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을 강타한 크롭트 티셔츠의 인기가 니트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시즌 수많은 디자이너가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크롭트 아이템과 믹스 매치 아이디어를 대거 방출했다.
미드리프를 살짝 노출하는 크롭트 니트의 장점은 분명하다. 이너 웨어가 겉으로 드러나는 면적이 넓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것. 비슷한 톤의 이너 웨어를 선택해 톤온톤 무드를 연출하거나, 겐조처럼 기장이 살짝 긴 톱을 레이어드하는 것도 트렌디해 보인다. 미드리프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아우터를 걸치거나, 빅토리아베컴처럼 칼라에 힘을 준 아이템으로 시선을 얼굴 쪽으로 분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채색 계열의 크롭트 니트가 있다면 레드나 옐로, 블루 등 비비드한 색감의 이너 웨어를 레이어드해 경쾌하고 톡톡 튀는 에너지를 발산해보자.

‘프렌즈’ ‘사인필드’ 등 1990년대 미국에서 방영한 시트콤 속 주인공들의 룩을 살펴보면 브이넥 니트를 활용한 스타일링을 쉽게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조직감, 티셔츠 컬러 조합 등 브이넥 니트는 당시 미국 패션의 정수와도 같은 프레피 룩을 상징했다. 이에 럭셔리 브랜드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매 시즌 다채로운 브이넥 니트를 선보이고 있다.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그 미묘한 균형감이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깊게 파인 브이넥은 그 자체로 관능적인 무드를, 화이트 셔츠나 오버사이즈 블레이저를 매치하면 캐주얼한 분위기까지 자아낼 수 있다. 스타일링에 리듬감을 더하고 싶다면 펜디, 미우미우처럼 액세서리를 활용할 것. 이자영 스타일리스트는 “빈티지한 레더 재킷이나 스팽글, 레오퍼드 같은 강렬한 패턴이 가미된 하의를 더하면 묵직하고 성숙한 가을 무드를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패션의 유산이라 칭해도 과하지 않은, 할머니 니트라 불리는 페어 아일은 그 어떤 패턴보다 고전적인 멋을 머금고 있다.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 하나만 툭 걸쳐도 존재감이 넘쳐나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페어 아일은 보다 다채롭고 화려해졌다. 샤넬은 촘촘하게 수놓은 패턴을 목도리, 원피스, 레깅스까지 접목했다. 모스키노는 점프슈트의 상의 부분을 허리에 묶은 뒤 핑크 계열의 페어 아일 니트를 레이어드했다. 여기에 워커, 모자 등을 더해 밀리터리 무드를 배가시켰다. 페어 아일의 정점을 찍은 건 아크네스튜디오다. 다이아몬드, 눈꽃 등 오리지널 패턴을 활용한 과감한 아웃핏을 선보였기 때문. 파워숄더로 어깨에 에지를 세운 슈트 스타일로 아가일 패턴의 섹시 버전을 담아냈다. 올해 페어 아일은 그저 마음 끌리는 대로 즐겨보길 바란다. 고풍스럽게 입든, 색다르게 변주하든 그 자체만으로 룩의 감도는 이미 상승했으니까.

특별한 날에는 좀 더 과감해져도 좋겠다. 화려한 디테일을 담은 니트가 런웨이와 쇼윈도를 수놓으며 스타일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구찌는 라임 그린 컬러의 오버사이즈 카디건에 유리구슬로 만든 플로럴 패턴을 장식했고, 에스에스달리는 레트로 감성의 하늘색 드레스에 갈색 터틀넥 니트를 매치해 펑크와 빈티지가 가미된 룩을 완성했다. 트렌디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찾고 있다면 사카이의 캣워크를 참고하자. 니트 안에 박시한 셔츠를 결합한 독특한 레이어링으로 스타일링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펜디가 하우스의 풍요롭고 호화로운 유산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니트 셋업도 빼놓을 수 없다. 베이지, 브라운, 핑크, 다크초콜릿 컬러까지 다양한 색조가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유니크함은 물론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니트 #니트스타일링 #니트코디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