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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주제곡으로 인기! 4인조 남성 보컬그룹 스윗 소로우

글·구가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헤어 & 메이크업·준호‘압구정 0809’ ■ 장소협찬·포토윈스튜디오(02-738-4455)

2006. 09. 18

드라마 ‘연애시대’의 주제곡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로 인기를 모은 4인조 남성그룹 ‘스윗 소로우’. 최근 자신들이 작사·작곡한 노래들을 모아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달콤한 네 남자를 만났다.

‘연애시대’ 주제곡으로 인기! 4인조 남성 보컬그룹 스윗 소로우

연세대 남성합창단 출신 그룹 스윗 소로우. 왼쪽부터 송우진, 성진환, 김영우, 인호진.


#1 Sweet Music
드라마 ‘연애시대’ 주제곡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로 각종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끈 남성 4인조 보컬 그룹 ‘스윗 소로우’. 인호진(30), 송우진(29), 김영우(28), 성진환(26)은 연세대 합창 동아리 선후배 출신으로 지난 2002년, 복학생 네 명이 모여 팀을 이뤘다. 달콤한 슬픔이란 뜻의 그룹 이름이 인상적이라는 말로 인터뷰의 문을 여니, 팀명을 지었다는 멤버 김영우가 먼저 입을 연다.
“모든 일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잖아요. 기쁨은 기쁨만이 아니고, 슬픔은 슬픔만이 아니에요. 지금 현재는 슬프더라도 미래에는 행복으로 바뀔 수 있는 거고요. 그렇다면 지금의 슬픔은 달콤한 슬픔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생각에서 짓게 된 이름이에요. 저희도 흔히 말하는 슬픔이나 좌절을 겪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런 시간들이 나중엔 많은 도움이 됐거든요.”
이제는 ‘달콤한 슬픔’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들의 과거는 어땠을까. 지하 연습실에서 생활하던 팀 초창기 시절에 대해 묻자, ‘빛이 보이지 않던 어두운 시절’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2002년 팀을 결성하고 나서 2년 동안 가장 힘들었어요. 서로 용돈을 쪼개고 학자금을 대출받아서 학교 앞에 지하 연습실을 얻었는데 화장실 물 안내려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기는 탁하고, 바퀴벌레는 여기저기 보이고….”(인호진)
“속으로 겪는 갈등도 컸던 거 같아요. 어떤 날은 우리 팀이 진짜 잘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른 날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계속 그런 생각이 반복됐어요.”(송우진)
그런 어려운 상황에도 “음악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포기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는 네 남자. 2년간 마음고생, 몸 고생을 거듭하던 그들은 지난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유재하…’는 토이와 조규찬 등 실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하기로 이름난 대회. 수상 이후, 그들은 어두운 지하 연습실에서 벗어났고, 지난해에는 자신들의 이름을 단 앨범을 냈으며, 팬들도 생겼다. 하지만 스윗 소로우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결정적 계기는 드라마 ‘연애시대’의 주제곡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을 부르게 되면서다.
“여전히 저희 얼굴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무대에 서면, ‘쟤네 뭐야’ 하는 눈으로 바라보시다가, ‘아무리…’ 첫 소절을 부르면 꺄악~ 소리가 나는데 그럼 정말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죠.”(성진환)
‘연애시대’ O.S.T.의 프로듀서이자 ‘아무리…’의 작곡자인 노영심은 그들을 염두에 두고 곡을 썼다고 한다.
“노영심씨는 저희가 화려한 기교를 사용하지 않고 소박하고 담백하게 부르는 게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연애시대’도 화려하고 스케일 큰 드라마가 아니라, 나직이 이야기하는 드라마다보니 저희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인호진)

‘연애시대’ 주제곡으로 인기! 4인조 남성 보컬그룹 스윗 소로우

이들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음악인이 되길 꿈꾼다.


