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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인생은 아름다워’ 유민이 털어놓은 촬영 뒷얘기

&4년 전 사랑 고백

우먼동아일보

2010. 06. 16




배우에게 혹독하기로 유명한 김수현이 극본을 맡아 동성애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중인 유민. 동료 의사 태섭(송창의 분)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순애보를 펼치는 채연으로 열연 중이다. 그녀에게 ‘혹 실제 상황이었다면?’이라고 묻자 “실제 상황이었다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 현실을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를 이해하고 포기했겠죠. 비록 연인은 잃겠지만 좋은 친구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밝게 답한다.


‘인생은 아름다워’ 유민이 털어놓은 촬영 뒷얘기
- 극중 채연(유민 분)이 자신에게 커밍아웃을 선언한 태섭(송창의 분)에게 ‘우리 그냥 결혼하자’라고 말하는 장면은 화제였죠.

“저 역시 그 신은 잊을 수 없어요. 채연은 10년 가까이 이성으로 사랑해왔던 남자를 단 며칠 만에 포기할 수 없었던 거죠. 태섭이 자신에게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요.”


- 이외에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대사나 장면이 있나요?



“태섭이가 채연에게 자신이 동성연애자라고 털어놓는 장면이요. 새벽 4시까지 2~3시간 정도 찍었는데 자신의 상처를 고백하는 태섭의 아픔이 전해져 마음이 아팠어요. 극 중 채연이 처음 등장하는 신도 기억에 남고요.”


- 채연이 첫 등장하는 신은 어떤 상황이었죠?

“태섭의 동성애 성향을 전혀 모르는 채연이 태섭에게 무작정 결혼하자고 청혼하는 장면인데 대사가 무려 10페이지도 넘었어요. 사실 그 한 장면을 위해 드라마 촬영 두 달 전부터 연습했어요. 막상 촬영 분을 모니터했을 때 생각했던 만큼 완벽하지 못해서 속상했죠. 그렇게 긴 대사는 난생 처음이라서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실제 동성연애자를 만나 본 적이 있어요?

“네. 사실 동성애 성향을 가진 일본 친구가 몇 명 있어요. 느낌이요? 너무 편해요. 여자 마음은 물론, 남자의 마음까지 훤히 알고 있어서 연애상담 뿐만 아니라 인생 상담까지 툭 터놓고 할 수 있어요. 실제 일본에선 당당하게 동성연애자라고 밝힌 사람들이 많아요.”



“낯가림이요? 상대배우에게 먼저 다가가 농담 건네는 걸요~”


‘인생은 아름다워’ 유민이 털어놓은 촬영 뒷얘기
- 대화를 나눠보니 전에 인터뷰 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에요.

“아직도 매순간 긴장돼요.(웃음) 처음 연기활동을 시작했을 때 카메라만 돌면 얼굴이 붉어져 NG를 내는 일이 많았죠.”


- 발음과 연기 모두 안정적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데.

“지금도 꾸준히 발음교정과 연기 트레이닝을 받고 있어요. 하루 이틀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디에서든 틈만 나면 정확한 발음을 위해 ‘아야어여오요…’를 반복해요. 예전에는 상대배우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이제는 제가 먼저 다가가서 말도 걸고 연기에 대한 코멘트도 나누죠.”


- 연기 트레이닝을 받고 있나요?

“일주일에 2번은 주기적으로 트레이닝 받고 있어요. 한국 활동을 쉬면서 일본에 머무를 때도 한국말을 잊지 않기 위해 교포친구들과 자주 어울렸어요.”



“김수현 작가님의 세세한 코멘트가 연기에 큰 도움이 돼요”

‘인생은 아름다워’ 유민이 털어놓은 촬영 뒷얘기
- 김수현 작가의 작업 스타일은 혹독하기로 유명한데요.

