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대표 노총각 이현우(43)가 마침내 장가를 간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등 신랑감’으로 꼽히면서도 좀처럼 결혼 소식을 들려주지 않던 그는 “굉장히 기쁘고 얼떨떨하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며 행복한 감정을 전했다. 이현우를 사로잡은 예비 신부는 프리랜서 큐레이터 이모씨(30). 미국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귀국해 각종 유명 전시를 기획해온 재원이다. 두 사람은 2007년 여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 전시회가 인연이 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제가 미대를 졸업했어요. 전시회 주최 측에서 그걸 알고 그림 한 점을 출품해달라고 청했죠. 이 친구가 당시 그 전시의 큐레이터를 맡고 있어서 이런저런 논의를 위해 만나게 됐어요. KBS에서 진행 중인 라디오 프로그램을 마치고 방송국 로비에서 처음 봤는데, 사실 그때 인상은 거의 기억에 없네요.”
당시 이현우는 전날 마신 술이 채 깨지 않아 컨디션이 아주 나쁜 상태였다고 한다. 이씨가 전시회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걸 들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빨리 이 자리를 떠나 해장국 먹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나중에 들으니 그 친구는 대충대충 대답하는 저를 보고 ‘뭐 저런 게 다 있어’ 했다더군요(웃음). 한편으로는 ‘이 프로젝트를 꼭 성사시키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대요. 그 덕분에 몇 차례 더 만났고, 참 열정이 많은 친구라는 걸 알게 됐죠. 결국 전시회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서로 미술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졌어요.”
‘오랫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던 나를 잡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프러포즈
이현우가 꼽은 예비 신부의 매력은 건강하고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점. 그는 “이 친구를 알게 되면서 삶이 밝아졌고, 늘 똑같던 일상에 의미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차 때문에 꽤 오랫동안 두 사람은 조심스러워 하며 어중간한 만남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늦게까지 일하고 지쳐 있는데 자꾸 이 사람 생각이 났어요. 늘 어울리던 친구들이 술 한 잔 하자고 해도 가기 싫었고요. 그때 비로소 이 친구가 제게 특별한 의미라는 걸 알았고, 바로 전화를 걸어 ‘오랫동안 바다에서 표류하고 방황하던 나를 잡아줘서 고맙다’고 했죠(웃음).”
이현우의 얼굴이 금세 발그레해졌다. 그는 “유치하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 말에 그 친구는 감동한 것 같다”며 다시 웃었다. 이현우는 다음 날 동네 꼬치집에서 이씨와 마주 앉아 소주 한 잔을 앞에 놓은 채 ‘결혼하자’며 프러포즈했고, ‘그러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솔직히 장모님과의 나이 차가 신부와의 나이 차보다 적어요. 그렇지만 장모님을 정말 존경합니다(웃음). 나이도 많고 노출된 삶을 사는 저를 선뜻 믿어 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장인어른·장모님께 이 사람을 매일 웃게 만들어 주겠다고, 평생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드릴 겁니다.”
결혼 후 2세는 최대한 빨리, 많이 낳을 생각이라고 한다. 2남2녀 중 둘째인 그는 “원래 아이를 좋아하고, 나이 들수록 형제가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적어도 두 명 이상은 낳고 싶다”고 했다. 이현우는 오는 2월21일 경기도 수원의 한 교회에서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