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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친환경 생활을 하자

부천식물원 탐방기

희귀한 식물 보면서 자연을 배워요~

기획·권소희 기자 / 글·신연실 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2008. 04. 09

평소 보기 힘든 희귀 식물을 관찰하고 친환경 체험을 할 수 있는 경기도 부천식물원에 김두철·원경애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다.

부천식물원 탐방기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한 실내 정원에서는 세계 각국의 국화를 만날 수 있다.(좌) 평소 보기 힘든 희귀 식물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식물 체험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김씨 부부와 아이들.(우)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에 위치한 부천식물원은 국내외에서 자라는 희귀한 식물 3백20여 종을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이다. 1층 중앙의 실내 정원을 포함해 5개의 유리 온실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는 ‘재미있는 식물관, 수생 식물관, 아열대 식물관, 다육 식물관, 자생 식물관’이란 이름의 테마 식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전시관 외에도 식물들의 진화 과정이나 역사 사건과 연결시킨 시기별 식물, 용도와 기능에 따라 구분되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식물 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2층에는 식물·자연과 관련된 동화책이나 도감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그린도서관’과 세계 각국의 국화를 직접 보고 다양한 식물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식물 체험관이 자리해 있으며,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야생화와 희귀풀 사진이 복도마다 전시돼 있다. 자연이나 식물에 관한 학습과 경험이 적은 아이들을 위해 주부 원정애씨(39)는 남편 김두철씨(45)와 함께 현송(12), 동연(10), 승연(8) 3남매를 데리고 부천식물원을 찾았다.

식물 전시관에서 식물의 역사를 알아봐요
부천식물원 탐방기

식물 생태 교육을 받은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식물원을 돌아보는 아이들.


부천식물원을 방문하기 전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재미있고 신기한 식물교실’을 신청한 원씨 가족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수업 1시간 전에 식물원을 찾았다. 교육 프로그램 안에 식물원 탐방은 포함돼 있지만 식물 전시관이나 식물 체험관은 볼 수 없어 일찌감치 출발한 것. 식물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족을 반긴 것은 전시관 정중앙에 꾸며진 실내 정원. 커다란 야자수와 함께 나무로 만든 공예작품이 전시돼 있었는데 아이들은 앙증맞으면서도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는 공예작품이 신기했는지 연방 감탄사를 연발했다.
식물 전시관으로 들어간 가족은 입구부터 차례차례 전시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둘째 동연이와 셋째 승연에게는 다소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지만, 초등학교 5학년인 첫째 현송이는 엄마와 함께 질문을 주고받으며 식물의 역사와 종류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었다. 동연이와 승연이는 전시관을 미처 다 돌기도 전에 중앙에 비치된 식물의 다양한 열매 견본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고, 이건 귤, 이건 사과야.” “오늘 아침 밥에 들어 있던 콩이다!” 하지만 모르는 것들이 대다수였는지 결국에는 엄마에게 SOS를 요청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짐짓 놀란 눈치를 보이던 원씨는 “과일이나 곡식들을 보고 이렇게 신나할 줄은 몰랐어요. 아이들 질문이 끊이지 않아 정신이 없을 정도였어요. 제가 먼저 공부를 하고 왔으면 더 좋은 답을 해줄 수 있었을 텐데요”라며 아쉬워했다.

부천식물원 탐방기

이번 친환경 체험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배운 아이들.(좌) 큰딸 현송이가 나무 껍질에 종이를 대고 크레파스를 문지르며 수피 탁본을 하고 있다.(우)


식물원 안에서 다양한 식물을 관찰해요
오후 2시가 되자 식물원을 탐방하며 나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만들기 학습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인 ‘재미있고 신기한 식물교실’이 시작됐다. 한 책상에 앉은 가족끼리 조 편성이 되어 가이드가 한 명씩 배정되면 바로 식물원 탐방이 시작된다. 식물원의 첫 관람 장소인 ‘재미있는 식물관’부터 차례로 식물원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곳은 독특한 특성을 가진 식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은은한 향을 맡을 수 있는 허브부터 특이한 모양새를 가진 식충 식물, 톡 쏘는 향을 가진 독성 식물까지 모두 모여 있지요.” 가이드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호리병처럼 생긴 식충 식물(벌레잡이통풀)에 열광했다. “이상하게 생겼어요. 이걸로 어떻게 곤충을 잡아요?” 두 눈을 굴리며 정말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가이드를 바라보는 둘째 동연에게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아직까지 날씨가 추워 이 식물들은 지금 쉬고 있는 상태예요.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 벌레잡이 주머니에서 끈끈한 꿀 같은 액체가 나오는데, 그 향에 이끌려 곤충들이 주머니 안으로 들어갔다가 끈끈한 액체에 달라붙어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이어서 들어간 아열대 식물관에서 아이들은 처음 보는 바나나나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현송이가 직접 키워본 적이 있다는 선인장들이 가득한 다육 식물관에서는 키우는 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선인장의 꽃도 볼 수 있었다.

