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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대학 신도시 부부 ‘서준맘’ 류인나

“서준이는 엄마 아빠 반반 닮아. 둘째 항시 노력 중”

이진수 기자

2022. 12. 22

오지랖 넓고 말 많고 전화 한 통으로도 상대방의 기를 쏙 빼놓는, 주위에 한 명쯤 꼭 있는 동네 언니. 신도시에 살며 소소한 일상을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내는 ‘서준맘(류인나)’이다. 그녀의 입담을 경험하는 순간, 1년치 웃음은 각오해야 한다.



공구 블로거이자 미시 유튜버로 활동하는 류인나.

공구 블로거이자 미시 유튜버로 활동하는 류인나.

“내가 먹어보고, 만져보고, 볶아보고, 지져보고, 다 직접 경험하지~”

공동구매(이하 공구) 블로거이자, ‘안녕하세미’ 채널의 미시 유튜버로 활약하는 신도시 ‘서준맘’ 류인나에게 공구 물품 선택 기준을 물었다. 당연한 걸 묻는다는 표정과 함께 압도적인 말의 속도로 대답을 쏟아내는데,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인터뷰 도중에 멈추기 힘든 대폭소가 터진 건 처음. 류인나도 그런 기자를 보고 웃음이 터져 서로 대화를 이어가지 못한 채 5분을 깔깔 웃었다.

흔히 ‘미시’는 결혼은 했지만 미스(Miss·미혼 여성)처럼 트렌디한 감각을 잃지 않은 여성을 칭한다. 류인나가 유명해진 건 176만 구독자를 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종종 등장했던 남편 배용남 덕분이다. 남편과 그의 친구들인 조정구, 정재혁이 피식대학 PD 김민수를 도와 ‘05학번이즈히어’라는 3040 유부남 콘텐츠에 출연하고 있는데, ‘와이프’ 편 에피소드에 우연히 류인나가 등장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그의 미워할 수 없는 ‘푼수짓’이 삽시간에 소문나 해당 영상 조회수는 279만을 기록했다.

사실 류인나는 개그우먼 박세미(32)의 부캐릭터다. 피식대학의 콘텐츠 속 등장인물은 모두 해당 개그맨·개그우먼의 부캐. 신도시에 거주하며, 아들 ‘배서준’을 낳기 전에는 속눈썹 연장과 네일 아트 일을 했다. 현재는 육아에 전념 중인 블로거라는 설정하에 연기를 펼친다. 이번 인터뷰는 철저히 부캐 류인나로 진행했다.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공구 제품이 더 팔려야 해”

류인나는 서준맘 블로그에서 녹용진, 차전자피 등 여러 건강식품과 영양제를 공구 판매한다. 최근 피식대학의 인기에 힘입어 2022년 10월에는 개인 유튜브 ‘안녕하세미’ 채널을 오픈해 영어유치원 엄마들 모임 메이크업 GRWM(겟 레디 위드 미·외출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 코스트코·다이소 쇼핑 팁, 네일 숍 브이로그 등 야무진 일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인기 실감하세요.


아직 인플루언서인지는 잘 모르겠고, 자꾸 주변에서 제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진짜 모르겠거든요. 그리구! 인플루언서 되려면 공구 제품이 지금보다 더 팔려야 돼!

현재도 판매율이 꽤 높다고 들었는데 한 달 수익 살짝 공개해주시죠.

어머? 비밀이지? 그거는 영업 비밀이죠. 그런 거 말해주면 안 돼. 독점으로 가야지. 안 그러면 즉시 엄마들이 따라 한다고.

개인 채널을 여셨잖아요. 안녕하세미 채널의 첫 영상 ‘네일 하는 날’ 브이로그 조회수가 곧 100만을 앞두고 있어요.

(놀라워하며) 벌써? 세상에! 100만 회면 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 거야! 아니, 민수 씨가 자꾸 나를 (영상으로) 찍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나도 이거 혼자 한번 찍을 수 있겠다’ 해서 그렇게 찍은 거예요.

“항시” “~하잖아” “완전 기절” 등 인나 님 말투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예요.

어머, 세상에! 젊은 사람들이 내 말투를 써요?

영상 댓글에 난리던데요.

그거 봐. 댓글로나 쓰지 실제로는 그 말투 안 쓸 거야. 근데 ‘항시’ 같은 말이 들어가야 먹기 전부터 음식이 벌써 맛있게 느껴져. “이거 꼭 먹어야 해”보다 “항시! 이걸 먹어줘야 해”라고 했을 때 정말 이걸 무~조건 먹어봐야 할 것만 같고 그렇잖아요.

공구는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내가 뭘 사면 “이거 어디서 샀냐”고 (주변에서) 너무 물어보는 거야. 그러니까 뭐야, 내가 물건을 잘 본다는 거잖아요. 보통 센스가 아니라는 걸 알고 시작하게 됐어요. 몸매도 보통이 아니잖아. 사람들이 따라서 살 수밖에 없는 거지.

