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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박해진·김종국·이광수·개리… 취향저격 대륙의 팬덤

우먼동아일보

2015. 11. 09

중국 내 한류 바람이 점점 더 확대되는 양상이다. 드라마는 물론 예능까지 접수하고 나선 K-엔터테인먼트 선두주자들의 대륙 내 활약상, 억 소리 나는 몸값 등을 취재했다.


박해진·김종국·이광수·개리… 취향저격 대륙의 팬덤

중국이 ‘한류의 미래’로 떠올랐다. 한류를 이끌던 일본이 엔저 현상과 우경화에 따라 시장이 위축되고 반한 감정까지 커지자 한류 스타들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그 대안으로 중국 시장을 택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한류 모양새는 다소 다르다. 일본의 한류는 한국의 톱스타들이 주도했다. 이미 한국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 일본에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바닥을 다졌다. 일본 한류의 촉매제가 된 ‘겨울연가’ 역시 배우 배용준이 일본을 전략적으로 공략한 것이 아니라 일본에 수출된 ‘겨울연가’가 의외의 성과를 거두며 배용준이 ‘욘사마’로 등극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반면 중국 한류는 몇몇 스타들의 각개 전투가 큰 효과를 거뒀다. 중국은 워낙 땅덩이가 넓은 반면 이를 한데 아우를 만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이 지속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공급하기에 좋은 여건은 아니다. 이 때문에 중국 한류는 현지화 전략을 택한 스타들이 중국으로 날아가 ‘면 대 면’ 방식으로 성장시켰다. 그래서 중국의 한류 스타는 꼭 한국의 톱스타는 아니다. 한국의 높은 인지도보다는 중국 내에서 보인 활약과 노력이 그들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류 스타는 2명이다. 이민호(28)와 김수현(27). 이민호는 2009년 방송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신의’ ‘시티헌터’ ‘상속자들’을 잇따라 중국에 소개하며 꾸준히 중국 시장을 두드렸다. 중국의 대표적 SNS인 웨이보의 팔로어수 2천8백만 명(한류 스타 중 1위)이 이를 증명한다. 그 뒤를 이어 중국 내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며 웹으로 소개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김수현이 기적 같은 성과를 일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터라 실소비층이자 헤비 인터넷 유저인 10~20대의 지지도가 높았던 것이 ‘별에서 온 그대’의 주요한 성공 요인이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을 제외하고 중국인들이 첫손에 꼽는 한류 스타는 누구일까? 이견은 있겠지만 박해진(32)은 톱 5 안에 드는 한류 스타다. 이외에도 요즘은 김종국(38)과 이광수(30), 개리(37) 등이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류 스타로 분류된다. 이들이 많은 한국의 톱스타들을 제치고 중국을 호령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모든 결과에는 합당한 과정이 있는 법. 분명 이들의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드라마 회당 몸값 1억원, 박해진
화제작 ‘소문난 칠공주’ ‘별에서 온 그대’
중국 드라마 ‘결혼이야기’ ‘또 다른 찬란한 인생’ ‘남인방-친구’
출연료 한국 드라마 회당 5천만원 안팎, 중국 드라마 회당 7천만~1억원

