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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혈뇨 나오거나 소변 안 나오면 전립선암 말기?”

| 인터뷰 | 강성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최영철 기자

2023. 07. 04

“요로 증상에 열, 통증 동반되면 전립선염 의심”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암으로 진행 안 돼”

강성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강성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40대 중반 이후 남성들에게 ‘말 못 할 고민’이란 알고 보면 소변 문제가 대부분이다.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밤에 몇 번씩 화장실을 다녀오고, 소변을 참지 못해 장기 차량 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소변과 관련된 이런 ‘하부요로증상’은 방광이나 신장 등의 문제가 아니라 대개 전립선 질환 탓일 가능성이 크다.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생식기능의 일부를 담당하는 작은 샘으로, 골반강 안에 위치하며 위로는 방광과 인접하고 방광에서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성인의 정상 전립선은 평균 20g으로 호두알 크기 정도다. 전립선은 정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립선액의 생성과 정자의 생존 기능을 담당하며, 정자의 운동성과 수정 능력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렇듯 생식기능을 돕는 신체 기관인 전립선 관련 질환은 대개 소변 문제와 연관돼 있다. 어떤 이유로든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암 등의 질병은 전립선이 커져 그 사이를 지나가는 요로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사실 전립선은 생식기능을 일부 담당하지만 이곳에 질환이 있다고 해서 성적 기능이나 생식기능 자체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과연 노년의 남성들이 전립선 질환을 피해갈 방법은 없을까. 전립선암의 명의이자 전립선 내시경 로봇 수술의 대가인 강성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나 전립선 질환의 증상과 원인,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3대 전립선 질환 공통분모 ‘하부요로증상’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등 대표적 전립선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소변을 볼 때 불편감을 느끼는 하부요로증상이다. 하부요로증상은 크게 배뇨 증상과 저장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배뇨 증상으로는 소변 줄기가 가는 세뇨, 소변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소변이 중간에 끊어지는 단축뇨,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남아 있는 느낌이 드는 잔뇨감, 소변을 다 보고 난 후에도 방울방울 떨어지는 배뇨후점적 등이 있다. 저장 증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요절박, 자기도 모르게 소변을 참지 못하는 요실금,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서 일어나는 야간뇨 등이 있다.”



하부요로증상은 개인별, 질환별로 차이가 없나.

“하부요로증상은 어떤 이유로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처음 증상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전립선염도 하부요로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염증으로 인해 부은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립선염은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과 달리 요도·회음부 통증이나 발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에서는 말기에 요도 주변까지 암 조직이 침범하면 하부요로증상이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드물다.”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 원인은 무엇인가.

“전립선비대증의 발병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세포증식 유도와 세포증식 억제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전립선 조직의 항상성이 깨지는 경우 발생한다고 추측할 뿐이다. 즉,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남성 호르몬(DHT)의 존재와 노화다.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상태가 경미하거나 환자가 치료에 따른 부작용 또는 불편을 원하지 않는 초기의 경우 환자 상태를 수시로 파악만 하는 대기관찰요법을 시행한다. 그러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원하면 근육 이완 약제나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치료를 한다. 마지막으로 반복적 급성 요저류, 재발성 요로감염, 방광결석 형성, 방광 출구 폐색(완전히 막히는 것)에 의한 신장 기능 저하 등 관련 적응증이 나타나는 환자에 한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외과적인 수술 방법에는 내시경을 이용하는 전립선 절제술, 개복 또는 로봇을 이용하는 전립선 적출술 등이 있다.”

전립선염의 원인과 특징적인 증상에 대해 말해달라.

“전립선염 중에 세균 감염으로 일어나는 세균성 전립선염 환자가 8~10%이고 나머지는 감염이 확인되지 않는 비세균성 전립선염 또는 만성골반통증증후군 환자다. 요로감염이 원인인 급성전립선염의 경우 배뇨통, 빈뇨, 요절박, 배뇨곤란, 급성요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회음부 통증, 하복부 통증, 고열, 오한 등 감염에 의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만성전립선염은 성인 남성의 50%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 흔한 질환이지만, 그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스트레스, 과로, 비만, 음주, 흡연 등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정할 뿐이다. 만성전립선염의 증상은 회음부 통증, 성기 통증, 고환 통증, 하복부 통증, 배뇨통, 사정통 등 광범위하고 정도도 다양하다. 치료 후에도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매번 다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고, 일부 환자는 매우 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한다.”

전립선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급성전립선염은 급성 중증 감염성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으며, 즉각적인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전립선염의 경우는 증상 및 병인이 복잡해 다양한 치료법이 고려되는데, 기본적으로는 4~6주간의 약물요법으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 규칙적인 성생활, 과도한 음주와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온좌욕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만, 전립선암 큰 연관… 과일, 채소 예방에 도움

전립선암의 특징적 증상이 있다면.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나타나면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다. 요로가 막히거나 방광 자극이 발생했다면 종양이 요도, 방광 경부, 방광삼각부로 직접 침범했다는 의미다. 전립선암은 5년 생존율이 높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이 94.4%였는데, 이는 2014년의 89.9%와 비교했을 때 5%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10년 생존율은 92.1%였다. 국소 진행 단계의 전립선암 5년 생존율은 99.2%,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는 45.7%로 보고됐다.”

전립선암은 유전 성향이 있다는데.

“약 10%의 전립선암에서 유전 성향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직계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1명인 경우 2.5배, 2명인 경우 5배, 3명인 경우 11배로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내인적, 환경적 요인으로는 고령, 붉은 육류 및 가공육 소비, 대사증후군 등이 연관이 있다. 특히 비만은 만성적 염증을 증가시키고 체내 면역세포를 변화시켜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등 전립선암과 큰 연관이 있다.”

대표적 전립선 질환들 각각의 특징적 증상이 있다면.

“전립선염은 전립선비대증에서 발생하는 배뇨곤란, 요로 폐색 증상에 더해 발열, 요도 작열감, 회음부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암은 말기로 갔을 때 요도폐쇄로 인한 배뇨곤란, 전이로 인한 척수압박, 회음부 통증, 방광 침범으로 인한 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관계는.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 증상이 심해진다고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같이 올 수도 있으므로 50세 이상 남성은 1년에 한 번 정도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전립선 질환의 증상 중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하는 경우는.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급성 요폐 환자다. 장기간 방치하면 신장 손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또 하나의 증상은 급성전립선염으로 인한 고열이다. 급성전립선염은 중증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정맥을 통해 즉각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전립선암이 척추뼈로 전이돼 척수압박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하지 마비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전립선 질환을 피하기 위한 식생활 실천법이 있다면.

“비만은 만성적 염증을 유발해 암의 발병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식이를 멀리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 붉은 육류, 가공육 또한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보다 많은 생선 섭취, 라이코펜을 다량 함유한 과일과 채소(딸기, 수박, 자몽, 토마토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콩) 등이 전립선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 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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