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과 혼란 속에서 치러진 6모에 대해 장재효 DnA 입시랩 소장은 “6모는 단순한 실력 점검이 아닌, 정시 전략 수립의 기점”이라고 강조한다.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한 뒤 박사 과정을 수료한 장 소장은, 서울대 영재센터 교재 개발, 창의와탐구(와이즈만) 수학팀장, 강남 대성학원 수학 강사 및 상담실장 등 다양한 경험을 거쳤다. DnA 입시랩의 정시 지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이성계(이렇게 하면 성공하는 계산기)’의 개발자이기도 한 그는 수학 전공자다운 정밀한 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하다. 특히 틀린 문항 수 기반의 가시적인 분석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는 평을 얻고 있다. 장 소장은 “등급만 보면 드러나지 않는 차이도, 틀린 개수로 보면 선이 명확하게 그어진다. 실수인지, 실력 부족인지, 아니면 난이도 문제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 소장은 올해처럼 경쟁자 수가 증가한 상황에서는 “작년과 같은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수능에서 한 문제는 더 맞혀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서울대의 과탐Ⅱ 가산점, 고려대·연세대의 탐구 과목 반영 방식 등 대학별 유불리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과탐 2등급까지는 조급한 사탐 전환보다 과탐에 집중하는 전략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음은 장재효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황금돼지띠가 수능을 치르는 2026학년도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6모 응시자 2011년 이후 최대, 올해 수능 치열한 경쟁 예상
올해 황금돼지띠들이 입시를 치르는데, 여느 해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이 친구들은 산후조리원, 유치원 입학 때부터 경쟁을 치렀던 세대예요. 그만큼 학부모들의 교육 열기와 관심도 남다릅니다. 입시 설명회만 봐도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마감되고 예년보다 많은 분이 참석하세요. 열기가 체감될 정도입니다.
올해 고3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예년에 비해 어떤가요.
매년 고3 수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긴 하는데, 실제로는 해마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2025학년도 기준으로 보면 현역:N수생의 비율이 65%:35%였고, 서울대 합격생 비율은 현역 40%, N수생 60%였어요. 이건 N수생이 더 잘한다는 얘기죠. 올해 6모 성적도 작년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올해는 N수생 숫자가 줄 거라는 얘기도 있는데, 6모 응시자 현황은 어떤가요.
재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2만8000명 늘어 41만3000명을 넘었고, N수생도 1000명 정도 늘어 전체적으로는 응시생이 3만 명 정도 증가했어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볼 수 있죠. 올해 수험생들이 지난해 수험생들과 동일한 라인의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선 수능에서 한 문제 정도 더 맞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2025학년도 메디컬 및 스카이 입시를 간단히 분석해주신다면요.
작년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서 ‘의대 가기 쉬워졌다’ ‘연고대 갈 성적대의 학생들이 의대에 갔다’는 말이 있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틀린 개수로 보면, 성균관대나 가톨릭대 의대는 1개 정도였고 주요 의대는 6개 이내로 틀려야 가능했어요. 그러니 연고대 갈 성적의 학생이 의대를 갔다는 얘기는 과장이죠. 여느 해 같았으면 의대에 아슬아슬하게 떨어졌을 정도의 학생들이 합격했다, 그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정시 전형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면요.
