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영씨는 좋은 차를 선별해 맛있게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국차 전문가다.
중국은인도, 스리랑카와 더불어 세계적인 차 원산지다. 중국은 대략 기원전 770년 춘추전국시대부터 차를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기 760년경 당나라 시대 육우가 쓴 ‘다경’은 차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책. 중국인들은 명나라(1368∼1644) 시대부터 대중적으로 차를 마시기 시작했으며 17세기경 유럽으로 중국차가 전파되었다. 홍차를 주로 마시는 영국인과는 달리 중국인들은 우롱차나 녹차, 화차라 불리는 국화차나 재스민차 등을 즐겨 마신다.
차는 차나무의 찻잎을 따서 가공해 만드는데 가공 방법에 따라 녹차, 홍차, 우롱차, 백차, 황차, 흑차 등 크게 6가지로 나누어진다. 녹차와 황차, 백차는 찻잎을 따서 바로 건조시킨 다음 가열해 발효를 막은 것으로 부드러운 맛과 향이 난다. 이 세 가지는 언뜻 보기에 비슷해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차를 따랐을 때 백차가 가장 연하고 녹차가 가장 진하다. 또 반발효차라 불리는 우롱차는 찻잎을 말린 다음 발효·가열해서 만드는 것으로 갈색빛을 띤다. 홍차는 완전 발효차로 우려낸 색이 붉다고 해서 홍차라 불린다. 흔히 보이차로 알려진 흑차는 미생물에 의해 발효시킨 차로 독특한 향이 나며 숙취해소를 돕는다.
초보자는 녹차와 우롱차가 마시기 적당
중국에는 많은 종류의 차 중 좋은 차를 선택해 제대로 우려 마시는 방법을 알려주는 차 전문가가 있다. ‘차박사’ 또는 ‘다예사’라고 불리는 이들은 좋은 찻잎을 골라 물의 양을 조절해 차를 우리고 차맛을 감별하는 것까지 도맡는다.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의 티 소믈리에 성은영씨(23)는 요리에 어울리는 중국차를 골라주고 제대로 마시는 법을 알려주는 일을 하는 차 전문가다. 원래 소믈리에는 와인 전문가를 뜻하는 말인데 2003년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에서 티 소믈리에라는 호칭을 국내 처음으로 사용했다. 성은영씨는 티 소믈리에가 되기 전 2년간 차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배우고 차를 따르는 방법과 예법 등을 중국차 전문가에게 수련받았다고 한다.
“세계에서 차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인 만큼 중국에는 많은 종류의 차가 있고 언제 어디서나 차를 즐겨 마셔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 손에 언제나 찻잎을 우릴 수 있는 찻병이 들려 있죠. 또 학교나 호텔뿐 아니라 열차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이 항상 준비되어 있을 정도예요.”
찻잎의 형태가 고스란히 살아 있고 빛깔이 선명해야 좋은 차다.
그는 초보자라면 녹차나 우롱차를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녹차 중에서는 초록색의 찻잎과 은은한 향이 일품인 서호용정이 부담이 없으며, 우롱차 중에서는 맛이 달고 마신 후 입 안에 과일 향이 남는 철관음이 인기가 높다고. 또 정식으로 차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작은 주전자 모양의 ‘자사호’와 뚜껑이 있는 찻잔인 ‘개완’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한다. 흙으로 만든 자사호는 보온성이 높아 차를 오랫동안 따뜻하게 마실 수 있게 해준다고. 또 중국인들은 녹차를 마실 때 우리와 달리 찻잔의 뚜껑으로 찻잎을 밀어가며 마시기 때문에 뚜껑이 있는 개완이 있으면 편리하다고 한다.
“차는 찻잎의 형태에 따라 맛과 향, 그리고 질이 달라져요. 좋은 차일수록 찻잎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 있고 빛깔이 좋죠. 그래서 차를 고를 때 찻잎을 유심히 살펴야 해요.”
차는 비만과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하루에 2∼3잔 정도 마시는 것이 적당하며 되도록 공복은 피하고 식사 직후나 식후 30분 정도가 지난 다음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글·김장미‘자유기고가’ | 사진·정경진‘프리랜서’
끽다거
‘차나 한잔 하고 가라’는 뜻의 끽다거. 중국에서 유학한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차와 다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 강서성의 다기와 복건성 안계현에서 직접 가져온 70∼80여 종의 차를 판매하며 보이차, 우롱차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중국의 이름난 도예인들에게 직접 제작을 의뢰한 전통 다기들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문의 02-733-9746
1 투박한 모양이 멋스러운 중국 강서성의 의흥 다기. 7만원.2 중국 경덕진에서 만든 청백자로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수제품이다. 각 4천원.3 우롱차의 한 종류인 철관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고전문화
유약을 바르지 않은 중국 전통 다기인 자사호를 판매하는 곳. 자사호는 수분을 흡수하고 공기를 통하게 해 차가 쉽게 부패되는 것을 막으며 차의 향을 오랫동안 보존해준다. 중국의 도예인 중 손꼽히는 명인들이 만든 자사호를 판매하며, 보이차와 철관음도 구입할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문의 02-2212-8405
1 중국 강서성 의흥에서 채취되는 흙으로 빚은 자사호. 10만원대.2 차의 온도를 알맞게 유지시켜주는 자기잔. 각 1만원.3 만든 지 3년 된 중국 운남성의 보이차. 숙취와 장에 좋다. 3만원.
티톡스
차 전문가인 티 소믈리에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차를 직접 골라주고 서브해주는 곳. 철관음, 보이차 등을 맛볼 수 있다. 전통적인 중국풍이 아닌 모던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실 수 있으며 중국차를 포장해 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차는 모두 9천원으로 원하는 만큼 계속 우려준다.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문의 02-3467-8506
1 발효를 할수록 맛이 깊어 3대에 걸쳐 숙성시킨다는 보이차.2 여러 번 우려내도 맛과 향이 변하지 않는 우롱차.
티뮤지엄
보이차 등의 전통 중국차에 다양한 꽃차와 찻잎을 가미한 혼합차를 구입할 수 있는 차 전문점. 부드러운 맛에 향긋함을 더해 차를 즐기기에 부담이 없으며, 두통이나 피로 회복에 좋은 차, 목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차 등 몸에 좋은 차를 추천해준다. 원하는 차를 고르면 선물용으로 포장 판매하기도 한다.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9시 문의 02-515-2350
1 우이산육계는 월계수 꽃과 우이산 우롱차를 혼합한 것. 50g 2만5천원.2 보이차와 말린 장미꽃을 섞은 은은한 장미향의 보이장미차. 50g 3만원.3 향긋한 국화 향이 마실수록 감미로운 보이국화차. 50g 3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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