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이코스대학교는 2004년 학생 비자를 얻으려는 제3세계 출신을 돕기 위한 작은 신학교로 시작했다. 신학교에서 글로벌 종합대학으로 발돋움하기까지 김종인 총장의 노력과 헌신이 컸다. 김종인 총장은 신문을 팔며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르고 학비가 면제인 육군3사관학교를 나와서도 계속 배움을 이어갔다. 목회자가 되어 미국에 건너간 후에는 자신처럼 스스로 삶을 개척하려는 이들을 돕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은 국내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에게 대면 강의를 해주고, 글로벌 티칭 사이트의 디렉터 연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김종인 총장은 “오이코스대학교의 온라인 학위 과정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 그룹들과 만남을 통해 다양한 현지의 특별한 자산들에 대한 학문적인 정립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이코스대학교의 교육목표는 살아 있는 지식을 배운 학생이 세상에 나가 또 다른 이들을 치유하는 씨앗이 되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실용적인 학문을 추구합니다. 심지어 신학과 교수들에게도 하나님 얘기는 적당히 하고 졸업 후 밥 먹고 살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가르치라고 해요(웃음). 관념적인 얘기보단 하나님을 심장에 담고 살아가는 실제 그 삶이 중요하니까요. 또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심입니다. 복음의 내용은 이 땅의 모든 이들이 생명을 함께 누리는 거고요. 지금은 사람들을 의인과 죄인으로 구분하는 일보다 저마다의 가치를 알아주고 함께 살아가야 해요. 그래서 학교 이름도 그리스어로 집이란 뜻의 ‘오이코스’라 지은 거예요. 한 지붕 안에서 공생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죠.
설립 이념인 공생에 지난해부터 ‘치유’의 개념을 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점점 복잡한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가 필요해졌어요. 싸우느라 서로를 소중히 여기지 않아요. 상처를 받아도 회복할 시간이 없죠. 이제 어둠으로부터 밝음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과정에 대한 이론적 정리와 실천이 필요해요. 그래서 예술대학도 순수 미술보단 아트 테라피를 주 전공으로 삼는 거예요.
이번에 새로 한의학 온라인 학위 과정을 개설한 이유도 거기 있겠군요.
일단 한의학 석사과정은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선교사와 태권도 사범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들에게 사람을 치유하는 한의학을 가르쳐서 현지인들의 아픔을 직접 어루만지고 치료해줄 때 복음의 문이 더욱 활짝 열리리라 생각해요.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현지인들에게 살길을 먼저 마련해주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거죠. 그렇게 현지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재정적으로 자립할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고요.
한의대는 어떤 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나요.
총 10학기 과정이고, 대면 수업과 영상 수업을 병행합니다.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어요. 물론 이론만으론 부족해서 졸업 전 한 달 동안 본교에서 집중 실습 과정을 운영하는데, 여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해요. 한의학 석사과정을 마치면 한의사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복수학위 취득도 가능합니다. 재정적인 문제로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기준 충족 시 학비의 50%를 장학금으로 지원할 계획이에요.
온라인 과정을 통해 학교 규모가 커지면서 내실을 기하기 위한 고민도 커질 듯합니다.
좋은 선생님 확보가 제일 중요해졌어요. 요즘은 수업 방식이 진화해 세계 곳곳에서 강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훌륭한 교수들이 많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AI 시대에 발맞춰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영역에 속한 학위 과정인 MBA in Business Analytics를 신설했는데, 해당 분야 전문가를 확보한 여러 단체에서 각각 맡아 전문성을 높였어요. 우리는 시스템을 통해 학위 과정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을 온라인으로 듣는 학생이 100명 가까이 돼요. 우리처럼 작은 학교가 카테고리의 개념이 무너져가는 시대에서는 더 발 빠르게 나갈 수 있죠. 이 장점을 잘 살리되 외형적으로 확대만 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학교로 만들어가고 싶은가요.
제가 지난 1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시간을 합치면 6개월 이상 되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습니다. 저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알려지지 않은 가치를 발견해 학문으로 정립시키고 또 거기서 다른 아이디어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경영대학과 예술대학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 우리 학교 사진학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함철훈 박사는 제가 우연히 그의 강연을 듣고 모셔온 분이에요. 그때 함 박사가 “지금은 스마트폰이 워낙 좋아져 사진 기술에 관해 자기가 가르칠 게 없고, 대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줄 수 있다”는 말을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찾아가 “당신 같은 사람을 계속 길러내달라”고 했어요. 모두가 갖고 있는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런 일들은 오이코스대학교만이 할 수 있습니다.
#오이코스대학교 #김종인 #온라인학위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사진제공 오이코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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