박해진·김종국·이광수·개리… 취향저격 대륙의 팬덤

박해진의 중국 진출 기틀은 2006년 마련됐다. 당시 그는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 역을 맡은 눈에 띄는 신인 정도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2009년 후난위성TV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소개됐고, 박해진은 발 빠르게 중국을 공략했다. ‘소문난 칠공주’의 출연진인 배우 이태란, 최정원과 현지 프로모션을 연 것을 출발선 삼아 본격적으로 중국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으로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까지 거머쥐며 국내에서도 주가가 상승하던 때다. 하지만 그는 2011년 중국 드라마 ‘결혼이야기’와 ‘또 다른 찬란한 인생’에 연이어 출연하며 중국 활동에 매진했다. 두 작품 모두 후난위성TV를 통해 소개됐다. ‘소문난 칠공주’로 재미를 톡톡히 본 후난위성TV 측이 박해진을 눈여겨보고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박해진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중국 내 그의 인기는 수치로 증명된다. 과거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진행한 ‘최고의 미남 배우’를 뽑는 설문 조사에서 그는 대만 출신 영화배우 소유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유덕화, 주걸륜, 진관희, 슈퍼주니어 출신 한경 등 내로라하는 이들보다 앞섰다. 중국 내 그의 팬클럽 회원수는 2백만 명에 육박한다. 한국에서는 어떤 스타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다. 2011년 중국 드라마 ‘결혼이야기’의 방송을 앞두고 중국 포털 사이트 QQ TV의 본사에서 진행된 온라인 팬미팅에서는 1분 만에 43만 명이 몰렸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과 한국을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해외 스타가 중국에서 이렇게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은 이례적이다.

승승장구하던 박해진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왔다. 2014년 초 방송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 박해진은 중국에 소개된 역대 한국 드라마 중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더불어 그의 인기 역시 업그레이드됐다.

박해진의 또 다른 강점은 양국을 오가는 줄타기에 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인기에 비해 중국 내 인지도가 낮거나 한국 활동은 뒤로한 채 중국 활동에 매진하는 스타들이 있는 반면 박해진은 양국에서 동시에 활발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해진은 이미 중국 드라마 ‘남인방-친구’의 촬영을 마친 후 방송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내년 초 편성된 케이블 채널 tvN ‘치즈인더트랩’의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터라 국내 드라마 팬들의 관심도 높고 박해진을 좇는 중국 팬들도 이 드라마를 언급하고 있다.

박해진의 국내 드라마 출연료는 회당 5천만원 안팎. 하지만 중국 드라마 출연료는 회당 7천만~1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진의 경우 중국에서 몸값이 치솟으며 국내에서도 상승한 경우다. 한 외주 제작사 대표는 “박해진이 출연하는 작품은 중국 측의 러브콜이 많다. 이민호, 김수현, 김우빈, 이종석
등과 함께 그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판권 금액이 상승한다”며 “그에 걸맞게 국내 드라마의 개런티 역시 뛰어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종국 = 중국!
발음도 비슷해 사랑받는 김종국

화제작 ‘런닝맨’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 ‘딩거룽둥창’ ‘슈퍼아이돌’ ‘패션왕-비밀의 상자’
출연료 중국 예능 회당 5천만~ 1억원


김수현이 ‘별에서 온 그대’로 공전의 히트를 친 후 한국과 중국의 연예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포스트 김수현’에 쏠렸다. 배우들의 특성상 작품 한 편을 선보인 후 최소 1년간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많은 스타들과 기획사들이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답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K-팝으로 시작된 한류가 K-드라마를 거쳐 K-예능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리메이크까지 되면서 원조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한류 스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유재석이 절대적 인기를 구가하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김종국과 이광수의 인기가 단연 앞선다. 이에 대해 중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캐릭터가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재석이 촌철살인 멘트를 앞세우는 반면 김종국과 이광수는 각기 ‘능력자’와 ‘허당 기린’이라는 수식어로 더 유명하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외적인 매력과 몸짓이 의외의 인기를 가져온 셈이다.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그들이 ‘강제 중국 진출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종국은 저장위성TV가 제작하는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에도 출연해 능력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게다가 그는 영화로 제작된 ‘달려라 형제’에도 얼굴을 비쳤다. 김종국은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올해 초 중국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중국 공영방송 CCTV 예능 프로그램 ‘딩거룽둥창’을 비롯해 ‘슈퍼아이돌’ ‘패션왕-비밀의 상자’ 등 한중 합작 예능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하며 중국 팬들을 챙겼다.

김종국을 비롯한 예능인들이 중국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는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중국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타 문화에 대해선 다소 배타적인 면모도 갖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곧바로 정책을 바꿔 수입을 제한하는 것이 ‘대륙 스타일’이다. 이런 규제를 비껴가기 위해서는 중국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야 한다. 하지만 톱 배우들의 경우 ‘격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중국 작품을 꺼린다. 일종의 자존심이다.

