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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대한민국 주얼리 시장을 혁신하라! 어니스트서울의 특별한 행보

문영훈 기자

2024. 11. 01

해외 주얼리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파인 주얼리 시장에서 5년 차 국내 브랜드 어니스트서울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IT업계에서 만난 인연으로 함께 창업한 최지은 트리플랩스 대표와 문설아 트리플랩스 이사는 국내 주얼리 시장 혁신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다.

파인 주얼리 브랜드 ‘어니스트서울’을 만든 최지은 트리플랩스대표(오른쪽)과 문설아 트리플랩스 이사.

파인 주얼리 브랜드 ‘어니스트서울’을 만든 최지은 트리플랩스대표(오른쪽)과 문설아 트리플랩스 이사.

다이아몬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대신 ‘랩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 시드에 고온·고압을 인공적으로 가해 만든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화학·광학적으로 동일하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천연 다이아몬드 대비 10만분의 1 수준으로 친환경적이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명품 주얼리 브랜드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프레드와 프라다, 스와로브스키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1년 35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3년 두 배로 불어났다. 2020년 론칭한 어니스트서울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든 주얼리 브랜드 중 하나다. 초창기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뒀지만 사세를 확장하며 올해 전국 매출 상위 톱5 백화점 중 4개 점포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어니스트서울을 만든 두 창업자는 주얼리 시장에서 이른바 ‘언더독’이다. 대부분 가족 사업으로 운영되는 국내 주얼리 시장에 IT 및 브랜드 기획자 출신들이 출사표를 던진 것. 최지은(39) 트리플랩스 대표는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했고, 문설아(38) 트리플랩스 이사는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중국 지사에서 브랜드 디렉터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경기가 얼어붙으며 일부 고가의 명품 소비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들이 론칭한 5년차 브랜드 어니스트서울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어니스트서울의 창업자를 만나 그 비결을 들었다.

모셔두는 대신 몸에 걸치는 다이아

 ‘어니스트서울’이 2024년 출시한 클라우드 컬렉션.

‘어니스트서울’이 2024년 출시한 클라우드 컬렉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있나요.


최| 천연 다이아몬드는 채굴량이 한정돼 있는 데다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특정 등급은 공급이 제한적이죠. 이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품질이 천연 다이아몬드를 충분히 따라잡았다고 봤어요. 가격적인 메리트도 큰데요. 세팅되지 않은 나석 기준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의 1/10 수준이에요. 과거에는 자산으로 천연 다이아몬드를 취득해서 모셔두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품질이 좋은 주얼리를 사서 자산의 의미 보다는 일상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도 잘 부합할 거라고 생각했고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품질은 어떤가요. 


문|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맨눈으로는 구별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저희도 감별 기계에 넣어야 구분을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어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나요.


문| 어니스트서울의 시그니처 제품은 클라우드 컬렉션입니다. 저희만의 세공 기술이 클라우드 라인에 집적돼 있습니다. 세공이 까다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선보여 우리가 이 정도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제품이죠(웃음).


성장의 비결이 있나요. 


최| 30년 경력의 귀금속 세공 장인 다섯 분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세공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죠. 국내 브랜 주얼리 브랜드에서 인하우스 세공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고객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요. 제품에 대한 클레임이 들어오거나 원하는 디자인을 말씀해주실 때 세공팀과 다이렉트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문| 색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기존 파인주얼리는 우아함이나 고상함을 강조하잖아요. 마치 드레스업한 날만 착용해야할 것 같죠. 하지만 저희는 주도적으로 일하는 여성이 데일리로 착용할 수 있다는 걸 어필해요. 그런 점 때문에 어니스트서울을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브랜드가 목표”

‘어니스트서울’은 경력 30년의 종로3가 귀금속 세공 장인과 협업하고 있다.

‘어니스트서울’은 경력 30년의 종로3가 귀금속 세공 장인과 협업하고 있다.

어니스트서울은 국내 귀금속 시장의 혁신을 주도해 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2020년 론칭했다. 그 시작은 온라인 판매였다. 알음알음 현금 거래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로의 귀금속 거리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오고자 했다. 2022년 김건희 여사가 어니스트서울의 발찌를 착용하며 유명세를 탔다.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성공한 어니스트서울은 오프라인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최지은 트리플랩스 대표(왼쪽)과 문설아 트리플랩스 이사는 “‘어니스트서울’을 주얼리 브랜드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은 트리플랩스 대표(왼쪽)과 문설아 트리플랩스 이사는 “‘어니스트서울’을 주얼리 브랜드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 스토어를 통해 오프라인 시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최| 2023년 4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더 스테이지'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을 때 9일 만에 3억 원의 매출이 났어요. 이후 다른 백화점에서도 연락이 오기 시작했죠.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할 필요성을 느껴서 활발히 일한 결과 현재 매출 상위 톱5 백화점 점포 중 네 곳에 입점해 있습니다.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액 기준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요.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계기가 됐군요.

최| 어니스트서울을 옴니 채널(Omni channel)을 추구하고 있어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제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죠. 저희 고객분들은 온라인에서 제품 리스트를 확인한 뒤 매장을 방문합니다. 고가의 파인주얼리 브랜드는 오프라인을 주력으로 하다 보니 구매 전 미리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편이죠.

온라인 생태계 구축에 IT업계 커리어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최| IT 회사에서 이용자의 로그를 파악하는 게 제 업무였어요. 사용자의 행동을 파악하는 일인데, 어니스트서울을 운영하면서도 항상 데이터를 봐요. 고객이 어떤 점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장바구니에 담아뒀지만 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는지를 항상 파악하려고 노력하죠. 모든 일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IT업계든 귀금속 업계든 고객의 원하는 걸 캐치해서 빠르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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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수평적인 소통 문화도 어니스트서울의 강점입니다. 다양한 직무에 있는 직원들이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함께 토의해 해결하고 있다 보니 개선이 빠르죠. 이런 점은 IT 커리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니스트서울이 어떤 브랜드로 각인되기를 바라시나요.


문| 저희는 정팔각형의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어요. 독보적인 감도의 디자인이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쓰임새와 해외 명품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 마감과 세팅실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과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까지. 모든 걸 고루 갖춘 완벽한 브랜드가 되는 걸 지향하죠.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스스로와 타협하지 않아야하고 팀원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도록 설득하고 이끌어나가야 하죠. 저희가 스스로 레퍼런스가 되고자 해요. ‘주얼리 브랜드는 이래야 해’ 했을 때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어니스트서울을 구매하며 고객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시나요.

문| 저희 고객분들 중에는 승진을 축하하거나, 일이 잘 풀렸을 때 나를 위한 선물로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저희 제품을 산 것만으로 센스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사는 경험을 드리고 싶어요. 쉽게 변색되고 망가지는 제품이 아니라 나를 위한 좋은 선물, 그럴 때 생각나는 브랜드면 좋겠죠.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문|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어요. 현재 서울을 모티프로 한 콜렉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최| 내년에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룬 결과가 뿌듯하긴 하지만 앞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스스로와 타협하지 않고 팀원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도록 이끌고 싶습니다.

#어니스트서울 #최지은 #문설아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사진제공 어니스트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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