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분위기는 일류, 가격은 중저가를 고수해 고객 마음 사로잡았어요”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탤런트 홍석천(35)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9월 개봉을 앞둔 영화 ‘퍼즐’에 마약 딜러로 출연하고, 7월 중순 무대에 오르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는 동성애자 역할을 맡아 그의 이미지가 투영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연예계에서 홍석천은 남다른 재테크 수완을 가진 스타로도 통한다. 지난 99년 보증금 5백만원에 월세 35만원짜리 반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해 지난해에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31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또 그는 2002년 10월 레스토랑 ·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를 열어 성공한 연예인 사업가 대열에 합류했고 지난 6월 초에는 서울 여의도에 태국음식 전문점 ‘스파이시 타이’를 개점했다.
그의 자산 상태는 대충 살펴봐도 10억원이 넘는다. 아파트 시가가 6억원, 창업 점포 2개의 권리가치(투자비용 기준)가 5억원 정도 예상된다. 불과 7년 만에 재산을 수백 배로 불린 그의 재테크 감각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2000년 이후부터 빠른 속도로 자산을 불려왔다는 점에서 그의 재테크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그는 “아휴, 제가 무슨 부자예요? 그냥 열심히 한 거지”라며 겸손해한다.
연예인이든 아니든 어려운 시절을 딛고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일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자신의 장기를 살려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우선 그가 6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방법을 살펴보자. 99년은 그가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한창 인기를 모으던 시기. 당연히 수입도 만만치 않았다. 수입이 많아지면 쓰임새가 헤퍼지는 많은 연예인들과 달리 그는 방송활동, 기타 외부활동 등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80% 이상 모아 단칸방에서 탈출, 1년 만에 21평 아파트를 마련했다. 24평, 31평으로 2년에 한 번꼴로 더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감행했다. 물론 운도 따랐다. 구입한 아파트마다 그가 구입한 가격보다 보통 20% 정도씩 올랐기에 투자수익을 활용해 아파트 평수 늘리기를 할 수 있었던 것. 여기에는 그만의 투자 혜안이 있었다.
“3천 세대 이상 대단지에 전철역이 가까운지 교육환경은 어떤지 등 아파트 프리미엄이 될 만한 요소들을 꼼꼼히 따져봤어요.”
또한 그는 “힘들다고 인터넷 검색만 할 게 아니라 직접 발품을 팔면서 부동산 중개소를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직접 눈으로 보다 보면 어떤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있는지 조금씩 보이게 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아파트를 늘려서 대출금을 갚느라 고생하기보다 그처럼 지역을 잘 골라 작은 평수에서 차근차근 큰 평수로 갈아타는 것이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입주한 옥수동 31평 아파트는 4년 전 재개발 지역의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 마련했다. 옥수동 개발 호재에 힘입어 현재 6억원으로 오른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그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적절히 활용했다.
“입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다른 대출에 비해서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합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해요. 저 같은 경우 대출을 60% 이상 활용했죠.”
권리금 없는 신축 건물에 입주, ‘파티’를 활용한 전략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2002년 10월 문을 연 레스토랑 ·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는 서울 이태원 소방서 바로 맞은편 대로변에 있다. 2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 층은 실평수 19평(총 38평)이며, 총 45석을 갖추고 있다. 사실 처음 창업은 그의 생존수단이었다. 그는 “커밍아웃 후 방송출연이 모두 끊기면서 갖고 있던 여유자금을 전부 투자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당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아워 플레이스’ 일대는 지하철 6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면서 해밀턴 호텔을 중심으로 의류가게·카페 등이 많이 들어서있는, 이태원의 전통적인 중심상권이다. 여행 온 외국인들이 꼭 한 번은 들르는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어 유동인구층이 두껍다. 이태원에 둥지를 튼 이유는 뭘까? 이태원은 강북개발 계획의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어 현재보다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 수요가 더 많이 기대되는 지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레스토랑 · 와인바와 달리 건물의 가장 위층인 6층과 7층에 점포를 얻었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야경 효과를 노린 것이다. 오후 4시부터 새벽 3시까지 영업하는 가게의 특성상 도시의 밤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호텔 스카이라운지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실제로 개점 4년째를 맞는 요즘도 도심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언제나 예약으로 만원이다.
