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만에 만난 선배의 머리칼은 전보다 탐스러워진 웨이브에 건강한 윤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같이 회사를 다니는 동안 언제나 머리에서 발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주던 선배였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야근으로 흐트러진 머리를 틀어 올린 채 퇴근했다가도,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용실에서 바로 나온 듯한 모습으로 출근하곤 했었지요. 그는 매일 아침 세팅기로 볼륨 있는 웨이브를 연출하고, 웨이브를 오래 지속되게 한다는 에센스도 바르며, 행여나 머릿결이 상할까 사흘에 한번씩 헤어팩도 해준다고 했습니다. 당시 그런 모습을 보며 저는 자기 가꾸기에 열렬한 애정을 가진 그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지요. 하지만 요즘 상황은 달라진 듯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셀프 뷰티(self beauty)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자신의 피부와 헤어 상태에 대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한 뒤 직접 고른 뷰티용품으로 스킨케어부터 네일·헤어·보디 에스테틱까지 혼자서 해내고 있습니다.
전문가용으로 만들어진 메이크업&브러시 세트는 일반인들에게 더 인기가 많아 각종 쇼핑몰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지 오래고 셀프 헤어기기들은 하루에 수천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네일케어 매장에서나 사용할 법한 전문가용 네일케어 세트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손톱의 큐티클을 깔끔하게 제거하는 니퍼부터 손톱을 부드럽게 다듬어주는 버퍼, 손톱 변색을 막는 베이스& 톱코트 등 네일케어와 관련된 10가지 이상의 소도구들을 모아놓은 키트이지요. 네일 숍에서 한두 차례 받는 비용으로 구입해 집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데다 시간도 절약되니 선호도가 높습니다. 이와 함께 판매량 순위 선두를 달리는 코스메틱은 홈 필링 제품입니다. 전문 피부과에서 필링 시술을 받으면 보통 1~2주 간격으로 4회 이상은 받아야 효과가 있는데, 엔프라니의 닥터힐다에서 출시한 ‘수퍼 액티브 스킨 스케일링 시스템’은 피부과 방문 1회 비용으로 6주 동안 필링을 할 수 있어 홈 필링 제품 중 가장 입소문이 무성한 키트입니다. 이외에도 잡티·모공·잔주름을 치료하는 피부과의 IPL시술을 집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아이오페의 ‘IPL 이펙터+’, 미세전류가 흐르는 이온패치를 이용해 스스로 미백 관리를 할 수 있는 차앤박의 ‘이온 프로그램’은 출시 전부터 이슈가 됐던 제품들로, 현재까지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를 이겨내는 데 이처럼 딱 맞는 아이템들도 없겠죠?
요즘 여기저기서 ‘어렵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거라는 예측도 들려옵니다. 힘들다고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오히려 몸도 마음도 처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헤어스타일이 바뀌고 손끝이 매끈하게 정리되고 피부에 화사한 빛이 돌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는 게 여성들의 마음이 아닐까요? 몸속까지 파고드는 한파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적은 비용으로 현명하게 예뻐지는 셀프 뷰티 족에 합류해 볼 것을 ‘강추’합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