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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JEJU SPECIAL | PART 2 제주도&트렌드

제주로 간 청담동 피플

‘샐러드앤미미’ 정희경 대표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14. 12. 05

최근 들어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물 흘러가듯 인생을 즐기고자 떠나오는 이들이다. 서울 청담동 레스토랑 ‘샐러드앤미미’를 고스란히 제주로 옮겨 온 정희경 대표에게 제주에 정착한 이유, 제주의 매력을 들었다.

제주로 간 청담동 피플
제주는 ‘느림의 미학’이 통하는, 어쩌면 속세에서 조금은 빗겨나 있는 낭만의 섬이다. 최근 들어 은퇴자는 물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제주 이주 열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최근 제주에는 이주자들이 창업한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다. 카페에 앉아 있으면 이곳이 서울 청담동인지, 제주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위치한 ‘샐러드앤미미’도 그중 하나다. 2010년 서울 청담동에 처음 문을 연 샐러드앤미미는 배우 전지현이 단골이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지만, 정희경 대표는 2011년 미련 없이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로 옮겨 왔다. 제주 애월읍 유수암리에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을 연 데 이어 인근 수산저수지 한 펜션에 분점을 냈고, 지난 10월에는 한경면 청수리에 새로 본점을 오픈했다. ‘가장 제주다운 공간’에 대한 목마름이 있던 차에 청수리에서 시멘트 벽돌이 아닌 현무암이 박힌 정통 감귤 창고를 발견한 것. 식당 주변은 온통 유기농 귤밭이다. 정 대표는 최대한 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부를 개조해 청담동 스타일의 세련된 공간을 완성시켰다.

값비싼 옷이나 자동차 따위는 의미 없는 곳

정희경 씨가 제주에 정착한 이유는 아름다운 자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 플로리다로 이민 가 25년 동안 미국과 홍콩을 오가며 드라마, 영화, 음악 연출·기획자로 일한 그는 2007년 제주 관련 콘텐츠 개발을 목적으로 처음 제주를 방문했다가 “현기증 날 만큼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에 반해 정착을 결심했다.

“제주의 돌담과 돌집은 어느 유럽의 그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요. 사실 제주를 산토리니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유럽 대신 제주가 아니라 제주는 제주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업 특성상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았는데, 처음 제주에 왔을 때 푸른 바다와 돌담, 오름을 보면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묘한 설렘을 받았거든요. 샐러드앤미미에서 파는 음식도 철저히 친환경 로컬 푸드를 지향해요. 제주에서 난 식재료로 제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전달하려 하죠.”



이곳의 대표 메뉴는 흑돼지, 버섯, 토마토, 로메인 등 7~8가지 토핑이 들어간 흑돼지샐러드피자와 제주산 유기농 생토마토가 들어가는 토마토매운홍합찜. 그 밖에도 신선한 해산물이 들어간 파스타와 샐러드앤미미에서 직접 만든 유기농 귤잼과 최상급의 동백기름 등을 판매한다. 샐러드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채소는 그가 텃밭에서 직접 기른 것이다.

정희경 씨는 제주에 살면서 생활 패턴도 180도 바뀌었다. 과거 누구보다 화려하고 바쁘게 살았던 그이지만 더 이상 값비싼 옷이나 자동차 따위는 필요 없게 됐다. 그는 “스케줄표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게 가장 좋다”며 웃었다. 하지만 제주도 이주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제주도가 살기에 좋은 곳은 맞지만 도피성 이주는 절대 안 돼요. 정확한 삶의 방향이 정해졌다면, 제주에서의 생활은 지금껏 도시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을 열어줄 겁니다(웃음).”

제주로 간 청담동 피플

감귤 창고를 개조해 만든 브런치 레스토랑 샐러드앤미미. 이곳의 인기 메뉴는 흑돼지 샐러드피자(1만9천원)와 토마토매운홍합찜(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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