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장서희(38)에게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었다. 89년 데뷔 이후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시청률 면에서 성공을 거둔 ‘인어아가씨’ ‘아내의 유혹’이 모두 막장 드라마로 세간의 도마에 오른 것. 이 때문에 그는 한 번도 받기 힘든 연기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고도 ‘막장 아이콘’으로 맘고생을 했다.
지난 2월 초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산부인과’는 그런 면에서 장서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산부인과’는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을 담은 드라마로, 미혼모나 낙태 문제 등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방영 초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장서희는 여기서 산부인과 펠로(전임의) 2년차로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는 여의사 서혜영을 연기한다. 첫 방송을 일주일 앞두고 만난 장서희는 “시청자들께 칭찬받고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작의 막장 논란으로 적잖이 맘고생 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 그러면서도 그는 “내게 ‘아내의 유혹’은 명품 드라마지 막장이 아니다. 소중하고 고마운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맡은 그는 헤어스타일을 짧은 커트로 바꾸고 실제 분만실에 들어가 출산 과정을 지켜보는 등 연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는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아이 낳을 땐 남편이 출산 지켜보게 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아이 낳는 게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힘든 출산 과정을 거친 엄마가 아이를 가슴에 안고 손발을 만져주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갓 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은 어머니의 눈빛은 그 어떤 연기로도 표현하기 힘들 것 같아요.”
드라마 속에서 수많은 산모와 신생아를 접하는 장서희는 빨리 결혼해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빨리 짝을 만나 결혼하고 싶어요. 아이를 갖는다면 남편에게 출산 장면을 꼭 보여주고 싶고요. 서로 사랑으로 만든 생명의 탄생을 엄숙하고 숙연하게 지켜보면서 아이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족애를 돈독히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장서희는 ‘산부인과’ 제작발표회가 열린 자리에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와이즈우먼(Wise Woman) ‘피임·생리 이야기’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극중 산부인과 의사인 만큼 임신중절수술에 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장서희는 “중절수술은 반대하지만 단순히 수술을 막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신과 출산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것도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알게 됐어요. 비용 부담 때문에 미혼모, 임신중절 등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미력하나마 드라마 ‘산부인과’를 통해 이 문제를 조명하고 국가적인 대책이 강구되면 좋겠습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