나무껍질 탁본하고 소원 나무를 만들어봐요
부천식물원 탐방기

아이들이 직접 본뜬 수피 탁본을 이용해 만든 입체 카드.(좌) 수피 탁본에 가족에게 바라는 점을 적고 있는 현송이.(우)


‘재미있고 신기한 식물교실’의 두 번째 일정인 체험 학습이 시작됐다. 월별로 문패 만들기와 수피 탁본 체험 학습이 번갈아 진행되는데, 오늘은 나무껍질(수피)에 관해 알아보고 직접 수피 탁본을 떠보는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가이드와 함께 식물원 밖으로 나가 식물원을 둘러싸고 있던 숲으로 향했다. 이 수업을 통해 숲 속에 어떤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나무껍질은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떻게 다른지 만져보면서 마지막에 직접 탁본을 떠본다고 했다. “나무껍질은 우리 얼굴처럼 하나도 같은 게 없어요. 같은 종의 나무끼리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열 손가락의 지문처럼 전부 다르답니다.”
껍질 모양은 전혀 다른데, 비슷한 곳에서 친구처럼 서식하는 밤나무와 참나무를 두고 아이들은 서로 먼저 탁본을 하려고 종이를 달라며 아우성친다. “나무껍질을 탁본할 때는 종이를 나무 위에 평평하게 펼쳐놓은 뒤 나눠준 크레파스를 길게 잡아 반드시 세로 방향으로만 칠해야 해요.” 아이들에겐 생각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가이드의 설명대로 열심히 따라 한 결과, 원하는 탁본을 만들 수 있었다.
각기 다른 색깔의 크레파스로 완성시킨 탁본을 들고 모두 체험학습 교실로 향했다. 자기가 직접 떠온 탁본으로 소원 나무를 만들 차례. 소원 나무는 탁본해 온 종이를 나무 기둥처럼 둥글게 말아 접은 뒤, 반으로 접힌 종이 위에 세워 붙여 입체 카드처럼 만드는 것이다. 나무 기둥에는 자신의 소원을 적은 잎사귀나 꽃, 곤충들을 그려 붙인다. 엄마아빠는 아이들에게 나뭇잎 모양으로 종이를 잘라주기도 하고,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함께 색칠도 하면서 세 아이의 작품을 도와주었다. “무당벌레를 키울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커다랗게 소원을 써 붙인 현송이 덕분에 온 가족이 웃음을 터트리는 가운데 하루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체험이 끝난 후 엄마 원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이렇게 다 같이 모여 뭔가를 만들고 이야기하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투정 없이 따라주는 아이들을 위해 다음번에는 다른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한 번 더 와야겠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부천식물원에 방문해보세요~
부천식물원 탐방기
주위의 숲과 어우러져 자연 학습장이 되고 있는 부천식물원은 인근에 자연생태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함께 관람이 가능하다. 부천식물원만 관람할 경우 0~3세 어린이와 65세 이상은 무료, 4~12세 어린이는 7백원, 중·고등학생은 1천원, 어른은 1천2백원(교육프로그램 비용은 입장료에 포함)이다. 자연생태박물관을 함께 관람할 경우 4~12세 어린이부터 차례로 1천3백원, 1천8백원, 2천2백원 순이다. 부천식물원 내 교육 프로그램의 예약 및 신청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받고 있으며 프로그램 일정과 시간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교육프로그램 관람시설과 함께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5종류. 식물원 탐방과 함께 만들기 학습을 하는 ‘재미있고 신기한 식물교실’(총 15가족 참여, 초등생 1~3학년 자녀가 있는 가족 대상으로 일주일에 2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5개 테마 식물관을 돌아보는 ‘식물원 가족탐방’(총 3가족 참여, 매주 토·일요일), 유아들에게 재미있는 구연동화를 들려주는 ‘숲속나라 동화이야기’(유아단체 대상, 매월 1, 3주 수요일), 식물원과 인근 산을 오가며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는 ‘가족 숲 생태교실’(총 10가족 참여, 초등생 4~6학년 자녀가 있는 가족 대상으로 매월 4째주 토요일), 사진작가 강사가 식물·풍경 촬영 기법을 강의하는 ‘렌즈로 본 식물세계’(일반 시민 대상, 매월 2, 4주 일요일)가 있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은 폐관시간 30분 전까지 가능), 명절과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휴관.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역곡역에서는 5, 23-5, 013-1, 017-1번 버스를, 소사역에서는 9, 56번(자연생태박물관 앞 하차) 버스를, 송내역에서는 700번 버스를 타고 까치울 사거리에서 내린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381) 문의 032-320-3976 www.bucheon.go.kr/green 예약문의 032-320-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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