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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확인

연주회 취소로 ‘임신설’ 휘말린 소프라노 조수미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3. 03. 06

세계적인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가 ‘임신설’에 휘말려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공연중이던 그는 지난 2월13일 건강상의 이유로 피날레 무대를 포기한 채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미국의 클래식 음악 사이트 ‘안단테’가 “조수미가 공연을 취소한 이유는 임신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임신설’이 불거져 나온 것. 현재 이탈리아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수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임신설’에 대한 진상을 취재했다.

연주회 취소로 ‘임신설’ 휘말린 소프라노 조수미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프리마돈나로 출연중이던 소프라노 조수미(41)가 폐막 공연을 이틀 앞둔 지난 2월13일 돌연 이탈리아로 출국해 ‘임신설’ 등의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의 클래식 음악 전문 사이트 ‘안단테(www.andante.com)’는 호주 일간지의 기사를 인용, “조수미가 폐막 공연을 돌연 취소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갔는데, 그 이유가 임신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하면서 ‘임신설’이 불거져 나왔다.
안단테의 보도에 따르면, 오페라단 총감독인 아드리아 콜레트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수미가 오페라단이나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아무런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갑자기 로마행 비행기를 탔다. 건강상의 이유로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이탈리아로 떠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참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조수미의 뉴욕 에이전트인 토니 루소도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아마 조수미가 임신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신설’에 대해 조수미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조수미의 한국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SMI 엔터테인먼트의 김재중 이사는 “임신은 말도 안되는 소리고 오페라단에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공연중 조수미가 심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해와 호주 현지 주치의인 이일성 박사로부터 검진을 받은 결과 자궁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박사가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고 심한 빈혈이 나타나니 이탈리아로 돌아가 검사와 치료를 받으라’고 권유해 지난 2월12일 오페라단에 진단서를 제출했고 양해를 얻어 출국했다”고 밝혔다.
임신설은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아기는 갖고 싶어
현재 이탈리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수미도 지난 2월1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00% 해프닝”이라며 ‘임신설’을 일축했다.
“제가 호주 현지 신문 1면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후세인 다음으로 유명한 외국인이라나요(웃음). 1백일 넘게 공연을 해온데다가 호주의 날씨가 덥고 자궁 출혈로 인해 빈혈과 피로가 겹치는 등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아 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었어요. 무엇보다도 멋지게 호주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지 못해 아쉽고 표를 산 분들에게 죄송할 뿐이죠.”
그는 “한국과 달리 외국에서는 여자 가수들이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임신한 것 같다고 하면 별다른 이유를 묻지 않고 공연에서 제외해주는 관례가 있다”며 자신의 뉴욕 에이전트가 ‘임신한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조수미는 이번 임신설은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정말 아기는 갖고 싶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고, 부와 명예도 어느 정도 있는데, 정작 여자로서 누려야 할 행복은 갖지 못한 것 같아요. 결혼도 못했고 아이도 없고요. 나이가 들면서 ‘이러다가 아기를 갖지 못하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해요. 또 2년 전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는데 의사가 ‘임신을 하고 싶으면 빨리 하라’고 권유해서 인공수정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쉽지 않더군요. 몸이 임신 상태에 맞도록 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 오랜 시간 처치를 받아야 하는데, 공연 일정에도 큰 지장을 줄 것 같고. 그래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왜 인공수정을 하려고 하냐, 결혼을 하는 게 낫지 않냐”고 묻자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결혼 상대자를 찾는 것보다 인공수정이 쉬울 것 같다”며 쓸쓸한 마음을 전했다.
조수미는 현재 건강 상태가 많이 호전됐으며 2월22일부터 로마에서 시작되는 공연 준비에 한창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말쯤 ‘월드컵 1주년 기념 행사’를 참석하기 위해 고국에 돌아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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