신축 건물이라 층을 골라서 들어갈 수 있었고, 점포 권리금이 없다는 점도 이곳을 택한 이유다. 다만 이때 권리금이 없다고 해서 후미진 골목 쪽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점포의 입지를 알리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미 상가가 형성된 지역이면서 대로변 신축 건물이 가장 좋다. 레스토랑이나 바를 운영할 경우는 점포 보증금이 비싼 1층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2층 이상에 자리해도 영업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체 투자비용은 총 1억8천만원. 보증금은 5천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레스토랑 겸 와인바는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했다. 초기에 7천만원이, 나중에 부분적인 개조를 하면서 4천만원이 또 들어갔다.
이곳은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마치 뉴욕의 중심가인 맨해튼 중심지에 자리한 소호가의 작은 갤러리 카페를 들어선 듯 감각적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체적인 실내 톤은 아이보리와 브라운, 그레이가 섞여있고 창가는 전면 통유리로 처리돼 있다. 벽면과 기둥에는 포스트 모던한 그림부터 고양이·코끼리 등이 부조된 접시 판화가 곳곳에 걸려있다. 장식품은 그가 뉴욕 소호 거리를 여행할 때 화가들한테 직접 사들인 소장품들이다.
사실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거의 손님이 들지 않았다. 창업 후 1년 동안 월 1천만원 손해를 볼 정도로 어려움도 컸다. 하지만 1주년 파티를 열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또 이 덕분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 그의 매출 제고전략은 간단했다. 바로 파티였다. 그는 서양인들과 국내 젊은 층이 파티를 좋아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이를 사업에 적극 활용했다. 홍씨의 파티는 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 파티 덕분에 그는 외국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또 최근 20~30대 젊은 층이 파티를 즐기는 상황에서 1주년 파티행사는 내국인 손님들도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됐다. 1주년 파티행사 이후 5~10명, 20~30명 단위의 생일파티, 기념파티 문의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1주일에 2~3건은 손님들 파티가 예약돼 있다.
이곳의 월 매출은 4천5백만~5천만원 선. 월 매출을 4천7백만원으로 잡고 재료비 2천만원, 인건비 1천2백만원, 임대료 약 2백50만원, 가스·난방 등 공과금 및 기타비 4백50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약 8백만원이다.
홍씨는 아워 플레이스의 공간구성을 특이하게 했다. 두 층으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는데다, 7층 또한 두 군데로 나눌 수 있다. 미닫이식 문만 닫으면 되는 것. 보통 파티 입장료가 3만~5만원 선이기에, 5명 이상 참여하면 단 몇 시간 동안 꽤 짭짤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파티는 레스토랑 겸 와인바 운영에 있어 또 하나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국적의 독특한 음식들을 내세워 아워 플레이스의 이름값을 높였다. 입지 특성을 고려해 이탈리아·프랑스·독일·중국 등 말 그대로 글로벌한 메뉴 구성을 선보였다. 현재 음식 메뉴만 해도 총 45종. 그는 스테이크류의 가격대를 1만3천원~2만원 선으로 고집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도 선뜻 선택하게끔 하기 위해서다.
그는 늘 당일 오전에 재료를 구입해 주문을 받으면 즉석에서 다듬어 조리를 시작한다. 미리 칼질을 해두면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맛 자체도 덜하기 때문이다. 조리 속도는 더디지만 맛의 질이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슬로 푸드’ 문화를 심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이기도 하다.