연세대가 정시 모집에서 학생부 내신 평가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문·자연계는 수능 950점과 학생부 50점으로 선발하고 의대는 최종 전형 기준 수능 900점, 학생부 50점, 면접 50점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1000점 만점에 50점이면 비중이 낮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는 학부모님들이 많아요. 하지만 실제로 내신 3~4등급이라도 감점되는 점수는 1점 정도고, 그건 수능 국어 표준점수 1점 정도의 차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큰 편은 아닙니다. 고려대는 작년에 자연계를 지원하려면 과탐을 의무적으로 해야 했는데 올해부터는 사탐을 해도 자연계를 지원할 수 있어요. 대신 과탐 선택자에게는 3% 가산점을 주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올해는 연세대에 이어 고려대 자연계도 과탐 필수를 폐지하면서 사탐런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사회문화 등 일부 사탐 과목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사탐런, 사회문화 평균 높을 수 있으니 선택 신중하길
연세대에 이어 고려대도 탐구 필수 응시 과목을 폐지하고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사탐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요. 6모 이후 사탐런을 고민하는 학생들도 많은데요.단순히 성적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대학별 가산점 구조와 본인의 가능성을 잘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연세대나 고려대는 자연계에 지원하는 학생이 과탐을 선택할 경우 백분위 변환 표준점수에 3% 가산점을 줍니다. 때문에 사탐으로 바꾸더라도 과탐을 했을 때보다 백분위가 평균적으로 5 이상 높아야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균관대나 중앙대처럼 가산점을 5% 주는 대학은 백분위가 9 이상 높아야 유리하죠. 그런데 이번 모의고사에서 지구과학은 44점(50점 만점)이 1등급 컷이었고, 사회문화는 48점이 1등급 컷(가채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회문화는 시험이 쉬웠던 터라 만점을 받아도 백분위가 98 정도로 예상되는 반면, 지구과학은 상대적으로 표준점수나 백분위 측면에서 더 유리한 구조였어요. 그러니까 절대 점수가 더 높다고 해서 유리한 건 아닙니다. 과탐 1~2등급이 나오는 학생이라면, 지금 성적이 조금 아쉽더라도 과탐을 유지하면서 더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대부분 더 유리합니다. 반면 과탐이 4등급 이하라면 사탐으로 전환을 적극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3등급은 애매한 ‘회색지대’이기 때문에 본인의 학습 스타일이나 과목에 대한 흥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길 권합니다.
사탐런을 결심한 학생에게 전할 과목 선택 팁이 있을까요.
저는 사탐런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9개의 사탐 과목 모의고사 문제지를 모두 풀어보라고 해요. 과탐은 공부하지 않으면 아예 손도 못 대는 문제들이 많은데, 사탐은 배우지 않았더라도 문제를 보면 감이 오거든요. 어떤 과목은 5분 만에 ‘이건 안 되겠다’고 포기하는가 하면, 어떤 과목은 ‘할 만한데?’ 하기도 해요. 심지어 열심히 공부한 과탐보다 배운 적 없는 사탐 점수가 높게 나오는 학생도 있습니다. 사탐런을 결심했다면 그런 식으로 여러 과목의 문제를 한번 풀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다만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는 덕후가 많기 때문에 시험이 어려워도 고득점자가 다수라서 표준점수가 낮은 경향이 있어요. 사회문화는 최근에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옮겨 간 까닭에 평균이 높아지고 표준점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지난해 서울대 의대의 입결이 하락했다는 말이 있었는데요.
서울대 의대는 과탐 I+I 조합으로는 만점이어도 합격이 불가능했을 만큼 고득점자가 몰렸습니다. 서울대 의대 합격생 중 1명이 진학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는 바람에 23년 만에 추가 합격자가 나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가 돌았던 것 같은데, 점수로 보면 절대 입결이 하락한 건 아니에요.
과탐 I+I 조합은 만점이라도 합격하기 어렵다니, 너무 놀라운데요.
서울대는 과탐Ⅱ 과목에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과탐Ⅱ 한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과탐Ⅰ만 선택한 학생에 비해 만점 기준 표준점수 3점+가산점 3점, 총 6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서울대는 과탐 점수에 0.8을 곱해서 반영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5.4점의 차이가 생겨요. 만약 과탐Ⅱ 과목 2개를 선택하면 실제 반영 점수 차이는 9~10점에 이릅니다. 이 정도 점수 차이는 다른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다고 해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서 서울대 자연계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과탐Ⅱ 과목을 선택합니다. 특히 서울대 의대를 준비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Ⅱ+Ⅱ 조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과탐Ⅰ 중에서도 일부 과목의 만점 표준점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정적으로 높은 점수를 확보하려면 과탐Ⅱ 과목 2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거든요.
6모 기준 어느 정도 성적이면 의대나 스카이 진학이 가능할까요.
