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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요즘 핫한 패션 바이럴 맛집

오한별 객원기자

2024. 08. 02

수많은 바이럴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서 패션 브랜드들은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까?

최근 패션계에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디자이너들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도록 고안한 바이럴 마케팅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셀러브리티에게 과장된 패션을 입히가니 밈이 가능한 제품을 쏟아낸다. 명확한 스토리텔링과 훅이 있는 숏폼을 제작하기도하고 시각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과감한 비주얼을 활용한다. 관심을 끌기 위한 브랜드들의 바이럴 마케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지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참신하고 탁월한 마케팅 전술로 “마케팅 담당자 월급 좀 올려줘라”라며 칭찬이 자자한 브랜드들이 있다.

Jacquemus

1 2 3D 디지털 아티스트 이안 패드햄과 협업한 ‘FOOH’ 캠페인.
3 프랑스 베스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3 F/W 컬렉션 르 슈슈(Le chouchou).


요즘 핫한 바이럴 마케팅의 귀재를 꼽으라면 단연 ‘자크뮈스’일 거다. 남프랑스 시골 출신, 19세에 패션 브랜드를 만든 젊은 디자이너가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 계기는 인스타그램으로 퍼져 나간 패션쇼 이미지 덕분이었다. 설립 19주년을 기념해 열린 라벤더밭 패션쇼(2019)부터 밀밭 패션쇼(2020), 하와이 패션쇼(2022), 베르사유 궁전 패션쇼(2023), 카프리 패션쇼(2024) 등 줄줄이 화제의 패션쇼를 기획했다. 광활한 자연과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한 대형 쇼는 인스타그램을 타고 수십만의 ‘좋아요’를 불러왔다. 그렇다고 해서 자크뮈스는 인스타그램에 제품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멋진 화보 보다는 해변과 산에서 산책하는 본인의 모습, 추상적인 아트워크 보다 바뀐 사무실 인테리어나 남프랑스 시골의 풍경 사진을 올려 브랜드가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홍보 냄새 없는 감각적인 이미지들은 자연스레 ‘팔로우’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3D 디지털 아티스트 이안 패드햄과 협업해 초현실적 디지털 광고를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나 명소에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합성해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영상을 구현하는 ‘FOOH(Fake out of home)’ 캠페인을 선보인 것. 하늘에서 레몬이 떨어지거나 섬처럼 큰 가방이 바다에 둥둥 떠 있거나 베르사유 궁전 한 가운데에 거대한 책이 펼쳐지는 이 캠페인 영상들은 조회수 5천만 뷰 이상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JW anderson

1 2 ‘로에베 스타일 토마토 밈’에서 영감을 얻은 토마토 클러치.
3 지브리 스튜디오와 협업해서 탄생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컬렉션.
4 게임 픽셀 아트가 튀어나오는 듯한 2023 S/S 픽셀 컬렉션.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자신의 레이블 JW앤더슨을 전개하는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도 바이럴 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 특유의 ‘덕후’적 기량을 발휘하며 ‘달려라, 하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애니메이션과 협업하거나, 게임 속 픽셀 아트가 튀어나오는 듯한 2023년 S/S 픽셀 컬렉션 등을 선보이며 젊은 층까지 사로잡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조나단 앤더슨은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로에베 스타일 토마토밈’을 현실화한 장본인. 그는 울퉁불퉁한 토마토 사진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로에베 느낌이 난다’는 말로 바이럴 되던 트위터를 리그램 했고, 이틀 뒤, 토마토와 똑같이 생긴 클러치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토마토 클러치 꼭지에는 로에베 로고가 박혀 있어 다음 시즌 제품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얼마 전에는 로에베 계정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남자 모델과 가방이 번갈아 등장하는 짧은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건 로에베의 새로운 미남 마케팅이냐”, “미남을 보라는 건지, 가방을 보라는 건지 모르겠다” 등 뜨거운 반응들을 이끌어내며 2만8천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marc jacobs

1 40주년을 기념하며 불타는 케이크의 촛불을 불고 있는 마크 제이콥스.
2 거대한 4단 케이크를 나르는 릴 우지. 슬쩍 보이는 마크 제이콥스 백이 관전 포인트다.
3 마크 제이콥스의 백을 들고 상자를 나르는 릴라 모스.


40년간 패션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마크 제이콥스는 누구보다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패션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디자이너다. 그가 틱톡을 활용해 선보인 신개념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기발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마크 제이콥스가 틱톡에서 화제가 된 인플루언서에게 자사 제품을 보내면 그들이 그 옷을 입고 화제가 된 틱톡을 재연하거나 본인들이 하듯이 실없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식이다. 일반인들이 이상한 춤을 추거나 오글거리는 꽁트를 하는 영상이 대부분이지만, ‘광고 같은 광고’에 피로감을 느끼고 진정성 있고 현실적인 마케팅에 끌리는 사람들의 니즈를 간파한 것이다. 마크 제이콥스가 40주년 기념으로 공개한 ‘지극히 마크스러운’ 영상도 화제였다. 불타는 케이크의 촛불을 끄기 바쁜 마크 제이콥스, 거대한 4단 케이크를 나르는 릴 우지, 들고 있던 상자들을 와르르 떨어뜨려도 무표정인 릴라 모스, 사무실에서 난동 부리는 다코타 패닝. 시트콤 같은 상황이 펼쳐져도 등장인물 모두 마크 제이콥스의 가방을 들고 있어 한 번씩 눈길이 머물게 된다.

skims

1 영양정보와 함께 판매중인 스킴스의 식용 속옷.
2 SNS에서 큰 화제가 된 스킴스 니플 브라.


전 세계에서 약 3억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킴 카다시안의 속옷 브랜드 ‘스킴스’. 창업 5년 만에 기업 가치 5조를 경신해 유니콘 기업이 되었고, 심지어 2023년 1분기에는 패션 명품 순위에서 발렌시아가를 제치고 17위에 올랐다. 이는 품질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마케팅의 덕이 크다는 사실. 스킴스는 2024년 발렌타인데이 컬렉션으로 라운지 웨어, 섹시 란제리, 보정 속옷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화제를 끌었던 제품은 바로 ‘식용 속옷’. ‘스킴스’가 새겨진 하트 캔디로 만든 이 속옷은 모양만 캔디인 것이 아니라 진짜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영양 정보와 함께 판매중인 세트는 8만 원대로 다소 고가이지만, 참신하고 파격적인 시도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일찍 품절이 됐다. 효과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위해서는 화제성은 필수. 스킴스는 이런 PR의 특성을 알고 항상 화제성 있는 제품을 출시해왔다. 작년 말에 출시한 ‘얼티메이트 니플 브라’가 대표적이다. 일부러 니플을 부각시킨 듯한 브라는 SNS와 연예 기사 면을 도배할 정도로 큰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SNS가 촉발한 바이럴 만능의 시대.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는 흐름 속에 또 어떤 바이럴 마케팅이 등장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잘 기획된 마케팅은 소비자에게도 많은 영감을 안겨준다는 사실 말이다.


#패션바이럴 #킴카다시안 #마크제이콥스 #여성동아

사진 제공 스킴스 자크뮈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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