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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곱창 밴드·골반 바지…역주행 패션 아이템

정세영 기자

2021. 09. 15

‘유행은 돌고 돈다’는 패션계 진리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뉴트로 열풍은 드디어 1990년대 드라마에서 인기를 끌었던 곱창 밴드와 Y2K 패션(1999~2000년 유행한 세기 말 패션)의 대명사 골반 바지까지 핫 아이템으로 소환해냈다.

문방구표 장신구

각 68만5천원, 99만원 발렌시아가. 3만9천원 영리영리.

각 68만5천원, 99만원 발렌시아가. 3만9천원 영리영리.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를 참새 방앗간처럼 들락거렸다면 장난감 같기도, 불량식품 같기도 한 액세서리에 향수를 느낄 것이다. 바비 인형에 끼워줘야 할 것 같은 공주 스타일의 링부터 컬러풀한 비즈로 키치 무드를 살린 블링블링한 핸드폰 고리까지, 깜찍하고 유치한 액세서리들이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문방구 스타일의 액세서리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맥시멀리스트로 빙의해 최대한 많이 끼고 볼 일이다. 대비되는 컬러 또는 서로 다른 모양끼리 매치하는 식으로. 튀는 게 싫다면 한 가지 컬러로 된 링이나 브레이슬릿을 선택한 뒤 점차 과감한 컬러와 디테일을 입은 아이템들을 더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곱창 밴드 맛집

(왼쪽부터)33만원 루이비통. 2만9천원 부희. 셀린 2021 S/S 컬렉션

(왼쪽부터)33만원 루이비통. 2만9천원 부희. 셀린 2021 S/S 컬렉션

1999년 방영된 SBS 드라마 ‘토마토’의 김희선을 선두로 청담동 며느리 룩의 대명사 심은하, SES의 바다가 연이어 착용해 전국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곱창 밴드가 스크런치, 헤어 슈슈 등으로 불리며 다시 한번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요즘 시대의 스크런치는 보일 듯 말 듯 가느다란 크기부터 뒤통수를 뒤덮을 정도로 풍성한 오버사이즈까지 크기가 다양하며 시폰, 레더, 테리 등 여러 소재를 사용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 사랑스러운 포니테일이나 캐주얼한 업두 헤어스타일링을 할 때는 물론, 스크런치를 손목에 무심하게 차면 스타일리시한 포인트 액세서리가 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시즌 셀린 쇼의 모델이 브레이슬릿으로 활용한 굿 샘플을 눈여겨볼 것.

벙거지 춘추전국시대

31만5천원 이자벨마랑. 86만원 로에베.

31만5천원 이자벨마랑. 86만원 로에베.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무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벙거지의 귀환이 반가울 것이다. 1990년대 길거리 패션을 강타했던, 양동이를 닮아 버킷 해트라고 불리는 벙거지가 하우스 브랜드 런웨이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 푹 눌러써야 제맛인 버킷 해트가 오직 스트리트 룩에만 어울릴 거라는 고정 관념은 버려두길. 화이트 티셔츠나 셔츠처럼 심플한 룩에 개성을 더하거나 포멀한 재킷 룩에 반전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스타일에 훌륭한 포인트 아이템이 되어주고 있다. 과거에는 화이트, 블랙, 네이비 등 깔끔한 컬러에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플로럴, 페이즐리, 로고 패턴 등 아티스트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디자인이 강세. 밋밋한 스타일에 개성 있는 버킷 해트로 악센트를 주면 단번에 스타일 지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S라인 골반 바지

골반 바지를 멋스럽게 소화한 모델 벨라 하디드.[사진제공 인스타그램] 5만9천원 에이치앤엠.

골반 바지를 멋스럽게 소화한 모델 벨라 하디드.[사진제공 인스타그램] 5만9천원 에이치앤엠.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MP3 플레이어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Toxic’을 듣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아이템이 있다. 골반에 걸쳐 입어 허리 라인을 강조한 로 라이즈, 일명 ‘골반 바지’. 하이웨이스트 팬츠가 유행하며 골반까지 끌어 내려 입는 바지가 다소 민망하게 느껴지던 때가 무색하게 로 라이즈 아이템이 MZ세대들이 열광하는 키워드에 올랐다. 발 빠르게 로 라이즈 팬츠 마니아로 등극한 벨라 하디드를 선두로 블랙핑크 리사, 선미, 제시까지 로 라이즈 팬츠를 착용하며 섹슈얼한 1990년대 무드를 소환하는 Y2K 스타일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것. 허리선이 아래에 있는 로 라이즈 팬츠는 히프 업 효과가 있어 힐을 신지 않아도 다리가 길어 보이는 장점까지 갖췄으니 한 번쯤 도전해봐도 좋겠다. 배를 드러내는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허리를 묶어 연출할 수 있는 셔츠에 시선을 분산시키는 비비드한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벨벳 추리닝 바이브

33만8천원 쥬시꾸뛰르.

33만8천원 쥬시꾸뛰르.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린 패리스 힐튼의 전매특허이자 이효리, 채리나 등 당시 유행을 주도한 여가수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던 벨벳 소재 트레이닝 셋업이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이번 트렌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쇼핑 전 체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짧은 크롭트 길이의 후디 집업에 팬츠는 발목에서 나팔 모양으로 넓게 퍼지는 디자인을 선택할 것. 마지막으로 상하의 컬러는 무조건 깔 맞춤 해야 한다. 뻔한 스타일링이 지루하다면 벨벳 트레이닝 셋업과 레이디라이크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러블리한 원피스에 벨벳 트레이닝 팬츠를 레이어드하거나 후디 집업에 풀 스커트를 함께하는 것처럼 의외의 아이템과 매치하면 사뭇 다른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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