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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결혼 1백일! 김효진 알콩달콩 신혼 일기

“든든한 배경 생겼으니 더 열심히 일할 거예요”

글 정혜연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메리엘 웨딩 제공

2009. 08. 24

‘쪼매난 이쁜이’ 김효진의 얼굴이 활짝 폈다. 6년 열애 끝에 지난 5월 한 살 연하의 회사원과 웨딩마치를 울린 그는 하루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결혼 1백일! 김효진 알콩달콩 신혼 일기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면 신혼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6년 동안 사귀다 결혼에 골인한 개그우먼 김효진(33)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점이 색다른 것 같아요. 어디 가서 ‘제 남편이에요’라고 소개하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반대로 남편이 저를 소개할 때 ‘제 와이프예요’라고 말하는 것도 아직은 어색하지만 기분이 좋더라고요. 요즘 같이 장보러 다니고, 집안 곳곳을 꾸미는 등 살림하는 데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지내요.”
결혼하고 나서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달라졌냐고 묻자 그는 “책임감이 생긴 것”을 첫째로 꼽았다.
“결혼 전에는 모든 일을 혼자 결정했지만 이제는 사소한 부분이라도 남편과 상의를 한 뒤 결정하게 돼요.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양가 부모님을 챙기는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혼자 지내다 보니 이런 것들에 익숙지 않은데 차차 잘해가야죠.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남편은 절 보고 첫눈에 ‘이 사람이다’ 싶었대요”
2003년 시트콤 ‘논스톱’ 종영 이후 출연진과 엠티를 간 김효진은 그곳 펜션에서 남편 조재만씨를 처음 만났다. 펜션 주인의 아들인 남편이 주말을 맞아 잠시 내려와 있었던 것.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인연임을 직감했냐고 묻자 그는 “연하였기 때문에 감이 안 왔다”고 말했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저보다 한 살 어리더라고요. 제 남동생이 한 살 아래라서 연하는 남자로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남동생이 늘 철부지처럼 보였거든요. 게다가 남편이 동안이라 별로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결혼 1백일! 김효진 알콩달콩 신혼 일기

남편의 구애로 연애를 시작한 뒤 그는 자신의 생각이 모두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어른스러운 면이 많아 놀랐다고. 그의 남편은 김효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이 여자다’라는 느낌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냥 막연하게 이 사람과 잘될 거라는 느낌 있잖아요. 그러다가 연애를 하면서 가치관이 비슷하고, 종교가 같아서 확신을 갖게 됐대요.”
두 사람은 6년 동안 여느 연인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만남을 가져왔다고 한다. 영화나 공연을 보며 데이트를 즐겼다고. 두 사람에게 위기는 없었을까.
“보통 연인들처럼 저희 역시 말다툼도 하고 그랬죠. 하지만 크게 나빴던 적은 없어요. 아무래도 종교생활을 같이 하다 보니까 그런 일이 있어도 지혜롭게 잘 넘겼던 것 같아요.”
그는 각자 일하며 연애를 즐기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프러포즈는 어떻게 받았냐고 묻자 “결혼식 전날 급하게 받았지만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답했다.
“프러포즈 안 하냐고 닦달하면 늘 근사하게 할 거라고 대답하더라고요.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도 소식이 없기에 체념하고 있었죠. 결혼식 당일 입을 드레스를 피팅하고 집에 가서 쉬려는데 남편이 어디 갈 데가 있다는 거예요. 약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니 프러포즈를 할 것 같더라고요(웃음).”
그는 운동복 차림에 피곤한 상태였지만 남편 손에 이끌려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평소 그가 지중해로 여행을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 남편은 지중해풍 레스토랑을 예약해놓았다고 한다.
“들어갔더니 테이블에 예쁜 꽃이 놓여 있더라고요. 음식을 다 먹은 뒤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했어요. 팔찌와 발찌를 받았는데 팔찌는 앞으로 자기에게 평생 구속됐다는 의미의 수갑, 발찌는 족쇄를 상징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결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게 눈 녹듯 사라지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남편과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보면서 꽤 웃었을 것 같아요(웃음).”
오랜 연애기간 두 사람을 곁에서 지켜본 양가 부모는 결혼을 시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때문에 차분한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른이 넘어 결혼한 이 부부에게 양가 부모는 하루라도 빨리 2세를 얻길 원하지 않을까.
“그런 부담은 전혀 안 주세요. 신혼은 일생에 한 번뿐이잖아요. 아이는 신혼을 맘껏 즐긴 다음 시간이 좀 지나서 갖고 싶어요. 아들 하나, 딸 하나가 딱 좋을 것 같아요.”

