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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1년 만에 외출해 만난 ‘의현 스님’은 누구?

“승적 박탈됐다 대형 사찰 방장으로 추대 … 정치에 능한 승려” [who’s who]

이경은 기자

2023. 04. 11

의현 스님(좌)과 대구 동화사를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뉴스1]

의현 스님(좌)과 대구 동화사를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뉴스1]

4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의현 스님(87)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구로 거처를 옮긴 후로 첫 공개 외출이다. 의현 스님은 지난달 팔공총림 동화사 제2대 방장(方丈)으로 추대됐다.

박 전 대통령은 11일 오전 10시 30분 경 대구 동화사를 찾아 축원 행사에 참석했다. 동화사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사찰에 두 시간 정도 머무르며 의현 스님 등 동화사 스님들과 비공개 오찬 및 차담을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4일 대구로 귀향한 이후 외부 접촉을 자제해왔다.

전두환·노태우 공개 지지 표명

동화사 방문 내내 침묵을 유지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의현 스님은 “우리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를 하신 게(두신 일이) 절대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수십, 수백만 명이 비선 실세다. 자기네들 비선 실세로 오늘날 북한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정치적 입장을 표명해왔다. 1987년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 당시 “조계종은 4‧13 호헌 조치를 고뇌에 찬 충정의 구국(救國)의지로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해 조계종 승려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후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국 본말사에 “불교를 이해하는 분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촉구하는 등 노태우 전 대통령(당시 민정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의현 스님은 1994년 종단을 비민주적으로 운영했다는 이유로 멸빈됐다 26년 만인 2020년 조계종 승적을 공식 회복했다. 불교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그를 두고 “보통이 아닌 인물”이라며 “멸빈(승적 박탈)됐던 승려가 복권을 넘어 대형 사찰 방장으로 추대되는 건 초유의 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현 스님을 설명하면서 하나의 일화도 덧붙였다.



“의현(의현 스님)은 노태우 정부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의 백담사 은둔 작전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절을 오가는 길이 좋지도 않았던 시절에 의현은 거의 매일 아침 백담사에 가 전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위로를 전했다고 한다. 상당히 정치에 능한 승려다”

“박 전 대통령 이용하려는 것”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의현 스님의 입을 빌려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에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정치학 박사)는 “의현 스님의 발언은 보수 진영에서 발언권을 행사하고 싶은 것일 뿐 박 전 대통령 정계 복귀를 염두에 두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복귀 의도가 있다 해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대구에 한정될 뿐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키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의현 스님 발언만으로 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 정치 행보를 한다고 규정짓기는 이르다”며 “다만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내년 총선을 의식하는 주변인이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11일 봉화사에서 “박 전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주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의현스님 #박근혜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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