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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친환경 생활을 하자

환경과 나눔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커피’ 볶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 전광수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Eco People

글·박경화 기자 / 사진·성종윤‘프리랜서’

2008. 02. 13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하는 ‘아름다운 커피’ 생두를 볶는 로스팅 전문가 전광수씨에게 좋은 커피 고르는 법과 친환경 커피인 ‘아름다운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환경과 나눔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커피’ 볶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 전광수

환경과 나눔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커피’ 볶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 전광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커피 로스팅을 배워온 로스팅(roasting) 전문가 전광수씨(45).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스터로 커피 로스팅과 핸드 드립(hand drip)을 중심으로 한 커피 문화 알리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성신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커피전문가 과정을 지도하고 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전광수커피하우스’의 아카데미에서 커피 관련 강의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5월부터는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하는 ‘아름다운 커피’의 로스팅을 담당하고 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커피 생두의 특성을 살려 가장 적당한 상태로 볶아내는 로스팅 과정이에요. 아무리 좋은 커피 생두가 있어도 로스팅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로스팅한 지 오래된 원두는 그 가치가 떨어지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는 인스턴트 커피와 외국에서 수입하는 적은 종류의 커피 일색이었다. 하지만 공장에서 대량으로 볶아내는 인스턴트 커피와 유통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수입 커피에서는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없다고. 최근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좀 더 맛있는 커피를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신선한 원두를 찾으며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로스팅을 배우기 위해 아카데미를 찾아와요. 집에서 직접 커피 생두를 볶아 마시고 싶은 일반인들뿐 아니라 로스터리숍을 내고 싶어 찾는 사람들도 많아요. 로스팅은 220~230℃의 고열로 커피 생두를 볶아내면서 최적의 상태를 찾아야 하는데, 이건 개인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라 하루아침에 배울 수가 없어요.”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커피는 쓰고 맛이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커피는 수백 종류로 나뉘고 종류마다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마셔봐야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찾을 수 있고 좋은 커피를 고르는 안목도 생긴다고 한다.

환경과 나눔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커피’ 볶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 전광수

<b>1</b> 은은한 맛과 향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핸드 드립 과정. <b>2</b> 척박한 네팔 커피 농가에 대안무역을 통해 지어진 학교를 다니는 어린 학생들. <b>3</b> 무성하게 자라는 커피나무는 가난한 네팔의 땔감으로도 유용하다. <b>4</b> 커피 생두가 볶아지는 동안 최상의 맛과 향을 찾아내는 로스팅 작업.


“좋은 커피는 쓴맛은 금방 사라지고 입안에 단맛이 돌면서 레몬처럼 상큼한 신맛을 내죠. 하지만 로스팅한 지 오래됐거나 품질이 좋지 않은 경우 쓴맛이 오래도록 남고, 시큼한 맛이 떫은 느낌으로 변합니다.”
건강한 커피 문화를 알리기 위해 그가 하는 노력 중 하나는 아름다운가게에서 수입하는 ‘아름다운 커피’의 생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커피’는 네팔과 페루에서 수입한 생두를 로스팅한 제품으로,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활동 중 하나인 대안무역으로 이뤄진다.
“현재 커피의 무역구조는 선진국이나 수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이뤄져 있어요. 무역의 이익이 생산자와 수입자, 유통자, 소비자 모두에게 나누어지지 않는 구조라 생산자인 제3세계 국가들은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더라도 점점 더 빈곤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이런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대안무역은 제3세계 나라 생산자들과 직거래해 생산자에게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소비자에게는 거품을 뺀 가격으로 판매하는 무역 방식이다. ‘아름다운 커피’의 수익금은 다시 제3세계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학교를 짓거나 병원 설비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최고의 커피를 위해서 질 좋은 생두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죠. 전 세계 약 2천5백만 명의 커피 농가가 지금처럼 계속 힘들게 생활한다면 앞으로는 더 이상 좋은 커피를 만날 수 없을 거예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열대우림을 경작지로 만들고 화학비료를 사용한다면 생산지의 생태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의 건강까지 해치게 되겠죠.”

친환경 재배법으로 생산해 커피 본래 맛 살린 ‘아름다운 커피’
커피와 목화, 담배는 면적당 농약 사용량이 많은 3대 작물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커피’는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재배법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아름다운 커피’는 지난 2006년 네팔에서 커피 생두를 수입하여 ‘히말라야의 선물’이라는 커피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부터는 페루의 커피도 수입하고 있다. 네팔과 페루의 커피 농가들은 모두 최저 생계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가난한 생산자들이다.
“커피 생두를 볶기 전에 크기가 작거나 불량한 결점두를 골라내는 작업을 거쳐요. 로스팅할 때마다 조금씩 확인하는데, 좋은 생두는 균일한 크기와 색을 갖고 있어야 해요. 네팔에서 수입한 ‘히말라야의 선물’은 겉보기엔 생두의 질이 떨어져 보이지만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아 커피 본래의 맛이 잘 살아 있어요. 이것이 바로 자연친화적인 생산방식의 결과랍니다.”
그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최고의 로스터로 손꼽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커피의 고유한 맛을 찾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이 ‘아름다운 커피’를 통해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아름다운 커피’는…
환경과 나눔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커피’ 볶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 전광수
시민들로부터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증받아 재생산해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생두를 수입, 로스팅해 판매하고 있다. 제3세계 국가에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커피’는 ‘히말라야의 선물’(200g 1만원)과 ‘안데스의 선물’(2월 출시 예정) 두 종류다. 네팔의 히말라야에서 생산되는 ‘히말라야의 선물’은 해발 1500~2000m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고산지대에서 정성껏 가꾸어진다. 이곳의 커피는 호주 농업진흥청(NASSA)과 일본 JAS로부터 커피 생산 전 과정에 대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아름다운가게 전국 각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www.beautifulcoffee.com)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문의 02-732-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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