맛은 일류를 지향하면서 가격대는 중저가를 고수한 그의 운영전략 덕분에 아워 플레이스는 단시간에 이태원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수익비율은 레스토랑과 와인바가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레스토랑과 와인바는 다르지만 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서로 어울리는 업종이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두 가지 업종을 병행함으로써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다변화하는 운영전략을 구사해 정상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3년여간 음식점을 운영하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아워 플레이스에서 거둔 수익과 신용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마련, 6월 초 오랫동안 꿈꿔왔던 오리엔탈 전문 음식점에 도전했다. ‘스파이시 타이’라는 가게 이름은 매콤한 맛을 특징으로 하는 태국음식에서 힌트를 얻어 그가 직접 지었다. 스파이시 타이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뒤편 증권가에 자리하고 있다. 여의도로 입지를 정한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흔히 창업에서 목이 절반이라고 하잖아요. 이태원이 친구들과 많이 갔기 때문에 줄줄 꿰고 있어 창업이 쉬웠다면, 여의도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훤히 알고 있는 지역이었죠. 그런데 여의도에는 의외로 괜찮은 외국음식 전문점이 없더군요. 증권, 은행, 다국적 기업 등 고급 샐러리맨들이 많은 지역이라 특색 있는 외국음식 전문점이 생기면 잘되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어요. 최근에야 기회가 온 거죠.”
그는 3개월 동안 입지를 물색하고 주방 인력을 구성하고 메뉴를 짜고 인테리어를 개조하는 작업을 마치고서야 개점에 들어갔다. 주방장은 특급 태국호텔에서 일하던 요리사를 스카우트했다. 메뉴개발팀도 따로 구성했다.
그는 최근 몇 개월간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태국음식 전문점 개업에 열정을 쏟고, 밤에는 이태원에 돌아가 아워 플레이스를 운영했다. 하루 3~4시간도 채 못 자는 강행군 끝에 스파이시 타이가 문을 연 것이다.
점포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그린 톤의 배경에 야자수가 서있는 게 마치 태국의 리조트에 온 느낌이다. 곳곳에 장식된 태국식 등과 장식장이 그가 얼마나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는지 짐작케 한다.
80평에 1백 석을 갖춘 점포를 창업하는 데 든 총비용은 6억2천만원. 점포보증금 1억2천만원, 인테리어비 2억5천만원, 메뉴개발비, 권리금, 간판비, 조명비 등으로 2억5천만원이 투자됐다. 투자비용이 꽤 크기도 하고 앞으로 전국 프랜차이즈로 키우고 싶은 야망도 있어 난생처음 그는 50대 50의 동업을 시도했다. 실제 그가 들인 비용은 3억1천만원. 그의 동업자는 프랜차이즈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다 벗었습니다’라는 문구와 상반신 누드 담긴 도발적인 플래카드로 고객 발길 잡아
태국음식 전문점의 운영은 오픈 첫 달임에도 불구하고 순조롭다. 별다른 홍보가 없었음에도 지나가다 들르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기에는 ‘다 벗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그의 상반신 누드가 담긴 플래카드가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 벗었다는 그의 말대로 스파이시 타이의 점심메뉴는 8천~1만1천원 선. 저녁 메뉴는 1만2천~2만5천원 선. 그의 전략은 역시 고급스런 분위기에 중저가로 승부하는 것이다.
“위치도 그렇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보니 비싼 집으로 인식될 우려가 커서 도발적인 플래카드를 내걸었어요. 어려운 시기인데 손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면 안 되겠기에 과감한 전략을 썼습니다.”
물론 홍석천의 경우 연예인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 누드 플래카드를 걸어 효과를 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 창업자들의 경우도 단순히 문구가 적힌 게 아니라 기발한 그림이나 사진이 인쇄된 플래카드를 걸어놓으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한 그가 점심메뉴를 싸게 한 것은 고객 확보를 위한 미끼 전략이기도 하다. 일단 맛을 보고 그 맛에 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고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게 베테랑 창업자 홍석천의 설명이다.
그는 아워 플레이스에서처럼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직접 서빙을 한다.
“연예인입네 하고 뻣뻣하게 카운터만 지키면 손님들과 친해질 수가 없어요. 내 가게에 오신 분들한테는 연기자 홍석천을 떠나 주인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제 영업 철학입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종업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니까 일석이조죠.”