한·중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공식 에이전시 ‘레디차이나’ 배경렬 대표는 “중국인들은 ‘먹튀’를 싫어한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돈만 벌어가는 인상을 주면 금세 등을 돌리는 것이 중국의 정서”라며 “반면 예능인들은 수시로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가지며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이런 현지화 전략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마침 시작된 ‘런닝맨’ 멤버들의 중국 팬미팅도 김종국의 인기를 탄탄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런닝맨’ 멤버들은 지난 7월 홍콩을 시작으로 8월부터는 상하이, 베이징 등 6개 도시를 도는 투어 팬미팅을 진행하고있다. 원조 ‘런닝맨’ 멤버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팬미팅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의 인기는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올해 중반기 중국 매체인 ‘인민망’이 한국 해외 문화홍보원과 함께 ‘2014 한국 스타의 중국 영향력’을 조사한 결과 배우 김수현이 정상을 차지했고, 김종국이 그 뒤를 이었다. 2014년은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가 절정이었던 시점임을 감안하면 김종국이 김수현에 이어 이 같은 인지도를 쌓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더욱이 김종국은 자신의 본업인 가수로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베이징 국도예술중심에서 열린 김종국의 단독 콘서트는 티켓 예매 2시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김종국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MC를 맡기도 했다. 숱한 K-팝 스타들이 참여한 행사였음에도 그가 진행자로 나선 것만으로 중국 내에서 김종국의 위상을 알 수 있다.

김종국의 인기 요인에 대한 또 다른 재미있는 분석도 있다. ‘종국’이라는 그의 이름이 ‘중국(中國)’의 중국식 발음과 유사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만약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예능인의 이름이 ‘코리아’나 ‘한국’이었다면 당연히 대중도 더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이런 외적인 상황 역시 김종국이 중국에서 인지도 높은 한류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박해진·김종국·이광수·개리… 취향저격 대륙의 팬덤

(L) 지난 8월 인기 그룹 인피니티와 함께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5 코리아 브랜드 &amp; 한류 상품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이광수.<br>(R) 김종국은 수시로 중국 예능에 출연하며 중국 팬들과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br>


중국 CF 접수한 아시아의 프린스 이광수
화제작 ‘런닝맨’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 한국 드라마 ‘동이’ ‘시티헌터’
출연료 중국 예능 회당 5천만~1억원, CF 몸값 편당 4억원


한국에서 이광수는 ‘초통령’이라 불린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애니메이션 주인공 뽀로로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광수의 라이벌은 뽀로로지만 중국에서 이광수는 김수현의 아성에 도전한다.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인 ‘도민준’만큼이나 ‘런닝맨’의 ‘기린 이광수’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이광수는 중국 예능 섭외 1순위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받는 몸값은 한류 스타 중 가장 비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도 그는 중국 호북위성TV ‘여과애’에서 중국인 스타와 가상 연애를 펼치며 팬층을 넓히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예능인으로만 기억되는 건 아니다. ‘런닝맨’으로 인기를 얻기 전 그가 출연했던 MBC 사극 ‘동이’와 이민호와 함께 출연한 드라마 ‘시티헌터’가 중국에서 소개돼 배우로서도 인지도를 쌓았다. 성실하게 저변을 넓혀가던 이광수가 ‘런닝맨’과 만난 후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주연을 맡은 영화 ‘돌연변이’의 주인공 자격으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현지에 다녀온 이광수는 그곳에서도 한류 스타로서 인기를 실감했다. 이광수를 보기 위해 중국과 태국 등에서 캐나다로 날아온 팬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함께 참석했던 권오광 감독은 “토론토에 이광수 팬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팬들이 몰려 도로에 뛰어들기까지 했다”며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광수의 인기를 감당 못한 중국 측이 현지 행사를 축소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8월 말 이광수가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여한 ‘2015 코리아 브랜드 & 한류 상품 박람회’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동시에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이광수는 이틀간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일정을 줄여달라”고 요구해 결국 이광수는 하루만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또한 이광수의 숙소 역시 행사장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키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인기로 인한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졌다.