“매주 대본 리딩 때 뵙는데, 김수현 작가님을 뵐 때마다 당연히 긴장되죠.(웃음) 사실 뵙기 전에는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만나 뵈는 자체가 두려웠어요. 그런데 뵙고 나서는 두렵기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커요.”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감사하다는 거죠?

“김작가님은 정말 조그마한 부분까지 신경써주세요. 다들 아시겠지만 대본에 약간의 몸짓이나 감정처리까지 세세하게 적어주시죠. 김작가님의 대본 코멘트가 연기하기에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연기자 분들도 계신데 저는 편하고 좋아요.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돼요.”


- 파트너 송창의씨와의 호흡은 어때요.

“창의씨는 누구에게나 친절해요. 예전에는 제가 낯을 가려서 파트너들과 친분을 쌓지 못했는데 이제는 말도 먼저 건내고 농담도 해요. 친해지니까 훨씬 연기에 몰입할 수 있고요.”


- 드라마 촬영 때문에 서울 세트장과 제주도 촬영장을 오가고 있는데요.

“서울과 제주도가 가깝긴 하지만 공항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요. 몸은 좀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어요.(웃음) 체력보강 비결요? 촬영 중에는 운동을 하지 못하니까 보양식을 찾아먹어요. 요즘에는 한약의 매력에 푹 빠졌죠.”



“4년 전, 마음 따뜻한 남자와 사귀었어요”


‘인생은 아름다워’ 유민이 털어놓은 촬영 뒷얘기
- 한국에선 누구와 생활하고 있나요.

“가족들 모두 일본에 있어서 데뷔 때부터 늘 혼자 생활해왔어요.”


- 혼자 있으면 많이 외롭겠어요.

“예전에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없어서 더 외로웠죠. 하지만 지금은 혼자 있는 생활도 익숙해지고 한국 친구들도 생겨서 괜찮아요.”


- 가족 관계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데요.

“가족은 부모님과 여동생 한명이 있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가족들을 보지 못해서 너무 보고 싶어요. 드라마 끝나면 짬을 내서 일본 집에 다녀오려고요.”


- 이제 나이 서른하나인데, 애인이 있나요?

“지금은 사귀는 남자가 없어요. 4년 전에 애인이 있었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결혼하고 싶은 남자요? 저는 까다롭지 않아요. 듬직하고 남자답고 성실하고,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웃음)”


- 자신의 매력 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라서 오히려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다가가기 쉬운 친근함이 아닐까요?! 저는 솔직한 편이에요. 스스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착하고 좋은 사람이랍니다.(웃음)”



“언젠가는 스포츠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인생은 아름다워’ 유민이 털어놓은 촬영 뒷얘기
- 앞으로 연기 해보고 싶은 욕심나는 역할이 있나요?

“제가 스포츠감각이 뛰어나요. 김정은 선배가 출연했던 ‘우리 생의 최고의 순간’을 재미있게 봤어요. 찡한 감동을 주는 스포츠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 왠지 운동보다 음악 감상이나 독서가 잘 어울려 보이는데요.

“머리는 좋지 않은 편인데 운동은 잘해요. 농구는 어렸을 때부터 즐겨했던 운동이고, 배구도 좋아해요. 자신 있어요.(웃음)”

- 연기 이외에 도전해보고 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혼자서 생각을 하거나 글 쓰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요. 나중에 제가 직접 쓰고 촬영한 사진들로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싶어요. 요즘에도 짬이 나면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 나가서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죠.”


- 한국데뷔 10년, 꿈이 있다면.

“늘 변화하고 성장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아기 같이 순수한 모습부터 성숙한 여인의 모습까지 파격적인 역할을 소화하고 싶고요. 늘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묵묵히 성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글·정은영<더우먼동아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clfgus1004@hanmail.net>
사진·홍중식<동아일보 출판사진팀 기자>
동영상·이지현<더우먼동아 eTV 에디터>
장소협찬·소아베스튜디오 02-511-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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