제품 선택 기준이 뭔가요.

내가 먹어보고, 만져보고, 볶아보고, 지져보고, 직접 경험.

그… 그럼… (대폭소) 테스트 기간을….

어머 이 언니 왜 이래. (웃음) 내가 봐봐, 이렇게 사람들한테 웃음을 준다고. (기자 대폭소) 이 언니 무서워.

테스트 기간을 얼마나 두나요.

제품마다 다르지. 화장품 같은 경우에는 얼굴에 두드러기가 날 수 있으니까 거의 일주일 이상 써보고, 먹는 건 똥, 설사 나올 수 있어. 조심해야 해. 그것도 한 1~2주 먹어보지. 보통 1주에서 한 달 정도는 싹 먹어보고 만져보고 볶아보고 지져보고 하죠.

공구에 대해 ‘팔이피플’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데요.

금액을 높게 부르고, 제품이 안 좋으면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와. 근데 저 같은 경우에는 직접 먹어보고 만져보고 볶아보고 지져보고 하니까 안 좋은 제품일 리가 없지.

태생부터가 남다른 감각, 인맥 부자

류인나는 몸에 딱 달라붙는 롱 원피스, 블링블링한 진주 스트랩이 달린 휴대폰 케이스, 털 슬리퍼, 로고가 크게 새겨진 명품 크로스 백 등 패션에 관심 많은 전형적인 미시를 표현해내고 있다. 유쾌한 입담까지 더해져 영상 댓글에는 “딱 우리 동네 엄마다” “우리 이모랑 똑같다” “신도시 사는 유부년데, 난 줄 알았다” 등 공감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서준맘은 잠깐 카페 마실을 나갈 때도 서정 언니, 민정 언니, 민서 엄마, 정현 언니 등 온갖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다. 동네맘들이 자신과 다 ‘친한’ 사이라고 믿는 인싸력 만렙(1만 레벨)의 소유자다.

평소 패션, 스타일 철학이 어떻게 되나요.

내가 패션에 대해서는 한 번도 풀지 않았어. 일단 자신 있는 부위를 드러내고 입는 스타일인데 나는 엉덩이가 세상에, 오리 궁둥이야. 그래서 엉덩이를 싹 내놓는 그런 옷 있잖아요. 장점 살리는 걸 되게 좋아해. 단점 커버하지 마. 그냥 당당하게 내놓는 거지. 장점을 더 부각시키면 그 단점이 안 보이잖아. 너무 숨기려고 하면 안 돼!

몸매 관리를 철저하게 하신다고요.

아이 낳고 몸매 관리 못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으니까. 나는 항시적으로 음식도 다이어트식으로 챙겨 먹고, 운동도 하고, 쫄래쫄래 동네 바닥을 다 걸어 다니지. 식단으로 곤약 쌀도 많이 먹고, 그냥 다 아는 기본 식단 있잖아요. 이건 나중에 영상으로 풀 거니까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요. 비밀이야.

인기 명품은 다 갖고 계신데요. 구입 팁 좀 알려주세요.

나는 아주 비싼 명품은 안 매. 약간 중저가라고 할 수 있으면서 너무 저렴하지 않은 거 있지? 근데 어떤 사람들이 “나는 이런 가방도 못 드는데” 할 수 있어. 그럼 할부하면 돼! 이 말까지 다 적는 거 아니야? 민수 씨는 영상에 다 내보낸다는 소문이 있더라? 최대 무이자 끌어당길 수 있는 데까지 당겨야 해. 부분 무이자까지는 안 가. 그냥 무이자 할부까지. 내가 갚을 수 있는 가능한 선까지 무이자 7개월이면 7개월 때려버리고, 12개월까지면 12개월 때리지.

옷은 인터넷 쇼핑으로 주로 구매하시는 것 같던데요.

어우~ 옷은 명품 안 입어요. 약간 보세 쪽으로 많이 입고 서치를 해서 괜찮은 제품을 잘 찾는 거지. 나는 온라인 플랫폼 지×재×, 브랜O 그거 다 섞어서 써요. (브랜드가) 한데 모아져 있는 데를 좋아해.

엄마들 사이에서 등원 룩이 자존심 대결이라면서요.

자존심 세울 게 뭐가 있어. 나 잘난 맛에 살아야지. 나는 뭐야, 언니들이 날 따라 하지 내가 언니들을 따라 하진 않아서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워낙 사람들이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거든. 근데 안 알려줘 버리지~! 센스는 타고나는 거야.

서정 언니, 민정 언니 등 친한 언니분들하고는 어떻게 가까워지신 거예요.

어머? 종류별이죠. 애를 위한 모임에서도 만났고, 동네 모임도 있고, 옛날에 알았던 모임도 있고, 남편 친구의 아내 모임도 있고 저는 그냥 스쳤다 하면 친구예요. 다 친해져 버려. MBTI 앞이 E(외향)예요. 파워 E. 대문자 ‘E’예요. 소문자 ‘e’가 아니라.

