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수술은 반려견의 건강 상태나 견종, 성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수술 시기, 종, 성별에 따라 미치는 영향 달라
보스턴 테리어 생후 6개월에 중성화수술을 한 보스턴테리어 암컷은 중성화하지 않은 개에 비해 관절 장애,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지만, 한 살이 되기 전 중성화한 보스턴테리어 수컷은 위험도가 올라갔다고 한다(왼쪽). 골든 리트리버 시기와 상관없이 중성화수술을 하면 암 발병률이 5~15%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끼를 낳아야 자궁이 건강하다는 이야기도 근거가 없다. 오히려 암수 공통으로 생식기의 성장이 완료된 이후보다 이전에 제거하는 것이 향후 생식기 암이나 각종 염증에 대한 위험성이 적다. 하지만 생식기 이외의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암컷으로 태어났으면 새끼를 낳아봐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다. 반복해 말하지만 사람에게 못 할 짓을 동물에게 하지 말자. 요즘 젊은 세대에게 비슷한 말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생각해보라.
미국 벤자민 하트 UC데이비스 수의학 교수 연구 팀이 15년간 35종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적절한 중성화수술 시기는 종마다 차이가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연구가 시작되고 1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연구 견종은 35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견종은 200종이 넘는다. 즉, 아직 반려견의 중성화에 대한 정확하고 명료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또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가 대체로 검증을 거치지 않은 부정확한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논문의 주요 저자인 하트 교수는 “모든 종에 맞는 중성화수술 시기는 없다”며 “일반적으로 출생 후 1년 안에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으면 암과 관절 장애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아도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종도 있다. 또 중성화수술을 해도 종에 따라 관절 장애와 암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한다.
특히 관절 장애의 경우 중성화수술보다는 견종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공동 저자인 리네트 하트 UC데이비스 수의학 교수는 “몸집이 작은 종은 중성화 후 관절 장애가 없었지만 몸집이 큰 대부분의 종은 관절 장애가 나타났다”고 덧붙인다. 이러한 차이점은 소형견과 중 · 대형견의 견종 차이와 함께 성장의 속도와 연관 있어 보인다. 소형견은 대부분 1년 이내 성장이 완료되지만, 중 · 대형견은 2~3년까지 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예로 골든 리트리버는 시기와 상관없이 중성화수술을 하면 암 발병률이 5~15%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성화수술 시 성별 차이도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생후 6개월에 중성화수술을 한 보스턴테리어 암컷은 중성화하지 않은 개에 비해 관절 장애,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지만, 한 살이 되기 전 중성화한 보스턴테리어 수컷은 위험도가 올라갔다고 한다. 연구 팀은 보통 보호자들이 반려견 출생 후 6개월이 된 시점에 중성화수술을 하는데, 종에 따라 중성화 여부와 시기 등을 주의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에서는 종과 중성화 시기 등을 고려해서 통상적인 중성화의 장단점을 설명하기도 한다. 먼저 수컷 반려견의 중성화 장단점을 살펴보자. 중성화수술은 수컷에게 두 번째로 흔한 암인 고환암의 위험을 제거한다. 또한 전립선암 위험을 감소시키며, 항문 주위 선종(양성종양) 같은 호르몬 관련 질병의 위험 역시 줄일 수 있다. 즉, 고환 제거가 생식기와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질병의 위험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성적 행동을 감소시키고, 특정 유형의 공격성을 줄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중성화수술을 한 개는 일반적으로 중성화하지 않은 개보다 수명이 더 길었다고 한다.
암컷의 경우에도 수컷과 마찬가지로 성 관련 질병이 제거된다. 생후 2.5세 이전에 중성화수술을 할 경우 유방암, 자궁축농증, 항문 주위 선종, 자궁 경부 난소 종양 등 생식기와 호르몬 관련 질환의 발병률이 대부분 소멸된다고 한다.
문제는 암컷의 중성화가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세 이전에 중성화할 경우 골육종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비장 및 심장 혈관육종 위험이 늘어났다고 한다. 4~20% 정도는 난소 제거로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특히 이른 시기의 중성화수술은 외음부나 질 피부염, 질염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암수 상관없이 중성화수술 이후 활력을 잃어 비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대형견은 뼈 성장이 완료되기 전에 중성화수술을 받을 경우 십자인대 파열(무릎 부상) 가능성을 높인다. 이른 시기 중성화는 소음 공포나 낯선 장소에 대한 공포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한다고 해서 할 필요는 없다
중성화수술에 대한 논문에서 벤자민 하트 교수는 “중성화는 보호자와 수의사가 합의해 내려야 하는 결정이며 사회적 기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 “수의학계에서 가장 자주 시행되는 중성화수술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떠도는 부정확한 정보에 휘둘리기보단 순수하게 반려견의 건강, 견종, 성별 등을 고려해 결정하라는 것이다.가령 성장이 끝나지 않은 골든 리트리버가 중성화수술을 받는다면 가뜩이나 유전병에 취약한 견종이 관절 질환, 비만 등의 위험에까지 노출되는 셈이다. 반대로 몰티즈 암컷은 중성화하지 않을 경우 나이 들어서 자궁축농증 등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보호자는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중성화수술 #반려견중성화 #슬개골탈구 #여성동아
서상원
현) 세종시 팀플독 반려견센터 운영
미국 그리샤 스튜어트 아카데미 공인 트레이너
미국 FearFree 인증 동물 트레이너
미국 카렌프라이어 아카데미 반려견 사회화 교육과정 수료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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