그가 운영하는 태국음식점의 또 다른 특징은 정통 무지방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제공한다는 것. 그냥 가는 손님들에게는 포장도 해준다. 아무리 맛이 있고 분위기가 좋아도 음식점은 인심이 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탤런트 홍석천(35)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9월 개봉을 앞둔 영화 ‘퍼즐’에 마약 딜러로 출연하고, 7월 중순 무대에 오르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는 동성애자 역할을 맡아 그의 이미지가 투영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연예계에서 홍석천은 남다른 재테크 수완을 가진 스타로도 통한다. 지난 99년 보증금 5백만원에 월세 35만원짜리 반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해 지난해에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31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또 그는 2002년 10월 레스토랑 ·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를 열어 성공한 연예인 사업가 대열에 합류했고 지난 6월 초에는 서울 여의도에 태국음식 전문점 ‘스파이시 타이’를 개점했다.
그의 자산 상태는 대충 살펴봐도 10억원이 넘는다. 아파트 시가가 6억원, 창업 점포 2개의 권리가치(투자비용 기준)가 5억원 정도 예상된다. 불과 7년 만에 재산을 수백 배로 불린 그의 재테크 감각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2000년 이후부터 빠른 속도로 자산을 불려왔다는 점에서 그의 재테크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그는 “아휴, 제가 무슨 부자예요? 그냥 열심히 한 거지”라며 겸손해한다.
연예인이든 아니든 어려운 시절을 딛고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일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자신의 장기를 살려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우선 그가 6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방법을 살펴보자. 99년은 그가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한창 인기를 모으던 시기. 당연히 수입도 만만치 않았다. 수입이 많아지면 쓰임새가 헤퍼지는 많은 연예인들과 달리 그는 방송활동, 기타 외부활동 등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80% 이상 모아 단칸방에서 탈출, 1년 만에 21평 아파트를 마련했다. 24평, 31평으로 2년에 한 번꼴로 더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감행했다. 물론 운도 따랐다. 구입한 아파트마다 그가 구입한 가격보다 보통 20% 정도씩 올랐기에 투자수익을 활용해 아파트 평수 늘리기를 할 수 있었던 것. 여기에는 그만의 투자 혜안이 있었다.
“3천 세대 이상 대단지에 전철역이 가까운지 교육환경은 어떤지 등 아파트 프리미엄이 될 만한 요소들을 꼼꼼히 따져봤어요.”
또한 그는 “힘들다고 인터넷 검색만 할 게 아니라 직접 발품을 팔면서 부동산 중개소를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직접 눈으로 보다 보면 어떤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있는지 조금씩 보이게 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아파트를 늘려서 대출금을 갚느라 고생하기보다 그처럼 지역을 잘 골라 작은 평수에서 차근차근 큰 평수로 갈아타는 것이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입주한 옥수동 31평 아파트는 4년 전 재개발 지역의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 마련했다. 옥수동 개발 호재에 힘입어 현재 6억원으로 오른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그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적절히 활용했다.
“입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다른 대출에 비해서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합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해요. 저 같은 경우 대출을 60% 이상 활용했죠.”
권리금 없는 신축 건물에 입주, ‘파티’를 활용한 전략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2002년 10월 문을 연 레스토랑 ·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는 서울 이태원 소방서 바로 맞은편 대로변에 있다. 2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 층은 실평수 19평(총 38평)이며, 총 45석을 갖추고 있다. 사실 처음 창업은 그의 생존수단이었다. 그는 “커밍아웃 후 방송출연이 모두 끊기면서 갖고 있던 여유자금을 전부 투자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당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아워 플레이스’ 일대는 지하철 6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면서 해밀턴 호텔을 중심으로 의류가게·카페 등이 많이 들어서있는, 이태원의 전통적인 중심상권이다. 여행 온 외국인들이 꼭 한 번은 들르는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어 유동인구층이 두껍다. 이태원에 둥지를 튼 이유는 뭘까? 이태원은 강북개발 계획의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어 현재보다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 수요가 더 많이 기대되는 지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레스토랑 · 와인바와 달리 건물의 가장 위층인 6층과 7층에 점포를 얻었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야경 효과를 노린 것이다. 오후 4시부터 새벽 3시까지 영업하는 가게의 특성상 도시의 밤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호텔 스카이라운지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실제로 개점 4년째를 맞는 요즘도 도심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언제나 예약으로 만원이다.