작년 수능에서는 과탐 생명과학+지구과학 조합 기준으로 11문제를 틀렸을 때가 1등급 컷이었습니다. 반면 올해 6월 모의고사에서는 12문제를 틀렸을 때가 1등급 컷이었기 때문에 이번 시험이 작년 수능보다 조금 더 어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올해는 고3 학생 수가 증가하고 의대 정원이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같은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한 문제 정도 더 맞혀야 해요. 때문에 우연찮게도 지난해 수능과 결과적으로 비슷한 라인이 형성됐습니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만점(영어·한국사 1등급 기준)을 맞아야 하고, 성균관대와 가톨릭대 의대는 한 문제, 울산대와 한양대 의대는 2문제, 고려대와 연세대 의대는 3문제 이내로 틀려야 안정권입니다. 연세대 의대는 인기가 높지만 심층 면접 부담 때문에 입결이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외에 지방 의대까지 포함하면 8문제 이내에서 가능하고요, 약대·한의대·수의대의 경우 10문제 정도가 합격 마지노선이며,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들은 이보다 조금 더 높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자연계열 학과는 대략 11문제 이내로 틀리면 진학이 가능하고, 문과 계열은 자연계보다 한두 문제 정도 더 틀려도 같은 수준의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6모로 올해 수능 출제 방향이나 평가원의 의지를 읽을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는 보입니다. 지난해엔 출제진 교체 등으로 6모와 9모 난이도 차가 너무 컸는데, 이번 6모는 킬러 문항 없이도 변별력이 있는 시험이었고, 난이도 조절도 훨씬 안정적이어서 원점 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과목별로 약간의 편차가 있을 수 있겠으나 수능도 비슷한 난이도에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6모는 이미 끝났지만 학생들이 이 시험을 통해서 얻어야 할 게 있다면요.
모의고사는 등급 안에서도 점수 차가 크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먼저 자신이 몇 문제를 틀렸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틀린 개수만 확인하면 목표 대학까지 몇 문제를 더 맞혀야 하는지가 좀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20개를 틀렸고 목표가 12개 틀리는 수준이라면 8개를 더 맞혀야 하는 거죠. 이 정도면 각 과목에서 두세 문제 정도만 더 맞히면 되는 셈입니다. 이때 필요한 건 구체적인 분석입니다. 틀린 문제들을 실수로 틀린 문제, 조금만 공부하면 맞힐 수 있는 문제, 지금 수준에서 어려운 문제 이렇게 3가지로 분류해보세요. 그러면 현실적으로 다음 시험에서 몇 문제를 더 맞힐 수 있을지 감이 잡히고, 목표가 구체화될 거예요. 만약 국어에서 비문학이 약했다면 매일 15분씩 투자해 지문을 풀고 분석하는 식으로 작은 루틴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한 달만 꾸준히 해도 비문학 문제에 자신감이 붙고 나중엔 ‘여기서 시험 문제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력이 느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당장 점수 안 나온다고 포기해선 안돼”
보통 학생들이 틀린 개수를 얼마나 줄이던가요.재수 상담을 할 때 “1년 동안 공부하면 성적이 얼마나 올라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열심히 한다는 전제하에 “틀린 문제의 절반은 줄일 수 있다”고 말씀드려요. 예를 들어, 수능에서 30개를 틀렸다면 다음 해엔 15개까지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최대 목표입니다. 물론 상위권으로 갈수록 한 문제 올리는 데 드는 노력이 크기 때문에 줄일 수 있는 개수가 줄어들죠. 실제로는 1년 만에 틀린 문제 개수를 70%까지 줄인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고, 개인의 노력과 전략에 따라 성과는 더 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6모를 수시 라인 잡기에서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요.
수시 원서 작성의 기본 원칙은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단, 6모는 전 범위가 아니기에 완전한 기준은 아닙니다. 특히 고3은 여름방학 이후 성적 변화가 크기 때문에, 9모 결과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6모보다 성적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크게 오르는 예도 있습니다. 따라서 6모와 9모 결과를 종합해 자신의 정시 가능 대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기준으로 수시를 상향 4개, 적정 1개, 안정 1개 수준으로 조합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재수 종합반에서 상담하며 만든 표현이 있어요. ‘공부의 시간차 효과’라는 겁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그 결과가 바로 성적으로 나타나진 않는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5월까지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6모 성적이 잘 안 나왔어요. 그러면 좌절하면서 ‘난 아무리 해도 안 되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공부의 효과는 두세 달 뒤에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모르고 포기해버리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실제로 10월쯤 되면 상담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학생이 있는데, 그런 경우 수능을 잘 보는 예가 많습니다. 정말 열심히 한 학생은 스스로 알기 때문에 성적이 안 나오면 억울하고, 그 억울함에서 눈물이 나는 것이거든요. 반대로 공부를 충분히 안 했는데도 성적이 잘 나오면 ‘이 정도만 해도 되나 보다’ 하고 방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런 경우엔 조금 시간이 지나면 성적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학생도, 부모님도 공부 효과는 반드시 나중에 나타난다는 걸 기억하시고,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면서 기다려주시면 좋겠어요.
#장재효 #수능 #6월모의고사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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