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MBC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정형돈(33)의 별명은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였다. 은색 양복에 녹슨 크로스백, 흰 바지에 훤히 비치는 속옷, 상·하의를 같은 컬러로 맞춰 입는 등의 독특한 패션 취향과, 그가 살고 있는 서울 강서구 개화동 이미지가 겹치면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별명을 바꿔야할 것 같다. 지난 7월 개화동을 떠나 여의도로 이사했기 때문.
정형돈은 자신의 신혼 보금자리인 개화동 집을 종종 웃음의 소재로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이 정든 동네를 떠나는 것이 아쉬운 듯 9월 초 방송에서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다. 김태호 PD도 자신의 트위터에 ‘아. (이제 정형돈은) 미존여오군요. 아직도 형돈이가 개화동을 떠났다는 게 믿기 싫은가 봅니다’라고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가 새로 이사한 곳은 63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 금호 리첸시아로, 고층부에 자리 잡고 있어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형돈은 매매가 아닌 전세로 입주했다. 정형돈이 아내와 함께 상가에서 쇼핑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여의도 입성 후 사업도 강연도 술술 잘 풀려
정형돈이 개화동을 떠나 새로 입주한 여의도 주상복합 건물.
정형돈은 이사와 동시에 활동 보폭도 넓히고 있다. 우선 10월 말 돈가스 쇼핑몰 ‘도니도니몰닷컴’을 오픈한 데 이어 11월 초에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행사에 강연자로 나섰는데 둘 다 반응이 폭발적이다. 특히 강연에서 그는 한 청중이 대기업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연예계에 뛰어든 이유를 묻자 “직장생활 12년 된 선배의 모습을 보며 내가 꿈꾸던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회사를 그만뒀다. 그때 회사 선배들이 ‘네가 무슨 개그맨이냐’며 자극을 주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됐다. 그런 채찍질이 때로는 성장의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6년여 만에 퇴사하고 2002년 KBS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해,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4년 인덕대 방송연예과에 입학해 한동안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정형돈은 강연장에서 젊은이들에게 “핸들을 놓치지 않고, 불법 유턴이나 뺑소니 없이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 가는 것이 청춘이다. 일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한두 번 브레이크를 밟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앞으로 나아가는 걸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해 ‘개념 강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정형돈 측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좋게 봐줘서 부끄럽고 감사하다. 본격적인 강연자로 나서는 건 부담스럽지만 기회가 온다면 젊은 친구들과 편하게 소통하는 자리를 만드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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