신축 건물이라 층을 골라서 들어갈 수 있었고, 점포 권리금이 없다는 점도 이곳을 택한 이유다. 다만 이때 권리금이 없다고 해서 후미진 골목 쪽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점포의 입지를 알리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미 상가가 형성된 지역이면서 대로변 신축 건물이 가장 좋다. 레스토랑이나 바를 운영할 경우는 점포 보증금이 비싼 1층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2층 이상에 자리해도 영업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홍석천은 점심 메뉴를 싸게 하고, 식사 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체 투자비용은 총 1억8천만원. 보증금은 5천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레스토랑 겸 와인바는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했다. 초기에 7천만원이, 나중에 부분적인 개조를 하면서 4천만원이 또 들어갔다.
이곳은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마치 뉴욕의 중심가인 맨해튼 중심지에 자리한 소호가의 작은 갤러리 카페를 들어선 듯 감각적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체적인 실내 톤은 아이보리와 브라운, 그레이가 섞여있고 창가는 전면 통유리로 처리돼 있다. 벽면과 기둥에는 포스트 모던한 그림부터 고양이·코끼리 등이 부조된 접시 판화가 곳곳에 걸려있다. 장식품은 그가 뉴욕 소호 거리를 여행할 때 화가들한테 직접 사들인 소장품들이다.
사실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거의 손님이 들지 않았다. 창업 후 1년 동안 월 1천만원 손해를 볼 정도로 어려움도 컸다. 하지만 1주년 파티를 열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또 이 덕분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 그의 매출 제고전략은 간단했다. 바로 파티였다. 그는 서양인들과 국내 젊은 층이 파티를 좋아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이를 사업에 적극 활용했다. 홍씨의 파티는 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 파티 덕분에 그는 외국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또 최근 20~30대 젊은 층이 파티를 즐기는 상황에서 1주년 파티행사는 내국인 손님들도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됐다. 1주년 파티행사 이후 5~10명, 20~30명 단위의 생일파티, 기념파티 문의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1주일에 2~3건은 손님들 파티가 예약돼 있다.
이곳의 월 매출은 4천5백만~5천만원 선. 월 매출을 4천7백만원으로 잡고 재료비 2천만원, 인건비 1천2백만원, 임대료 약 2백50만원, 가스·난방 등 공과금 및 기타비 4백50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약 8백만원이다.
홍씨는 아워 플레이스의 공간구성을 특이하게 했다. 두 층으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는데다, 7층 또한 두 군데로 나눌 수 있다. 미닫이식 문만 닫으면 되는 것. 보통 파티 입장료가 3만~5만원 선이기에, 5명 이상 참여하면 단 몇 시간 동안 꽤 짭짤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파티는 레스토랑 겸 와인바 운영에 있어 또 하나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국적의 독특한 음식들을 내세워 아워 플레이스의 이름값을 높였다. 입지 특성을 고려해 이탈리아·프랑스·독일·중국 등 말 그대로 글로벌한 메뉴 구성을 선보였다. 현재 음식 메뉴만 해도 총 45종. 그는 스테이크류의 가격대를 1만3천원~2만원 선으로 고집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도 선뜻 선택하게끔 하기 위해서다.
그는 늘 당일 오전에 재료를 구입해 주문을 받으면 즉석에서 다듬어 조리를 시작한다. 미리 칼질을 해두면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맛 자체도 덜하기 때문이다. 조리 속도는 더디지만 맛의 질이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슬로 푸드’ 문화를 심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이기도 하다.
