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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부부의 행복 비결

그림 전시회 나란히 여는 강석우·나연신 부부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바오밥스튜디오 제공

2007. 05. 18

지난해에 이어 올봄에도 그림 전시회를 여는 탤런트 강석우·나연신 부부. 두 사람은 취미활동이 같을 뿐 아니라 요즘도 손을 잡고 다닐 정도로 부부애가 남다르다. 언제나 활기 넘치는 이들에게 건강관리법과 행복을 느끼는 비결에 대해 들었다.

그림 전시회 나란히 여는 강석우·나연신 부부

가정적이기로 소문난 강석우는 가족과 함께 테니스를 치면서 건강을 다지고 있다.


“잠깐 뛰었는데 이렇게 땀이 나네. 날씨가 좋아서 테니스 치고 난 뒤에 천천히 산책도 해야겠어요(웃음).”
햇살 좋은 토요일 낮, 서울 잠원동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탤런트 강석우(50)·나연신(41) 부부는 테니스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20년 넘게 테니스를 쳐온 강석우는 프로선수 못지않은 포즈로 네트 위로 날아오는 공을 힘차게 내려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의 뒤에서 “아직은 남편만큼 실력이 좋지 않다”며 가볍게 공을 받아치는 아내 나씨는 게임이 끝날 때마다 수건으로 남편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며 부부애를 과시했다.
“테니스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더 좋아요. 지난 2월 중국 상하이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는데, 마침 묵었던 호텔에 테니스 코트가 있어서 라켓과 공을 빌려 테니스 시합을 벌였어요. 아내와 아들이, 저와 딸이 한팀을 이뤄서 저녁식사를 내기로 걸고 테니스를 쳤는데, 우리 팀이 이겼어요. 아들 녀석은 자기가 아빠를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던 모양인데, 아직은 어림없죠(웃음).”
평소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하는 강석우는 아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수영·볼링·테니스 등을 직접 가르쳤다고 한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큰아들 준영이와 중학교 1학년인 딸 다은이는 얼마 전까지 집 근처 테니스장에서 레슨을 받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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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식구가 함께 산책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그림 전시회 나란히 여는 강석우·나연신 부부

지난해에 이어 올 5월 초순 전시회를 여는 강석우·나연신 부부의 작품. 나연신의 ‘꽃밭에서(아래 왼쪽)’. 강석우의 ‘재즈’,


나씨도 7개월 전부터 에어로빅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침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몸이 개운해지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 꾸준히 하고 있는데, 덕분에 어깨 결림 증상도 말끔히 사라졌다고. 아내의 말을 듣고 있던 강석우는 “어쩐지 요즘은 주물러달란 말을 하지 않더라”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강석우 가족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각자에게 맞는 운동과 산책. 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네 식구가 함께 동네를 한 바퀴씩 도는데, 운동만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더욱 좋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음식에도 신경을 쓰는데 과식하지 않는 것이 이 부부의 공통점. 되도록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려고 하고, 기름진 음식은 피한다고 한다. 유난히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쇠고기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돼지고기를 야채에 곁들여 준다고. 또한 아침에는 온 가족이 우유에 마 가루와 바나나, 꿀, 선식을 넣고 믹서로 간 음료를 한잔씩 마신다고 한다.
“사실 운동이나 음식 조절보다 더 중요한 게 스트레스 없는 생활인 것 같아요. 많은 걸 소유하고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사람이고, 적게 갖고도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이잖아요. 저 역시 서로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5월 부부가 함께 그림 전시회를 열어 화제를 모은 두 사람은 올해도 다시 한 번 전시회 계획을 잡았다. 5월2일부터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 예정인데, 올해는 각자 개인전으로 치를 계획이라 지난해에 비해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전시회를 보름 정도 앞둔 요즘,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마음이 바쁜 두 사람은 여전히 별도의 작업실 없이 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강석우는 “어제도 새벽까지 그림을 그리다 거실에서 그냥 잠이 들었다”며 전시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부인 나씨 역시 두 번째 전시회를 기획하며 몸무게가 줄었을 정도로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처음이라 겁 없이 전시회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부담감이 많이 들어요. 저희 그림을 보러 오신 분들에게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사실 요즘 아이들이 중간고사 기간이라 같이 밤을 새우다시피 해 더 힘든 것 같아요. 큰아이, 둘째 아이 모두 고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보는 시험이라 바짝 긴장을 하고 있거든요. 그림 그리는 공간을 1층 거실에서 아이들 방이 있는 2층 거실로 옮겼더니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들 공부를 같이 봐줄 수 있어서 좋아요. 어제는 아들 녀석이 ‘그림 그리면서 우리를 감시(?)하는 엄마 인생과 공부만 해야 하는 내 인생을 바꾸고 싶다’며 농담을 하는 거 있죠(웃음).”