우리 여보, 고깃집 사장님, 남편 배용남

류인나, 배용남 부부의 모습.

류인나, 배용남 부부의 모습.

류인나의 남편 배용남은 ‘배가네’라는 고깃집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다. 둘 사이에는 배서준이라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영어 이름 ‘제이든’으로도 불린다. 이들 부부에게는 한 가지 논란이 있다. 2000년대 방영한 동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나는 펫’ 출연 의혹을 사고 있는 것. 피식대학 채널 ‘나는 펫’ 콘텐츠에 동대문 옷 장사를 하는 배용남과 아트디렉터 류인나가 등장하는데 이름뿐 아니라 생김새도 같아 신도시 부부의 젊은 시절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두 분 처음 어떻게 만나셨어요.

첫 만남 썰이랄 것도 없어요. 근데 이건 아직 얘기를 못 해요. 민수 씨가 입 꼭 다물고 있으라고 하더라고. 피식대학 채널에서 풀지 않을까 싶어요. 민수 씨가 (피식대학에서 풀면) 식기세척기 사줄 거로 기대하고 있어서 만남 썰 같은 건 입 꾹 닫고 있어. 그거 받아내려면 민수 씨 말 잘 들어야지.

혹시 두 분 예전에 ‘나는 펫’ 프로그램 출연한 적 있으신가요.

그거 누구예요? (단호) 저희 아니에요. 나 그런 얘기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 얘기 많이 하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데 나간 적이 없어요.

남편분 어떤 매력에 빠지셨어요.

사람이 참 순해. 잘 속고 다닐 사람이야. 그래서 내가 옆에 있어야 해요.

아직도 용남 님 보면 설레세요.

불꽃 튀어요. 불꽃이 튀어. 밤만 되면 난리가 나. (불꽃이 너무 튀어서) 불을 꺼도 앞이 다 보여(웃음).

아, 불을 꺼도(웃음 터짐).

기자님 이런 거 좋아하네. 기자님 많이 웃었다고 꼭 적어요.

남편, 아빠로서 몇 점인가요.

아빠로서 90점, 남편으로서는 1점 빼야 해. 89점. 아내한테 더 오면 좋을 텐데 저보다 서준이한테 더욱 집중해요. 그거 말고는 다 좋아요. 제이든한테 너무 다정하고, 간이랑 쓸개 다 꺼내줄 것처럼 하죠.

둘째 계획도 있으세요.

노력은 항시 하죠. 항시! 크게 적어주세요. 항시 노력 중입니다. 나 닮은 딸 낳으면 얼마나 귀여울 거야. 딸 낳으면 미싱 사버릴 거야. 내가 옷 만들어 입히고, 머리핀 공구 가야지.

서준이는 얼마 전에 영어유치원에 입학했던데 몇 살인가요.

줴이든(제이든) 나이는 아직 안 밝혔어요. 우리 서준이 이름이 너무 공개돼서 나이까지 얘기하면 사람들이 나 찾아올까 봐 무서워. 아이에 대한 건 이름 말고 아무것도 얘기 안 했어요. 얼굴도 공개도 안 했어요. 찾아오면 큰일 나니까.

서준이는 엄마, 아빠 중 누구를 더 닮았나요.

반반이에요. 진짜요. 어떻게 보면 엄마 닮고 어떻게 보면 아빠 닮고. 거의 대부분 그러잖아요.

인나 님이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된 비결이 뭘까요.

그냥 여자로서 공감 아닐까요. ‘나도 이렇게 사는데 인나 님도 이렇게 살고 있구나’ 이런 거. 겉으로 봤을 때는 명품에, 네일 아트에, 이렇게 하고 다니니까 ‘나도 인나 님처럼 살고 싶다’일 수도 있고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 속에 들어가 보질 않아서. 항시 남에게 포장을 잘해야 돼. 그리고 매력이 있으니까요. 흐르다 못해 바닥에 난리 나. 매력을 맨날 떨어뜨리고 다녀, 세상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랜선 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언니만 믿고 공구 제품 사. (웃음) 그리고 20대 결혼 전에는 남자 많이 만나보고 사람도 많이 만나보고, 적을 만들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 다 그게 나중에 돌아오더라고. 대한민국 생각보다 많이 작아요. 그리고 자기 꾸미기, 치장하는 데 신경 써. 집에서 야식 시켜 먹고 이런 거 행복 느끼지 말고. 살쪄. 그럼 자신감 또 없어지고, 반복이야. 자존감을 높이면 매력이 저절로 흘러나와. 그나저나 저 말하는데 지금 ‘딕션’ 너무 좋죠? 서준맘이 나중에 강의하고 싶어 한다고 적어주세요.

#신도시부부 #피식대학서준맘 #류인나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사진출처 서준맘 인스타그램 안녕하세미 · 피식대학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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