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사람들이 날 보면 어디 지팡이를 숨겨두지 않았나, 입이 비뚤어지지 않았나 유심히 살펴요. 하하하.”
조영남(65)이 지난 1월 초 가벼운 뇌경색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상태가 호전된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안부를 묻자 특유의 유머를 곁들여 건재함을 드러냈다. 물론 인터뷰도 흔쾌히 응했다. 인터뷰 장소는 대한민국에서 비싼 집 중 하나로 알려진 그의 서울 청담동 빌라. 그는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 때문에 다소 초췌해 보였다. 평소보다 나이 들어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시큰둥하던 그의 표정이 “스타일리시해 보인다”는 여친의 찬사에 금세 환해졌다.
“올해가 천재 시인 이상이 태어난 지 1백년 되는 해예요.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이상의 기일인 4월17일까지 수염을 기르기로 했어요. 자료를 보면 그의 평소 행색이 수염이 덥수룩하고 봉두난발에, 아주 기괴했다고 해요.”
죽은 이상이 산 조영남의 뇌를 고장 내다
사실 그가 병이 난 것도 이상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연말 독감에 걸린데다 그간 준비해오던 이상의 평전을 마무리하느라 밤샘작업을 해 몸에 무리가 왔다는 것.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병명을 확인했다고 한다.
“올해 이상의 기일에 맞춰 평전을 펴낼 생각으로 집필에 매달렸는데, 잠 좀 자려고 하면 ‘그 구절이 이런 뜻인가’라고 새로운 해석이 떠오르는 거예요. 잠들었다 깨어나면 잊어버릴 것 같아 다시 일어나 원고 쓰고 다시 잠자리에 들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죽은 이상이 산 조영남의 뇌를 고장 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