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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영원한 현역

최일구 앵커의 각오

“진행은 연성화! 콘텐츠는 강화!”

글·이혜민 기자 사진·지호영 기자

2010. 12. 16

최일구 앵커의 각오


“‘나이 오십 넘은 사람이 까불대다 뉴스를 쇼로 만드는 게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분들이 계신데, 뉴스는 엄연히 뉴스죠. 다만 저는 딱딱한 진행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은 겁니다. 영어를 잘 못 알아듣기는 하지만 CNN을 보면 진행 방식이 자연스럽잖아요. 제가 앵커가 되면 자연히 ‘뉴스 진행의 연성화’는 생기겠죠. 하지만 심층 기사를 더 강화하기 때문에 콘텐츠가 연성화되진 않을 겁니다(웃음).”
‘앵커계의 서태지’로 불리는 최일구(51) 기자가 MBC 사상 처음으로 주말 뉴스 시간을 9시에서 8시로 앞당긴 ‘8시 뉴스데스크’란 대대적인 모험에 선장으로 나선다. 11월 초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각오를 밝힌 그는 어느 때보다 다부져 보였다.
1985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사회부장, 뉴미디어에디터, 보도제작국 부국장을 지내다 2003년 11월부터 1년 6개월간 뉴스를 진행한 최 앵커는 재치 있는 멘트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 ‘최일구 어록’을 탄생시킨 바 있다. “정치인은 왜 유세만 하면 시장을 가나” “정치인 분들 제발 싸우지 말아 달라. 머슴들이 싸움하면 그 집안 농사는 누가 짓느냐”며 정곡을 찌르는가 하면 만두 파동, 냉면 육수 파동 당시 “나도 오늘 저녁에 만두 시켰다” “나는 그래도 냉면 먹겠다”고 말해 여론을 잠재웠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 되새기며 최선 다할 예정
MBC가 주말 뉴스 시간을 옮긴 것은 “주말 저녁 뉴스의 수요가 평일 보다 앞당겨졌다”는 판단 때문. 제작진은 앞으로 심층성을 강화해 깊이 있는 기사를 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수한 기자 8명으로 구성된 주말뉴스전담팀을 꾸려 콘텐츠를 강화하고 예능과 뉴스를 오가며 소통 감각을 키운 PD를 투입한 것도 그런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최일구란 카드가 쓰인 이유는 간단했다.
“뉴스가 다소 죽어있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시청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기사가 아닌 기자들만의 뉴스를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생겼고요. 그래서 여러 차례 논의를 한 끝에 좀 더 살아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최일구를 투입,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기사를 전달해보자 싶었습니다. 앵커를 현장에 출동시켜 그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홍순관 주말뉴스 담당 부국장)
그래선지 MBC는 본사 건물에 최일구 앵커의 모습을 담은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가 하면 포털 사이트 배너 광고와 패러디 홍보 영상을 제작하며 ‘최일구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기도 한 최 앵커의 심경이 궁금했다.
“회사 전면에 제 사진이 걸려있던데,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광고를 많이 해서 숨을래야 숨을 수도 없죠. 하지만 MBC뉴스데스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투입된 만큼 정면 돌파해 봐야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 부담에 짓눌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요즘 나라, 기업, 직장 내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저만큼은 그 누구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뉴스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11월6일부터 시청자를 찾아가기 시작한 최일구 앵커. 첫 방송에서 전라남도 낙지 어민을 찾아 응어리진 상황을 전한 그의 활약이 앞으로도 쭉 지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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