그림 전시회 나란히 여는 강석우·나연신 부부

똑같이 그림그리기가 취미인 두 사람은 나이 들어서도 나란히 캔버스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함께 인사동에 나가 전시 둘러보고, 책과 사진도 보면서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 얻어요”
두 사람 모두 아크릴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데 강석우는 주로 추상화를, 나씨는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나씨의 경우 지난번 전시에서는 꽃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주로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원근감을 강조한 풍경화로 방향을 바꿨고, 그림의 내용 또한 몽환적인 느낌이 나도록 사물 자체가 아닌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강석우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붓 대신 나이프를 사용해 대담하고 거친 표현을 만들어냈다고. 두 사람 모두 그림에 대한 영감은 전시를 둘러보고 책, 사진을 보며 얻고 있다고 한다. 주말에는 함께 인사동에 나가 미술품을 감상하며 의견을 주고받기도 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인전을 치른 후 예술의전당 등에서 국내 유명 작가들과 함께 일곱 차례에 걸쳐 합동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또한 출품작 16점 중에서 14점이 판매돼 여느 인기작가 못지않은 판매율도 기록했다고.
“남편 덕분에 조금씩 꿈을 이뤄가고 있어요. 대학 때 미술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에는 아이들 키우느라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될지 몰랐어요. 전시회에 온 학부형들도 ‘이런 사람인지 몰랐다’며 놀라워하세요. 그럴 때면 저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죠(웃음). 간혹 그림을 너무 늦게 시작한 거 아니냐고 말하는 분도 계시지만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시점이 있는 것 같아요. 늦게 시작한 만큼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얼마 전에는 큰아이가 미대에 가겠다고 말해 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한다. 공부 때문에 한창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뜬금없이 진로를 바꾸고 싶다고 말한 것. 결국 두 사람은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끝에 현재 아이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아이 역시 진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다소 언성을 높인 강석우는 며칠 동안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의 기분이 어떤지를 묻곤 했다고.
“아이들도 아빠가 얼마나 자신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지 잘 알아요. 준영이한테 ‘아빠가 너 괜찮냐고 계속 궁금해하시는데 어때?’ 하고 물었더니 아이도 웃으면서 ‘괜찮아요’ 하더라고요. 사실 남편이 아이들에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이들이 뭘 하나 물어봐도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고, 아이의 수준에 맞춰 재밌고 자상하게 설명해주거든요. 언제나 가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남편 덕분에 아이들 키우기가 한결 수월해요.”
남편의 자상함은 아이들뿐 아니라 아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결혼한 지 18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손을 잡고 다닐 정도로 다정함을 과시하는 두 사람은 평소 부부싸움할 일도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가끔 말다툼 정도는 하지만 크게 싸우는 법은 없다고. 나씨는 “간혹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삐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한 사람이 거의 정해져 있다”며 남편을 보고 까르르 웃었다. 강석우 역시 자신이 장본인이라는 걸 인정한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부모와 자식 간 사랑이든, 부부간 사랑이든 모든 사랑은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지킬 수 있다”고 입을 모으는 두 사람은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서도 나란히 캔버스 앞에서 그림을 그리며 여유롭게 늙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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