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CEO이자 지휘자·예술감독으로, 경희대 음대 교수로 바쁘게 살아온 금난새씨(59). 그가 지난 9월 중순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옛 경기도립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해 화제다.
“지난 6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 연주회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립오케스트라를 맡아달라’고 하셨어요. 이미 맡고 있는 일이 많아 고민했는데, 다행히 김 지사가 ‘유라시안 필하모닉 음악감독직을 그대로 맡아 하면서 도와달라’고 하시더군요. 덕분에 쉽게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가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97년 창단됐으며, 단원은 90명 정도로 연간 50여 차례 공연을 펼쳐왔다.
금난새씨는 음악계에 창의적인 기업전략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CEO로도 인정받고 있다. 97년 정부 지원금 한푼 없이 유라시안 필하모닉을 창단해 유명 오케스트라로 키워냈기 때문. 금씨는 남다른 기획으로 국내 대기업들의 기부를 유도, 클래식 음악으로부터 소외돼 있던 대중에게 다양한 무료 공연을 펼쳤다.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전국 30개 도시를 돌며 총 1백30회의 연주회를 열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의 공연은 클래식 음악의 초보자라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현장형 콘서트라는 점에서 대중을 끄는 매력이 있다.
“예술과 문화를 전국의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누리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와 단원들은 ‘좋은 청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갑니다.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해도, 저희 연주를 통해 클래식을 이해하고 즐기려는 마음만 있다면 그분들이 바로 최고의 청중이거든요.”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을 물었더니,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특별한 공연소식을 들려줬다.
“얼마 전 계룡산 근처 한 부대에서 연주회를 연 뒤, 공군참모총장과 대화를 나누게 됐어요. 제가 ‘유라시안 필하모닉이 아직 울릉도는 가지 못했는데, 그곳에 사는 꼬마들에게 우리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려주면 아이들이 그 기억을 평생 간직하면서 클래식을 친근하게 느낄 것’이라고 하자, 공군참모총장은 즉석에서 ‘헬리콥터를 동원해서라도 공연이 이뤄지도록 돕겠다’고 약속했어요. 내년이면 울릉도 지역 주민도 클래식 선율을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클래식은 재미있고 즐겁다’는 인식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그는 정기적으로 어린이와 주부,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주제의 연주회를 열었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클래식에 무관심한 청소년들의 귀를 트게 해줬고 ‘브런치 콘서트’는 문화적 혜택을 누릴 기회가 부족한 주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내년에는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아침시간에 주부들을 위한 굿모닝 콘서트를 열 계획입니다. 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연주회를 열어, 음악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생각입니다. 관중과 하나로 호흡할 수 있는 현장형 콘서트를 앞으로도 계속 열어나갈 겁니다.”
금난새씨는 지난 11월 초 ‘경기도립오케스트라’의 간판을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바꿔달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는 향후 2년간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정신적·문화적 여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경기 필하모닉을 통해 경기도를 문화적으로 가장 행복한 지역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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