#2 Sweet Guys
인터뷰 내내 유쾌 발랄하다. 누군가 노래를 시작하면 다른 이는 그에 맞춰 화음을 넣고,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다른 누군가는 그가 한 멘트에 토를 달아 ‘개그’를 선보인다. 서른 살 주변을 맴도는 ‘아저씨’들이라기보다 동아리방에 모인 대학 신입생들 같다. 네 사람은 연세대학교 남성합창단 글리클럽 출신으로 근 10년간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다.
“스윗 소로우를 시작한 건 4년 전이었지만 알고 지낸 건 10년 가까이 되죠. 얘네들이 같이 있으니까,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인호진)
인캡틴이라는 별명을 가진 큰형 인호진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우고 조율하면,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송우진과 문학소년 김영우는 그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준다. 혹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활력을 불어넣는 건 막내 성진환의 몫. 재미있는 것은 멤버들 모두 ‘소심한 A형’이라는 사실이다. 작은 것을 세심하게 잘 집어내고 잊지 않으며, 자기를 내세우기는 꺼려해 딱히 한 사람만 도드라지지 않는다. 말랑말랑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들은 서로 닮았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비슷한 느낌으로 조화를 이루는 와중에도 조금씩 자기만의 빛을 발하고 있다. 때로는 이들도 작은 것에 신경전을 벌인다고 한다.
“많이 싸웠어요. 정신적인 싸움, 음악적인 싸움을 많이 했죠. 이거는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저 친구는 이게 맞다고 하니까. 그건 아닌데, 여긴 내가 불러야 할 거 같은데… 뭐 이런 거.”(김영우)
멤버 모두가 피아노와 드럼 등 한두 개 이상의 악기를 다루며, 작사·작곡도 직접 한다. 밴드를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의 뽐내기 코너에 나가 대상을 타기도 하는 등 모두 어린 시절부터 한 노래, 한 음악 한다는 소릴 듣고 자랐지만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진 딱히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하면 할수록 음악이 좋고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향전환을 한 것뿐이라고. 그러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반듯하게 자라준 아들이 갑자기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걱정했다.
“저희 부모님은 많이 반대하셨거든요. 지금은 참… 가장 열광하고 계세요(웃음).”(성진환)
“전 아버지한테 음악을 하겠다 말씀드리는 그 상황 자체가 겁나서 비밀로 했거든요. 그런데 요새 저희 팬클럽에 가입하시고, 집에 제 스케줄 표가 집에 붙어있는 걸 보면…(웃음) 그때 내가 왜 그랬지 싶기도 해요.”(송우진)

#3 Sweet Dream
기자 “앞으로도 계속 함께 활동할 건가요?”
스윗 소로우 “물론이죠. 그런 질문 자주 하시는데, 그건 좀 그래요. 남자친구와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 앞에서 ‘계속 사귀실 건가요’ 하고 묻는 거랑 같잖아요~(웃음).”

존경하는 음악인으로 봄여름가을겨울, 이승철처럼 오랫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선배들을 꼽는 이들은 자신들 역시 대중성과 음악성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음악인이 되길 꿈꾼다.
“다들 자신만의 취향이 있긴 해요. 한 예로 음악 외적으로도 각자 하고픈 일이 생길 수도 있죠. 하지만 저희는 스윗 소로우를 평생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활동을 해도 계속해서 모일 수 있는 가족 같은 개념으로요.”(성진환)
현재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김영우는 계속해서 음악과 학문을 병행할 예정이고, 다른 멤버들 중엔 음악과 관련해 더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이도 있고, 영화 쪽 일을 꿈꾸는 이도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스윗 소로우일 거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현재는 지난 8월 말 새롭게 출시된 디지털 싱글 앨범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바쁜 스케줄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들에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뭘까.
“아무래도 건강이 많이 염려돼요. 스케줄이 빡빡해서 쉴 시간은 별로 없는데, 저희가 이십대 초반 나이가 아니다보니 회복이 더뎌요. 원래 다들 마른데다 운동할 시간도 없고요.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 인기를 끌었는데, 그 분위기를 진짜 저희가 만든 곡으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을지 걱정돼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거죠.”

스윗 소로우의 음악은 착하고 예쁘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그저 ‘감미롭다’고만 말하는 건 충분치 못한 것 같다. 그 음악 속에는 지난 4년간 열정 하나로 묵묵히 걸어온 슬픔의 시간도 함께 담겨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동시에 쓸쓸함과 외로움, 격정이나 아픔도 함께 아우를 수 있다. 슬픔을 감싸주는 달콤함, 스윗 소로우의 음악은 그래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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