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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love #talk

어떤 누나가 좋아?

EDITOR 정희순

2018. 04. 26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출연하며 ‘국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꽃미남 배우 정해인에게 묻고 싶었다. 현실에선 어떤 누나가 좋으냐고. 촬영으로 바쁜 그를 대신해 20~30대 평범한 동생들이 답했다. “제가 좋아하는 누나는 말이죠….”

배우 정해인(30)이 ‘국민 연하남’으로 떠올랐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서다. 정해인이 연기하는 서준희라는 캐릭터는 배우 손예진이 연기하는 윤진아와 요즘 달콤한 로맨스를 키워가는 중이다. 그런데 TV를 본 누나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어디에 이런 연하남이 숨어 있었냐는 반응부터, 심지어는 ‘정해인 남친짤’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정해인은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로 데뷔했다. 일찍이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렸던 그는 데뷔 4년 차인 2017년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선 주연을 맡았다. 최근엔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흥부’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했다. 짧은 등장이긴 했지만,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도깨비’에도 출연했다. 늦은 데뷔로 아직 작품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연기력과 선배 배우 손예진과의 ‘찰떡 호흡’은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누나들의 본격적인 ‘해인앓이’가 시작된 가운데 정해인을 향한 광고계의 러브 콜도 쏟아질 조짐이 보인다. 현재 그가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는 듀이트리, 정관장, 질 바이 질스튜어트 등. 통신사와 가전, 식품 브랜드 등이 이미 정해인 모시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미 20대 초반 군대를 다녀온 ‘군필’인 데다 다산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이라는 남다른 배경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배가시킨다.

동생들의 마음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직장 동료로부터 ‘지인의 아는 동생’이라는 여성을 소개받았다. 긴 생머리에 가녀린 체구. 금방이라도 내 가슴팍에 폭 안길 것 같은 청순가련형의 그녀는 누가 봐도 영락없는 20대였다. 이상형을 만난 나는 혹시라도 그녀가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를 부담스러워 할까 봐 나이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다. 그녀의 나이를 알아버린 건 세 번째 만난 날 함께 관람한 영화 ‘연평해전’ 때문이었다. 엔딩 크레디트에 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스크린에 새겨졌고, 영화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나는 “아, 우리 또래네!” 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옆에 앉아 있던 그녀가 갑자기 흠칫 놀란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요?”라고. 알고 보니 그녀는 나보다 한 살 위. 연상과의 연애는 꿈조차 꿔본 적 없었던 난 그날부로 그녀와 서먹해졌다. 누나라고 해야 할지, 이름을 불러야 할지 어색했거든.

-37세, 훈훈한 비주얼의 유통 회사 상품기획팀




지난해 봄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열 살 연상의 누나들과 합석하게 됐다. 한눈에 봐도 멋진 커리어 우먼이었던 누나들은 내 또래들과는 달리 여유가 넘쳤다. 그날 3차까지 이어졌던 술자리의 술값은 누나들이 ‘알아서’ 계산해줬고, 나는 그중 한 누나와 이후 종종 데이트를 즐겼다. 물론 그때도 데이트 비용 계산은 그 누나가 했다. 그렇다고 내가 누나의 경제력 때문에 만난 건 아니었다. 누나 옆에 가면 나는 은은한 향기, 얼굴을 맞대면 퍼지는 고급진 화장품 냄새가 좋았다. 

가끔 핸드백 안에 업무 관련 서류 뭉치들도 들어 있었는데, 그걸 볼 때면 나도 회사원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했다. 무엇보다 설렜던 건 차 안에서 즐긴 짜릿한 스킨십. 물론 누나 차였다.

-21세, 누나가 필요한 공대생


와이프를 제외하고 대학 이후 지금껏 연상녀만 만났다. 최소 세 살부터 최대 열한 살 차이까지. 친구들은 하나같이 나를 두고 ‘연상 킬러’라 칭했다. 연상을 좋아한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결혼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였던 것 같다. 내가 나쁜 놈이라고? 절대 아니라고 확신한다. 오히려 누나들은 대학생인 나와, 군인인 나와, 사회 초년생인 나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항상 나보다 앞서 있었으니까 말이다. 먼저 이별을 고한 것도 늘 누나들이었다. 결혼할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거든. 한편으론 오히려 누나들과의 연애 때가 순수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서로를 향한 어떤 요구도 없이, 순수하게 사랑만 했으니까.

-35세, 정해인 ‘귀’ 닮은꼴 대기업 영업관리직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후반 무렵. 친구들은 미팅이다, 소개팅이다 ‘솔로 탈출’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나는 그런 쪽으로는 통 관심이 없었다. 왜냐고? 실은 회사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었거든. 네 살 연상이던 그녀는 업무에 있어 막힘이 없었다. 상냥하진 않았지만 정확하고 디테일한 업무 설명은 그녀를 존경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가끔 연애나 결혼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그녀는 “결혼이 필수는 아니잖아,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그때 해도 늦지 않는다고 봐”라고 쿨하게 말했다. 남자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이 무척 멋지게 느껴졌다. 이후 그 선배는 해외에 있는 회사로 이직을 했고, 나도 직장을 옮겼다. 그녀가 외국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소식만 들었다. 6년이 지났지만 한편으론 그때 고백이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34세, 소심한 회계사


5년 전, 세 살 연상의 누나와 뜨겁게 사랑을 했다. 누나는 만나면 만날수록 ‘볼매’였다. 특히 혼자 사는 그녀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가 그랬다. 곳곳에 놓인 디퓨저 때문인지 그녀의 집에선 은은한 향기가 났다. 디자인 감각이 느껴지는 가구와 소품들을 보며 ‘참 감각 있는 여자네’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직전에 교제했던 취업 준비생 여자 친구의 자취방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잘 꾸며진 집을 보고 나니, 이 여자와 결혼하면 참 행복하겠다는 달콤한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지금은 헤어졌지만.

-36세, 철없이 놀고만 싶은 개인 사업가


10년 넘게 홀로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곁에서 나를 살뜰히 보살펴준 건 부모님이 아닌 누나였다. 아플 때 간호를 해주는 것도, 이루고자 했던 목표에 실패했을 때 위로해주는 것도 누나의 몫이었다. 그래서일까. 귀국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누나가 좋다. 한때 연하녀와 연애한 적도 있지만, 어린 여자 친구의 애교는 잠깐의 즐거움일 뿐 나에게 지속적인 안정감을 주진 못했던 것 같다. 누나와의 연애는 경제적인 부분보단 정서적으로 위안이 되는 부분이 큰 것 같다. 요즘도 소개팅을 할 땐 연상녀에 더 주목하게 된다.

-29세, 컨설팅 회사에 재직 중인 유학파

디자인 박경옥
사진제공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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