이광수의 인기를 가늠하는 또 다른 척도는 CF다. 그는 다국적 기업 네슬레 ‘프루팁스’ 홍콩 모델, 바나나맛 우유 중국 모델,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말레이시아 광고 모델 등 중국을 넘어 아시아를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항간에 알려진 이광수의 CF 출연료는 편당 4억원 안팎.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한 회 출연료가 최소 5천만원이 넘고 경우에 따라선 1억원을 웃돈다.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있는 셈이다.


박해진·김종국·이광수·개리… 취향저격 대륙의 팬덤

중국 내 인기 절정인 ‘런닝맨’은 김종국, 이광수, 개리 등 예능 부문 한류 스타를 배출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9월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여행박람회 중 한국관에서 스키 관광을 홍보한 개리.


대륙에 K-힙합 알린 개리
화제작 ‘런닝맨’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 ‘천천향상’
신규 앨범 ‘2002’ 중국·대만·홍콩·말레이시아에서 1위 석권
출연료 중국 예능 회당 5천만~1억원


최근 한국에 힙합 열풍이 불고 있는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힙합의 불모지다.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팝의 범주에 사실상 힙합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래퍼 개리는 이런 중국의 관심사까지 바꿔놓았다. ‘런닝맨’의 일원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그의 음악까지 주목받고 있고, 결과적으로 K-힙합의 선두주자로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런닝맨’을 통해 인기를 쌓은 개리는 최근 공개한 신규 앨범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의 각종 순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규모 음원 사이트 중 하나인 인이웨타이에서 장시간 정상을 지켰고, 바이두 뮤직에도 앨범 수록곡 다수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K-팝을 진두지휘하는 아이돌 그룹 외 한국 가수가 중국 차트를 석권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개리의 팬미팅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1백20만 명이 참여했다. 이는 울산 인구 전체와 맞먹는다. 수천 명의 팬이 직접 개리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고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중국 채널 YY를 통해 온라인으로 개리와 소통했다. 개리의 인기는 ‘런닝맨’의 홍일점인 배우 송지효과 만나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런닝맨’의 녹화가 매주 월요일에 진행돼 ‘월요 커플’이라 불리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중국 팬들도 “실제 사귀라”고 외칠 정도다. 최근에는 중국 후난위성TV ‘천천향상’에 나란히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런닝맨’ 내에서 남녀의 애정구도를 형성한 이들은 개리와 송지효뿐이라 중국 팬들은 더욱 열광한다.

중국 내 인지도 상승과 함께 개리의 몸값 역시 크게 뛰었다. 지난 2월 중국 언론 매체 ‘국제재신’은 개리를 비롯해 송지효, 이광수 등이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회당 80만 홍콩달러(약 1억1천7백만원)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각 소속사들은 “출연료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나온 보도인 만큼 꽤 신빙성 있는 자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각종 프로모션 참석을 위해 중국에 갔을 때 이들이 받는 대우 역시 국빈급이다. 중국 공항에 입국할 때는 이 모습이 각종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그들이 묵는 숙소는 대저택 부럽지 않다.

하지만 의외의 한류 스타들의 인기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한국 드라마 수입을 규제한 데 이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리메이크와 연간 방송 횟수를 제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온라인 콘텐츠의 수입 총량도 줄였기 때문에 향후 중국인들이 한류 스타와 한국의 콘텐츠를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중국이 한국의 제작 인력을 대거 영입하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역량을 갖추면 더 이상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경렬 레디차이나 대표는 “한때 한국 영화 시장을 휩쓸었던 홍콩 영화들이 자취를 감추었듯 중국에서도 한류가 시들해질 수 있다”며 “지속적 한류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는 것과 동시에 스타들이 현지 활동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접촉과 소통을 통해 ‘한류 스타=외국인’이라는 이질감을 줄이는 것이 한류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기획 · 김유림 기자 | 글 · 안진용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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