 쥐며 역시 소통왕임을 입증했다. 특히 4월 9일 공개한 ‘유튜브라서 볼 수 있는 이민정 육아현장 밀착취재’는 조회수 180만 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상 속 이민정은 아들 준후와 함께 등장해 농구장 육아 현장을 공유했다. 이민정은 아들에게 농구를 시킨 이유에 대해 “준후가 좋아했다. 또 농구가 날씨 영향 안 받는다. 엄마가 가서 기다릴 때 안 춥고 준비물도 저지만 입으면 된다”며 현실적인 육아 포인트로 공감을 샀다. 준후의 등장도 화제다. 유튜브 출연 소감을 묻자 “흐뭇했다. 그러니까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선 엄마가 스카이다이빙하거나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해야 한다”는 디렉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제작진에게는 “저, 엄마 아들이에요. 유튜브에 나올래요”라고 먼저 말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민정의 유쾌한 입담은 웨딩 에피소드에서도 빛났다. ‘웨딩드레스 룩북’ 영상에서 “결혼 10주년에 리마인드 웨딩을 하고 싶었지만, 둘째를 임신해서 결국 가족끼리 고기만 먹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털어놨다.

이민정 유튜브 영상의 치트 키는 다름 아닌 남편 이병헌 디스. 이병헌의 SNS에 재치 넘치는 댓글을 달아 이병헌으로부터 “MJ 님 댓글 자제 요망”이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받은 바 있는 이민정은 첫 영상 제목부터 ‘남편이 핑계고랑 짠한형 나오길래 채널 오픈한 이민정’, 부제는 ‘BH 님 시청 자제 요망’이라는 재미있는 문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독자 50만 명을 달성하면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에게 유튜브 출연 섭외를 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우며 “어차피 영화 홍보도 해야 하니까 이 정도는 해주겠지?”라는 너스레로 기대감을 키웠다. PPL 콘텐츠도 ‘이민정식’으로 소화 중이다. “더미식에서 비빔면을 보내줘서 먹는다. 노출도 시켜달라고 하더라”는 솔직한 멘트에 구독자들은 “가식 없다” “성격 털털하다” “웃기는 재능이 있다”며 호응을 보냈다.

60년 차 여배우의 유쾌한 인생 내공
‌선우용여
‌개설일 2025년 4월 2일, 
‌구독자 수 20만 명

배우 선우용여(80)는 유튜브 채널인 홍진경의 ‘공부왕 찐천재’, 손태영의 ‘미세스 뉴저지 손태영’, 한가인의 ‘자유부인’ 등을 제작한 허니비스튜디오와 손잡고 ‘순풍 선우용여’를 개설해 보름 만에 구독자 14만 명을 끌어모았다. 선우용여는 영상에서 동부이촌동 한강 뷰 집을 공개하며, 남편과 사별하고 뇌경색을 앓은 후 요가로 아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고급 외제 차를 몰고 서울의 5성급 호텔로 조식을 먹으러 가는 모습도 보여준다. 다양한 채소와 잡곡으로 구성된 조식을 맛있게 즐기며 “혼자 먹으려고 여러 가지를 사면 한 끼 먹고 많이 버리게 된다. 그럴 바엔 조금 더 보태 호텔 조식을 먹는 게 낫다”고 말한다. 이어 “내 몸 위한 돈을 아끼면 뭐 하나. 돈뭉치 이고 지고 갈 거냐”며 “옷은 1000만 원짜리 입으면서 먹는 건 거지같이 먹으면 안 된다”고 일침을 날린다.



유튜브는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온 선우용여의 두 번째 인생이 펼쳐지는 무대다. 1965년 TBC 1기 무용수로 데뷔해 도시적인 외모 덕분에 곧 배우로 전향한 선우용여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실제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선우용여는 과거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열 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했고 혼전 임신 상태에서 딸을 낳은 지 사흘 만에 드라마 촬영을 위해 바다에 들어가야 했던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아들을 임신했을 때는 영양실조로 쓰러지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 받는 사람 따로 있고 베푸는 사람 따로 있다. 베푸는 편이 더 행복하다. 받는 쪽은 늘 모자라고 주눅 들지만, 베푸는 쪽은 부지런히 움직여 건강해지고 인정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긍정 마인드는 유튜브 영상 곳곳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선우용여는 노년층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어딘가로 가라”고 조언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힘들다고 한탄만 하면 좋은 일이 오다가도 떠난다. 힘든 걸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한다. 선우용여의 유튜브는 단순한 브이로그를 넘어, 삶의 굴곡을 유쾌하게 품은 이가 전하는 단단한 태도이자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톱스타의 소탈한 반전 
‌고소영
‌개설일 2025년 3월 21일,
‌구독자 수 5만 2000명

1992년 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데뷔한 고소영(53)은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엄마의 바다’ ‘숙희’ 등을 거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고소영의 이름을 대신했다. 2010년 동료 배우 장동건과 결혼해 1남 1녀를 출산한 후 연기 활동이 뜸하지만 ‘여신’이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3월 개설된 채널 ‘바로 그 고소영’은 배우 고소영이 아니라 아내이자 엄마, 한 사람으로서의 고소영을 담아낸다. 첫 영상은 남편 장동건의 생일상을 준비하는 내용. 냉장고를 열어 반찬을 고민하고, 한국예탁결제원 봉투에 메모를 끄적이는 모습은 낯설지만 친근하다. 15년 차 주부라기엔 좀 어설픈 듯도 하지만 전복솥밥과 미역국, 갈비찜, 봄동무침 등 정성스럽게 차려낸 식탁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이 담겨 있다. ‘녹색어머니회’로 아이들 등교를 도왔던 일화, 장원영의 팬인 딸 이야기, “유튜브 잘못하면 논란 생기는 거 알지? 무조건 착하게 해야 한다”는 아들의 조언도 소개했다. 

고소영은 유튜브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공시지가 164억 원)으로 꼽히는 청담동 빌라와 2016년 세계적 권위의 건축상을 받은 경기도 가평 집(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곽희수 이뎀도시건축 대표가 2013년 12월 완공한 가평 별장은 20m 높이의 5층 건물로, 세계건축커뮤니티가 주는 제22회 세계건축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고소영은 “딸을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는데, 여기에 도둑이 들어온 적이 있다”며 집에 대한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이 집의 서재 한쪽에는 장동건의 시상식 트로피가 전시돼 있어 부부의 시간이 켜켜이 묻어난다.

신비주의의 대명사였던 고소영이 직접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은 분명 반갑고 색다르다. 다만 대중의 반응은 고소영의 이미지 전환만큼 극적이지는 않다. 그것이 오히려 고소영이 보여주고자 하는 진짜 ‘사람 고소영’의 한 단면일지도 모른다.

#이민정 #고소영 #선우용여 #여성동아
‌사진 동아DB 뉴시스 뉴스1 사진출처 고소영 선우용여 이민정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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