맛은 일류를 지향하면서 가격대는 중저가를 고수한 그의 운영전략 덕분에 아워 플레이스는 단시간에 이태원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수익비율은 레스토랑과 와인바가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레스토랑과 와인바는 다르지만 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서로 어울리는 업종이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두 가지 업종을 병행함으로써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다변화하는 운영전략을 구사해 정상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3년여간 음식점을 운영하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아워 플레이스에서 거둔 수익과 신용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마련, 6월 초 오랫동안 꿈꿔왔던 오리엔탈 전문 음식점에 도전했다. ‘스파이시 타이’라는 가게 이름은 매콤한 맛을 특징으로 하는 태국음식에서 힌트를 얻어 그가 직접 지었다. 스파이시 타이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뒤편 증권가에 자리하고 있다. 여의도로 입지를 정한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흔히 창업에서 목이 절반이라고 하잖아요. 이태원이 친구들과 많이 갔기 때문에 줄줄 꿰고 있어 창업이 쉬웠다면, 여의도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훤히 알고 있는 지역이었죠. 그런데 여의도에는 의외로 괜찮은 외국음식 전문점이 없더군요. 증권, 은행, 다국적 기업 등 고급 샐러리맨들이 많은 지역이라 특색 있는 외국음식 전문점이 생기면 잘되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어요. 최근에야 기회가 온 거죠.”
그는 3개월 동안 입지를 물색하고 주방 인력을 구성하고 메뉴를 짜고 인테리어를 개조하는 작업을 마치고서야 개점에 들어갔다. 주방장은 특급 태국호텔에서 일하던 요리사를 스카우트했다. 메뉴개발팀도 따로 구성했다.
그는 최근 몇 개월간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태국음식 전문점 개업에 열정을 쏟고, 밤에는 이태원에 돌아가 아워 플레이스를 운영했다. 하루 3~4시간도 채 못 자는 강행군 끝에 스파이시 타이가 문을 연 것이다.
점포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그린 톤의 배경에 야자수가 서있는 게 마치 태국의 리조트에 온 느낌이다. 곳곳에 장식된 태국식 등과 장식장이 그가 얼마나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는지 짐작케 한다.
80평에 1백 석을 갖춘 점포를 창업하는 데 든 총비용은 6억2천만원. 점포보증금 1억2천만원, 인테리어비 2억5천만원, 메뉴개발비, 권리금, 간판비, 조명비 등으로 2억5천만원이 투자됐다. 투자비용이 꽤 크기도 하고 앞으로 전국 프랜차이즈로 키우고 싶은 야망도 있어 난생처음 그는 50대 50의 동업을 시도했다. 실제 그가 들인 비용은 3억1천만원. 그의 동업자는 프랜차이즈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다 벗었습니다’라는 문구와 상반신 누드 담긴 도발적인 플래카드로 고객 발길 잡아
태국음식 전문점의 운영은 오픈 첫 달임에도 불구하고 순조롭다. 별다른 홍보가 없었음에도 지나가다 들르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기에는 ‘다 벗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그의 상반신 누드가 담긴 플래카드가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 벗었다는 그의 말대로 스파이시 타이의 점심메뉴는 8천~1만1천원 선. 저녁 메뉴는 1만2천~2만5천원 선. 그의 전략은 역시 고급스런 분위기에 중저가로 승부하는 것이다.
“위치도 그렇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보니 비싼 집으로 인식될 우려가 커서 도발적인 플래카드를 내걸었어요. 어려운 시기인데 손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면 안 되겠기에 과감한 전략을 썼습니다.”
물론 홍석천의 경우 연예인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 누드 플래카드를 걸어 효과를 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 창업자들의 경우도 단순히 문구가 적힌 게 아니라 기발한 그림이나 사진이 인쇄된 플래카드를 걸어놓으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한 그가 점심메뉴를 싸게 한 것은 고객 확보를 위한 미끼 전략이기도 하다. 일단 맛을 보고 그 맛에 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고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게 베테랑 창업자 홍석천의 설명이다.
그는 아워 플레이스에서처럼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직접 서빙을 한다.
“연예인입네 하고 뻣뻣하게 카운터만 지키면 손님들과 친해질 수가 없어요. 내 가게에 오신 분들한테는 연기자 홍석천을 떠나 주인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제 영업 철학입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종업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니까 일석이조죠.”
그가 운영하는 태국음식점의 또 다른 특징은 정통 무지방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제공한다는 것. 그냥 가는 손님들에게는 포장도 해준다. 아무리 맛이 있고 분위기가 좋아도 음식점은 인심이 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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