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활동을 쉬는동안 연기 선배인 남편(배우 김진근)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연극을 먼저 접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연극을 꼭 해보고 싶던 차에 기회가 닿아 ‘국화꽃향기’를 복귀작으로 선택하게 되었죠.

원작 소설 ‘국화꽃향기’를 토대로 만들어졌고, 고 장진영 씨와 박해일 씨가 출연한 영화로도 유명하죠. 아픔이 담긴 사랑 이야기예요. 작품 안에서 저는 장미주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어요. 미주는 자기 꿈을 위해서라면 어느 것 하나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인물이죠.
“섹시한 이미지는 외모의 느낌 때문, 실제 제 모습은 주인공 미주와 닮았어요”

지금까지 제 이미지는 외모의 느낌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이번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미주의 내면이 저의 성격과 비슷했기 때문이에요. 또 미주는 굉장히 씩씩한 사람이거든요. 그런 점이 저와 굉장히 비슷해요. 우울할 땐 마냥 힘들어하기보다 “난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면서 기운을 내는 모습 같은 거요.

많이 아파본 적이 없어요. 미주는 임신을 했지만 암에 걸리게 되고,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음을 맞으려 하죠. 제 주위에도 암에 걸려 약물치료 중인 분이 계신데 연기를 하며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물론 그렇죠. 미주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거워요. 연극 연습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밤 11시가 넘어 다른 일상생활을 할 여유가 없어요. 미주 역에 빠져있는 슬픔보다 아기를 볼 시간이 없다는 게 더 슬픈 것 같아요.

이제 두 살 된 아들은 제 최고의 활력소죠. 항상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해요.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다양하게 갖게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다른 엄마들도 다 똑같겠죠? 지금은 바빠서 집안일에 신경 쓰지 못하는데, 작품 시작 전에는 남편의 식사나 아기 이유식은 제가 직접 챙겨주었죠. 가장 잘하는 요리요? 북어국이에요. 남편이 술을 좋아하거든요.(웃음)

출산 후에는 집안일이나 아이 돌보는 것을 남편이 많이 신경써주고 있어서 고마워요. 또 남편이 연기 선배잖아요. 지적을 하는 대신 말없이 도움을 주는 편이에요. “그건 어떻게 연기하는 게 더 좋을까?”라고 말하면서 함께 고민해주고 연기 팁을 주곤 하죠.

방송에서는 남편에 대한 불만을 말했지만 사실 그건 남편에 대한 일부분의 불만이었을 뿐이에요.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첫 작품에서 만난 게 남편이거든요. 벌써 8년이나 되었죠. 저희는 항상 즐거워요. 부부가 돼 함께 이야기하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100점이에요. 밖에서 일 할 때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아이인데, 남편이 제가 아이 걱정을 하지 않게 잘 챙겨주거든요. 그리고 말 한마디도 항상 든든하게 해주는 것도 100점이죠.

‘국화꽃향기’ 공연 이후 계획은 아직 잡힌 것은 없어요. 연극이 끝나면 드라마나 영화를 시작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따로 욕심나는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나리오를 읽을 때 마음이 움직이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글·박해나<더우먼동아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phn0905@gmail.com>
사진·이기욱<동아일보 출판사진팀 기자>
동영상·이지현 강조은<더우먼동아 eTV 에디터>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