결혼 1백일! 김효진 알콩달콩 신혼 일기

“한눈 팔지 않고 방송만 열심히 할 생각”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이제 방송 진행 등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몇 년 전부터 MC를 맡고 있는 케이블방송 패션 프로그램 ‘토크 앤 시티’는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 덕분에 그도 패션에 눈을 떴다고 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딱 3년 지났으니 어느 정도는 알게 됐죠. 방송을 하기 전보다 패션 쪽 전문용어도 많이 알게 됐어요. 함께 출연하는 하유미·우종완씨(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많이 배웠죠.”
개그우먼이 패션정보 프로그램 진행자로 성공한 예는 드물다. 그가 진행자로 투입된 배경이 궁금했다.
“저도 처음에 섭외가 들어왔을 때 의아했어요. 배우 김효진씨와 헛갈린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을 정도니까요(웃음). 그런데 제작진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가 됐어요. 천편일률적으로 패션정보만 줘서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개그우먼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또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부분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패션에 문외한일수록 좋겠다고 생각한 측면도 있었고요. 시청자의 입장에서 질문하고 정보를 전달했더니 이제는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고 한다. 패션을 잘 모르는데다가 명품 매장에서는 개그우먼이라는 이유로 제재를 당한 경험도 있었던 것.
“어떤 업체로부터는 이미지가 나빠질지도 모르니 옷을 입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기분 나빴지만 이해는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럴 때 하유미·우종완씨가 ‘그런 게 어디 있냐’며 잘 설득해 무난히 넘어갔죠. 두 분이 처음부터 지금껏 정말 잘 챙겨줬어요. 제 코디는 구두며 액세서리까지 우종완씨가 거의 다 해줬죠. 전문가의 손길을 받아서인지 지금은 확실히 많이 나아졌다는 말을 들어요.”
최근 연예인들이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여는 사례가 많다. 패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히 그런 쪽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은데 그는 단호하게 “생각 없다”고 말했다.
“우종완씨는 패션 쪽에서 잔뼈가 굵어 그런 쪽으로 아이디어가 많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면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기도 해요. 옆에서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죠. 우종완씨 보면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스스로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라고 말했다. 때문에 10여 년 동안 방송일을 하면서 한눈판 적이 없다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송일 하는 아내 자랑스러워하는 남편 덕에 즐겁게 일해

그는 결혼하고 나서 일하는 재미가 더 생겼다고 한다. 예전에는 힘든 부분도 혼자 감수하며 묵묵히 했지만 지금은 걱정을 나누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일을 할 때부터 만났기 때문에 전적으로 존중해줘요. 감사하게도 시부모님도 방송일 하는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시고요. 사실 일하다보면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도 많은데 남편은 이해심이 많아 잘 보듬어줘요. 정말 고맙죠. 외조를 잘 받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의 남편은 결혼 전 웨딩사진이 공개되면서 훈남으로 한동안 화제가 됐다. 방송에 동반 출연할 계획은 없냐고 묻자 그는 “남편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남편이 잘생겨서 좋겠다고 하는데 사실 연애 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매일 보니까 잘생긴지도 모르겠어요(웃음). 부부 동반 방송 출연은 남편이 보수적인데다 워낙 그런 걸 싫어해서 어려울 것 같아요. 저 역시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사생활을 공개했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지 별로 생각 없고요. 남편이나 저나 각자 자기 분야에서 알아서 열심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결혼 후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남편의 건강이다. 가장이 건강하고 흔들림 없어야 가정이 바로잡힌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남편도 저도 운동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결혼 전에는 내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그게 좋았죠. 그런데 이제 이 사람이 가장이라고 생각하니까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앞으로 쉬는 날 함께 운동하자고 약속했어요.”
방송 진행자, 라디오 DJ, 연기자로 활약해온 김효진.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한 그는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혼 후 삶에 대한 열정이 더 생겼다는 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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