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출신 연기자, KBS ‘별난여자 별난남자’의 ‘사이다 박’ 최승경(33). 그는 지갑에 지금의 모습과 ‘사뭇 다른’ 사진 한 장을 가지고 다닌다. 낡은 사진 속에는 4년 전 125kg의 거구 최승경이 있다. “지갑에다 이 사진을 넣고 매일 봐요. 그리고 술을 많이 마시거나 과식한 날엔 (사진) 보면서 반성하죠. 내가 미쳤구나 하면서요(웃음).”
한때 “국내 기성복 중 맞는 옷이 없어서 이태원에 가거나 해외여행 때 사와야만 했고 (살이 쪄서) 양말 신는 것조차 불편할 정도였다”는 최승경은 어린 시절부터 비만으로 사는 것에 익숙했다고 한다. 자의 반 타의 반 다이어트도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움직이기 싫어하고 먹는 것을 좋아해 번번이 실패했었다고.
“저희 식구 중에 저만 살이 쪘어요. 어릴 때는 어머니가 저 살 빼게 하려고 따로 찬합 같은 데 밥을 담아 조금만 준 적도 있어요. 우리 엄마지만 어찌나 잔인하게 느껴지던지(웃음). 하지만 그래도 소용없었죠. 밖에 나가서 사먹었으니까요.”
그랬던 그가 독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은 2002년.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지 10여 년 지났을 때였다. 그는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1학년에 다니던 91년 KBS ‘대학 개그제’를 통해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유머1번지’ ‘한바탕 웃음으로’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지만 “자신의 코미디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길을 모색해야 했다”고 털어놓는다.
“유재석, 남희석, 김용만, 김국진 등 제 동기들이 정말 화려해요. 한땐 그 속에 저도 포함돼 열심히 활동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친구들이 하는 코미디는 통하고 저는 안 통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코미디언의 수명은 짧기도 하고요. 다른 길을 찾기로 결심했고 그때부터 살을 빼기 시작했죠. 아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변하고 싶었어요.”
원푸드 다이어트로 30kg 빼기도 했지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
하지만 처음 일년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을 다 활용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별별 다이어트를 다 해봤죠. 침, 경락, 한약, 원푸드 다이어트… 하지만 그거 다 소용없어요. 일시적이고, 잘못하면 죽어요(웃음). 제 경우, 다른 건 안 먹고 감자만 먹으면서 6개월 만에 30kg가량 뺀 적이 있는데 어지럽고, 토할 거 같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중단했죠. 결국 원래의 체중으로 다시 돌아갔고요.”
그는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정석대로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한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덧붙인다.
“모든 게 마찬가지지만 운동 역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어요. 제 경우엔 ‘러닝머신’을 뛰는 대신 제자리에서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는 듯한 운동인 ‘스테퍼’를 이용해 살을 뺐어요. 칼로리 소모량이 두 배 가까이 되거든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함께했죠. 저처럼 살이 많이 쪘던 사람은 한꺼번에 살을 빼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살이 처지니까요.”
또 모든 음식을 먹되, 짠 음식은 최대한 피하고 반신욕은 자주 할 것을 추천한다.
몸무게가 125kg에 이르던 시절. 유재석과는 같은 대학 동기로 함께 데뷔한 사이다.
“염분은 다이어트의 적이에요. 양념이 돼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따로 소금이나 간장을 가미하진 않죠. 그렇게 먹으면 처음엔 싱겁지만 익숙해져요. 몇 개월째 김치도 안 먹고 있어요. 그리고 반신욕을 자주 해요. 사우나는 그저 수분만 빼지만 반신욕은 유산소 운동처럼 몸 안을 데워서 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현재 그의 몸무게는 87kg. 4년 전에 비하면 38kg가량 줄어든 셈이다.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진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건강해졌죠. 심지어 밤새워 노는 것도 남들보다 오래 버티고 더 일찍 일어나고(웃음). 게다가 운동 중독이라고 할 만큼 운동하는 게 즐거워요. 열심히 땀 흘리고 냉탕 들어갔을 때 쾌감은 정말….”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는 움직이는 게 힘들어 30분 만에 끝내야 했다던 최승경은 이제 “하루 3시간씩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더 피곤하다”는 운동광이 됐다. 그 사이 그는 정말 변했다. 달라진 외모도 외모지만, 연기자로서도 자리매김하게 된 것. ‘저 푸른 초원 위에’ ‘첫사랑’ ‘아름다운 유혹’을 거쳐 ‘별난여자 별난남자’에서 허풍쟁이 PD ‘사이다 박’으로 인지도를 높인 최승경은 이제 탤런트 임현식 같은 감초 연기자를 꿈꾼다.
“겉모습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해요. 코미디언으로 활동할 때 함께 일했던 카메라 감독님이 ‘그 최승경이 당신이냐’고 물을 정도였어요. 그 변한 모습 덕분에 신인 같은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처음 얼굴을 알리는 신인처럼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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