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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요즘 기대주

‘누드 찍었다’는 소문 나도는 가운데 뮤지컬 무대 진출한 탤런트 사강

■ 글·조득진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4. 03. 10

드라마 ‘왕의 여자’에서 광해군의 부인 유씨로 출연, 인기를 얻고 있는 탤런트 사강이 요즘 바쁘다. 뮤직비디오 촬영차 태국에 다녀오면서 ‘누드 촬영’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 상큼한 외모에, 야심 또한 만만한 그를 만났다.

‘누드 찍었다’는 소문 나도는 가운데 뮤지컬 무대 진출한 탤런트 사강

탤런트 사강(24)에게 지난 2월초는 힘겨운 시간이었다. 1월31일 태국행 비행기에 오른 직후 난데없이 ‘누드 촬영’ 소문이 나돈 것. 본인과 소속사가 나서서 “사실이 아니다” 하며 극구 부인을 했지만 매스컴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가수 김범수의 새 음반 홍보를 위한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태국에 갔던 것뿐인데 왜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요즘 여배우들의 누드 촬영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또 그 촬영 무대가 주로 동남아였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제가 이렇게 부정하는데도 믿지를 않네요.”
이번 뮤직비디오는 지난해말 일본인 탤런트 유민의 전라 출연 여부로 논란이 일었던 문제의 그 작품. 당시 유민은 뮤직비디오에는 출연했지만 노출 장면은 찍지 않았다. 그러나 노출 장면이 필요했고, 이에 대역이 출연해 노출 신을 촬영했는데 이것이 마치 유민인 양 잘못 알려져 문제가 됐다. 유민의 소속사는 곧바로 계약을 파기했고, 제작진은 새 뮤직비디오 촬영에 나서면서 사강을 캐스팅했다.
‘사강이 뮤직비디오와 함께 누드를 찍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바로 그가 출연중인 드라마 ‘왕의 여자’ 제작진. 출연진에게 드라마에 출연하는 동안 다른 작품에는 출연할 수 없으며, 또 드라마에 영향을 미치는 스캔들과 구설에 오르지 않겠다는 이른바 ‘정절 서약서’를 받았던 김재형 PD는 “뮤직비디오 촬영차 떠난다고 해서 허락했을 뿐이다.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지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는 못했다.
“‘왕의 여자’에 중전 역할로 캐스팅되자 제 연기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동안 보여온 가벼운 이미지와 짧은 연기 경력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들에게 보란 듯 잘 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기와 발성 연습을 열심히 했죠. 시청률은 좀 아쉽지만 주변에서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받으니 좋아요. 그런 제가 무슨 생각으로 누드를 찍겠어요. 이제 연기자로서 조금씩 인정받고 있는데….”
사강은 고교시절인 지난 96년 KBS 창사특집극 ‘머나먼 나라’로 데뷔한 뒤 영화와 TV에 출연하면서 신인치곤 탄탄한 연기경력을 쌓은 배우. 하지만 ‘강호동의 천생연분’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등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 신세대 특유의 말투와 몸을 사리지 않는 대범함으로 어필하다 보니 그를 연기자라기보다는 ‘톡톡 튀는’ 연예인쯤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제2의 김원희’라는 별명까지 얻기도 했다.
“‘왕의 여자’에서 경력에 비해 큰 역할을 맡았으니 부담이 컸죠. 하지만 오락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누드 촬영설이 터져 걱정이네요. 본인인 제가 안 찍었다고 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겠죠.”

‘누드 찍었다’는 소문 나도는 가운데 뮤지컬 무대 진출한 탤런트 사강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는 사강. ‘진짜 배우’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중이다.


그는 요즘 ‘누드 촬영설’을 ‘외모가 예쁜 배우에게 생길 수 있는 구설수’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신 연기자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계획. 그 첫걸음이 바로 2월28일부터 서울 강남의 유시어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다.
“95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1천회 이상 공연된 순수 국내 창작 뮤지컬이에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여주인공 유미리 역에 발탁됐죠. 지난 1월초부터 연기 노래 춤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것을 훈련받느라 겨울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어요(웃음).”
드라마 촬영과 각종 패션화보 촬영으로 바쁜 스케줄. 그러나 단 한번도 뮤지컬 연습을 빼먹거나 대강대강 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전체 연습이 끝난 뒤에도 선배들을 붙잡고 ‘한수 가르쳐달라’며 열정을 보이고 있는 것.
“예술 쪽에 관심이 많은 엄마 덕분에 어려서부터 어린이 뮤지컬을 많이 봤어요.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한 이유도 최정원씨 같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였죠. 이번에 기회를 잡았으니 온 힘을 다할 거예요. 그냥 발랄하고 잘 노는 연예인이 아닌, 연기의 맛을 아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열린 ‘북한 장애우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 및 국내 중증 장애우 직업재활을 위한 기금마련 바자’에 참석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는 서울 사랑 마라톤’에 홍보대사로 참가하기도 했다.
“중고교 시절부터 성당과 학교를 통해 장애우 돕기 봉사활동을 해왔어요. 연예인이 되고 나니 아무래도 그때보다는 더 파급효과가 큰 것 같아요. 그렇다면 더 열심히 해야겠죠? 앞으로도 제가 도움이 된다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어요.”
깜찍 발랄한 외모와는 달리 그는 진지하고 다부진 사람이었다. 누드 촬영 소문을 꺼내며 “몸이 마른 편이다”고 했더니 “그래도 나올 때는 나온, 괜찮은 몸매”라며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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