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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들, 와이너리 플렉스에 나선 까닭

글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2022. 04. 04

와인 마니아의 상징이 커다란 와인 셀러에서 드넓은 와이너리로 변모하는 걸까.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와인을 직접 출시하는 트렌드의 선두에 서 있는 건 단연코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지난 2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샴페인 사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할리우드 스타의 와인 시장 진출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실 셀럽들이 와인 시장에 진입한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마돈나의 이름을 단 와인이 처음 출시된 것은 2005년. 이 브랜드의 실제 운영자인 마돈나 아버지가 와이너리를 인수한 것은 1995년의 이야기로 무려 25년도 넘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니 말이다.

다만 초창기 와인 시장에 뛰어든 스타들은 대부분 마돈나처럼 이름을 빌려주고 레이블을 론칭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실제로 운영에도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포도 품종을 선별하거나 배합 비율을 조정하는 생산 단계부터 라벨 및 병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땀 한땀 와인을 빚어내는 스타들의 활동 이유는 제각각이다. “와인이 좋아서” 라는 ‘애호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통인데, 빅뱅의 탑이 바로 이런 케이스에 해당한다. 그는 입대 직전인 2017년 1월 열린 빅뱅 팬 미팅에서 연간 7000병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 와인 농장을 샀다고 말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샴페인 투자야, 환경운동이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샴페인 하우스 ‘텔몽’에 투자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SNS 게시글. 텔몽의 환경에 대한 철학에 공감한다는 내용이다.

샴페인 하우스 ‘텔몽’에 투자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SNS 게시글. 텔몽의 환경에 대한 철학에 공감한다는 내용이다.

그에 비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샴페인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좀 색다르다. 프랑스 다메리에 있는 샴페인 하우스 ‘텔몽(Telmont)’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샴페인의 맛과 향을 논하기에 앞서 ‘환경’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연기만큼이나 환경운동에도 몰두하고 있는 그가 텔몽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이 회사는 과대 포장으로 인한 낭비를 줄이고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선물 패키지를 없애는 시도를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선물로 많이 활용되는 샴페인의 특성상 패키지를 간소화하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음에도 도전을 감행한 것. 브랜드의 이런 방향성이 자신의 철학과 공통분모를 지닌다고 판단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지분투자 방식으로 회사 경영에 힘을 실었다. 텔몽은 이 투자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모든 포도원을 100% 유기농법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파트너 재배 농가 역시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유기농법으로 전환하겠다는 차기 목표도 정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SNS를 통해 “텔몽은 파트너 와인 재배자들과 함께 100% 유기농 샴페인 생산 목표를 세웠다”며 “토지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부터 100% 재생 가능한 전력을 사용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샴페인 텔몽의 환경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각오를 갖고 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와인에도 비건을, 카메론 디아즈

사라 제시카 파커(왼쪽)와 카메론 디아즈는 각각 와인 브랜드 ‘인비보’와 ‘아바리니’ 에 투자하고 있다.

사라 제시카 파커(왼쪽)와 카메론 디아즈는 각각 와인 브랜드 ‘인비보’와 ‘아바리니’ 에 투자하고 있다.

디카프리오만큼 친환경 메시지가 강하지는 않지만, 카메론 디아즈 역시 오가닉을 모토로 비건 친화적인 와인을 만드는 데 열심이다. 카메론 디아즈가 론칭한 브랜드 ‘아바리니(Avaline)’는 와인 전문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유기농 포도원의 포도와 천연재료로만 술을 빚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살충제나 인공색소, 농축액, 설탕, 글루텐 등 첨가물을 일절 배제하고, 와인 제조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동물성 재료 아이징글라스나 달걀도 넣지 않아 ‘비건 프렌들리’ 조건까지 만족시킨다. 동물성 재료의 대체재로는 유전자 조작이 없는 Non-GMO 완두콩 단백질을 사용했다는 것이 브랜드 측 설명이다. 카메론 디아즈는 “2018년 패션 사업가 캐서린 파워를 소개받은 뒤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트렌드에 발맞춰 설탕과 첨가물을 넣지 않은 비건친화(vegan-friendly) 와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계기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아바리니 와인은 스페인 화이트와인과 프랑스 로제 와인 두 종류로 출시된다. 화이트와인은 스페인 북부 페네데스 지방에서 재배한 유기농 포도로 만든다. 마카베오, 말바시아, 사렐로를 혼합해 드라이한 산미를 지니는 게 특징. 이에 비해 로제 와인은 프로방스 지역의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칼라독 등 여러 품종을 혼합해 멜론, 라즈베리, 시트러스 제스트의 프루티한 맛과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두 종류 모두 24달러로 책정돼 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는 아직 수입되지 않았다.



대중성과 성취, 선행을 모두 거머쥔 사라 제시카 파커

‘섹스 앤 더 시티’의 히로인 사라 제시카 파커는 빛나는 커리어만큼이나 와인 안목으로도 명성이 높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와인 셀렉션이야말로 품질과 맛, 적당한 가격을 보장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질 정도. 그런 셀럽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혁신적인 와이너리로 알려진 인비보와 손을 잡고 와인을 출시한다고 했을 때 팬과 와인 마니아의 시선이 모두 쏠린 것은 당연지사. ‘인비보 X SJP 소비뇽 블랑’은 이런 히스토리를 갖고 태어났다. 데일리 와인으로 인기 좋은 소비뇽 블랑 품종을 선택해 병당 18~20달러로 가격 접근성을 높인 것은 물론, 패셔니스타 사라 제시카 파커가 라벨 디자인부터 최종 블렌딩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취향을 반영한 덕분일까? 이 와인은 2019년 7월 말 출시 후 1년 만에 50만 병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세계적인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 스펙테이터’ 랭킹 100에서 69위에 랭크되며 전문가들 인정 또한 거머쥐었다. 100% 소비뇽 블랑으로만 이뤄진 이 와인은 자몽, 패션프루츠, 레몬 제스트 등의 프루티한 톱노트가 인상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달콤한 첫맛과 은은한 산미가 어우러져 일식이나 이탤리언 푸드,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리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비보 X SJP 소비뇽 블랑의 가장 멋진 성과는 이들이 성공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는 데 있다. 인비보와 사라 제시카 파커는 비영리단체 피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33만 개 이상의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영양가 있는 무료급식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사랑의 상징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브란젤리나

자신이 소유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 ‘미라발 로제’ 모델로 나선 브래드 피트.

자신이 소유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 ‘미라발 로제’ 모델로 나선 브래드 피트.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 브래드 피트는 본인이 소유한 와이너리 샤토 미라발에서 생산하는 ‘미라발 로제’의 모델로 직접 나설 만큼 와인 사업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혼한 전 부인 안젤리나 졸리와의 관계가 와이너리 운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와이너리를 매입한 2008년 당시 커플이던 두 사람은 각각 투자금의 60%와 40%를 부담했다. 그러나 와인 사업에 적극적이던 브래드 피트와 달리, 안젤리나 졸리는 이혼 후 와이너리 매각에 나섰고 이로 인해 또다시 소송에 돌입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 측 법률 대리인은 두 사람이 결혼 당시 포도밭 지분을 다른 한쪽의 동의 없이는 팔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이 와이너리는 세기의 커플이던 브란젤리나가 긴 동거를 마치고 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렸던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아이러니하다는 것이 호사가들 의견이다.

#디카프리오 #카메론디아즈 #브란젤리나 #여성동아

사진제공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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