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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깜짝 1위 인디 밴드 ‘국카스텐’ 대중을 홀리다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2. 07. 06

1위 박완규와 최하위 백두산이 하차한 ‘나가수2’에 새롭게 승선한 국카스텐. 이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청중평가단의 눈에는 의문부호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연이 끝나자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이기에 단숨에 대중을 사로잡았을까.

‘나가수’ 깜짝 1위 인디 밴드 ‘국카스텐’ 대중을 홀리다


한국 대중음악계는 밴드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아이돌 일색인 무대에서 ‘비틀스’ ‘퀸’ ‘라디오헤드’ ‘마룬파이브’ 같은 밴드가 탄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슈퍼스타K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가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고, 6월 3일 MBC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에 ‘국카스텐’이라는 생소한 밴드가 등장해 단숨에 관객들의 열광을 끌어냈다.
경연이 시작되기 전 영상 인터뷰에서 국카스텐은 “우리는 잃을 게 없는 팀이다. 젊기 때문에 쓴맛·단맛 모두 맛봐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며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을 선보였다. 보컬을 맡은 하현우가 한 소절을 뽑아내자 낯선 밴드의 출연에 긴가민가하던 관객들의 표정이 일순간 바뀌었다. 기대감은 결코 실망으로 끝나지 않았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매력적인 사운드에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호응했다. 경연 직후 공개된 음원은 실시간 차트 1위를 석권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20년 만에 서태지가 재림한 것 같다”
2003년 ‘더 컴’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국카스텐은 2007년 ‘만화경’이라는 뜻의 독일어 ‘국카스텐’으로 밴드 명을 바꿨다. 멤버는 기타 겸 보컬 하현우(31), 기타 전규호(33), 드럼 이정길(30), 베이스 김기범(27)까지 총 4명. 2007년 1집 앨범 발매 후 2008년 EBS ‘스페이스 공감’의 헬로루키(‘장기하와 얼굴들’도 이 프로젝트 출신이다) 연말 결선에서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고,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 록 부문 최우수노래상을 수상한 실력파 밴드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그들은 여타 인디 뮤지션과 마찬가지로 끼니를 걱정하며 살았다.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나눠 먹고, 남은 라면 국물도 아까워 얼렸다가 다시 녹여 먹었다”며 궁핍했던 시절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1년 9월 임재범이 소속된 예당엔터테인먼트의 러브콜을 받아 소속사를 옮겼다. 예당 측이 그들의 잠재력을 알아본 것이다.
사실 ‘나가수’ 김영희 PD는 국카스텐 출연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실력이 출중하다고 판단해, 시즌1 때부터 섭외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대중에게 얼마나 어필할지 확신이 없었다. 김 PD는 “이런 문제로 망설이다가 멤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나가수1’의 박정현같이 크게 히트 하리란 느낌이 들어 과감히 무대에 올렸다. 첫 무대를 보고 20년 만에 서태지가 재림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컬 하현우의 폭발적인 가창력, 밴드의 탄탄한 사운드와 무대장악력은 서태지와 아이들 이상의 슈퍼스타 탄생을 예감케 했다.
‘나가수2’ 출연 이후 국카스텐은 데뷔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평소 3천 석 규모의 공연장이 매진될 만큼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정받아온 그들이지만, 이제는 거리에서 누구나 알아보는 국민적 스타가 된 것. 이런 인기를 뒷받침하듯 최근 광고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인디 밴드 국카스텐의 ‘나가수’ 입성이 20년 전 서태지의 등장처럼 한국 대중음악계를 뒤집어놓을 사건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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