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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그림 그리는 6인의 셀레브러티

윤은혜·송경아·나얼·오영욱…

글·김유림 기자|사진·10꼬르소꼬모 제공

2014. 05. 15

취미생활이라 하기엔 그림 실력이 아마추어를 넘어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연예인들이 많다. 지난 3월 말에는 탤런트 윤은혜, 모델 송경아, 뮤지션 나얼, 건축가 오영욱 등 6명의 셀레브러티가 모여 공동 전시를 열었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그림과 오브제들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빚어냈다.

그림 그리는 6인의 셀레브러티
그림 그리는 6인의 셀레브러티
지난 3월 26일부터 한 달간 서울 강남구 10꼬르소꼬모 청담 플래그십 3층 특별 전시관에서 이색 전시가 열렸다. 10꼬르소꼬모 서울이 론칭 6주년을 기념해 패션 일러스트계의 거장이자 서른세 살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작가 토니 비라몬테스 일러스트전과 함께 6명의 국내 아티스트 작품을 한데 묶어 ‘전시 속의 전시’를 개최한 것. ‘전시 속의 전시’에는 탤런트 윤은혜와 모델 송경아, 뮤지션 나얼, 건축가 오영욱,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 작가 윤향로가 작가로 참여했으며, 작품들 모두 기성 작가의 작품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윤은혜(30)는 5개의 캔버스를 십자가 모양으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7일간의 기도를 통해 얻은 영감으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작품 아래에는 손글씨로 쓴 작품명과 작품 설명이 담겨있다. 윤은혜의 그림 실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 ‘궁(2006)’ ‘포토밭 그 사나이(2006)’ ‘커피프린스(2007)’ ‘보고 싶다(2012)’ 등에서 손그림을 살짝 살짝 공개한 것. 윤은혜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만화 그리기가 특기일 정도로 그림 실력이 뛰어나며 더욱이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들은 습작 수준을 넘어서 전문가의 느낌을 풍긴다. 그러고 보면 윤은혜의 미술적 감각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4년 전에는 시각장애아동들과 함께 캔버스백에 직접 그림을 그린 ‘Art Bag’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고, 이후 가방 디자인으로까지 관심 영역을 넓혀 지난 2월 자신이 대표 모델로 활동하는 핸드백 브랜드 ‘사만사 타바사’의 가방을 직접 디자인했다. 가방의 이름은 가방을 드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아름다워지길 바라며 자신의 영어 이름인 ‘그레이스(Grace) 백’으로 지었다.

그림 그리는 6인의 셀레브러티

6인의 작가 윤은혜, 송경아, 나얼, 윤향로, 오영욱, 양태오는 오래전부터 그림으로 대중과 소통했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번 전시에서도 독창적인 기법으로 개성있는 예술 세계를 펼쳤다는 평을 들었다.

기성 작가 뛰어넘는 오랜 내공

모델 송경아(35)의 작품 ‘The Style of Era-Mirror’ 시리즈는 그가 생각하기에 문화, 사회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인 1920~40년대 여성들의 스타일을 일러스트화한 것이다. 작품마다 각기 다른 거울 프레임을 갖고 있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의 모습이 그림과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온전한 작품으로 탄생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송경아 역시 오래전부터 예술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미술 작가이자 웹툰 작가로도 활동 중인 것. 2년 전에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국제 아트페어인 ‘아트아시아 2012’에 출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그는 톱 모델로서의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작품에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지난해에는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등에 작품을 출품했고, 그에 앞서 창작 일러스트 작품집 ‘패션모델 송경아, 뉴욕을 훔치다(2006)’ ‘키스 미, 트래블(2010)’도 발간했다.

단국대 서양학과 출신인 가수 나얼(36)은 2003년부터 크고 작은 전시에 30번 이상 참가했을 정도로 미술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버려진 오브제들을 재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콜라주 작업을 선보였다. 어릴 적부터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합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작품 표현 형식에 있어 재료나 소재 등에 얽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기사’로 더 친숙한 건축가 오영욱(38)은 서울연구원으로부터 ‘소통과 배려가 있는 행복한 도시’라는 주제를 도시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일러스트 작업을 의뢰받고 만든 ‘소배행도’ 시리즈를 출품했다. 그림에는 15년 뒤의 서울이 묘사돼 있는데, 북한산부터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상상의 도시 속에는 ‘소통’을 의미하는 녹지축과 ‘배려’를 표현하는 작은 포켓공원이 있다.

배우 전지현의 신혼집을 꾸며 주목받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35)도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오브제를 공개했다. ‘여행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찾아내는 즐거운 모험’이라는 전제 하에 마치 옛 탐험가들이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그곳의 생활상과 문화 풍습을 기록으로 남긴 것처럼 그 역시 2012년 방콕 여행 중 방문한 도자기 공방에서 알게 된 ‘씨노타이’ 세라믹을 새롭게 디자인해 선보였다. 1220년 처음 만들어진 태국 도자기를 현재 자신의 취향과 쓰임새에 맞게 디자인함으로써 시간과 문화의 섞임을 표현했다.

신인 작가 윤향로(28)는 숫자로 이루어진 드로잉 시리즈로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신문 연재 만화 코믹스의 커버들을 모아 등장인물과 타이틀, 가격 등을 명시한 로고나 텍스트들을 제거하고 공간과 흔적만 남겨둔 인쇄물을 작업했다. 그는 코믹스의 커버는 그 한권이 나타내고자 하는 공간과 사건의 전말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데, 여기에서 사건을 만드는 인물들과 상황 등이 지워지며 사건의 배경, 공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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