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탐 전향했다면 9월까진 기출보다 개념 위주 공부 필요”
7월 모의고사 난이도는 어땠나요.국어는 문학 파트가 생소한 지문 위주로 출제돼 체감 난도가 다소 높았지만 전체적으로는 평이한 수준이었습니다. 수학도 6월 모의고사와 비슷했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난이도를 보였죠. 다만 킬러 문항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는 양상은 여전했습니다. 영어는 6모가 너무 쉬워서 1등급이 19%나 나왔는데, 이번에는 10% 정도가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6모보다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예년 모의고사 수준으로 회귀한 정도죠. 수능에선 1등급을 8% 정도로 잡기 때문에 이보다 조금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올해 사회탐구(사탐) 선택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들었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난해엔 과학탐구(과탐) 성적이 3~4등급인 학생들이 주로 사탐으로 넘어왔는데, 올해는 2등급권 학생들도 많이 옮겨왔어요. 실제로 과탐에서 사회문화로 바꾼 학생이 두 달 공부해 1등급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올해는 반수생 등 N수생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상위 의대 지망이 아닌 경우에는 과탐 1과목+사탐 1과목 조합을 선택한 케이스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6모와 7모에는 데이터가 잡히지 않다가 9모와 수능에서 ‘핵잠수함’처럼 등장할 가능성이 높죠. 이로 인해 사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섣불리 사탐으로 바꿨다간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상위권 유입이 늘면 등급 컷이 높아지고 표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 이과 상위권이 사탐으로 전향하면서 특히 사회문화로 많이 바꿨는데, 그래프나 통계 자료를 분석하는 문제가 중심이어서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죠. 생활과 윤리는 출제자가 문제를 어렵게 꼬면 감점 유도형 문제가 되기 쉬운 반면, 사회문화는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출제 경향을 보여왔어요. 그런데 만약 수능에서 언어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강화된다면 이 선택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어요. 특히 4교시 탐구 영역은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대이기 때문에 집중력 저하로 실수가 생기기 쉽죠. 사탐을 단순히 쉬운 과목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문제 해석력, 시간 관리, 체력 관리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사탐 과목 선택은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모두가 사회문화를 선택한다고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예를 들어 지구과학을 유지하고 생명과학을 포기하는 경우, 사탐 중에서는 세계지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지구과학과 일부 연계되는 개념도 있고, 비교적 언어 난도가 낮아서 접근성이 좋아요. 암기 부담은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찾고, 8월과 9월 두 달간 개념을 확실히 다진다면 성적 향상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탐 외에 올해 수능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만한 걸 꼽자면요.
1교시 국어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봅니다. 수능 당일 첫 과목이기 때문에 국어에서 흐름이 무너지면 그날 전체 시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특히 올해는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문학 파트의 난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상위권 N수생들은 오히려 어렵게 나오길 기대할 만큼 현역 고3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죠. 그래서 타임 어택 훈련이 꼭 필요해요. 매주 1~2회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풀어보는 게 좋습니다.
상위권 중심으로 올해 대입이 작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메디컬 계열 경쟁 구도의 격화입니다. 작년에 일시적으로 늘었던 의대 정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현역 고3과 N수생 사이의 대결이 한층 치열해졌습니다. N수생들은 이미 한두 번 대입을 경험하며 실제 데이터를 갖고 준비해온 만큼, 경험이나 실력 면에서 현역보다 다소 유리한 경우가 많죠. 또 2028학년도부터 입시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강해 준비 강도와 집중력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시보다는 수시 전략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특히 작년에는 종종 낮은 등급에서도 틈새 합격 사례가 나왔지만, 올해는 지원자 전체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그런 가능성이 줄어들었어요. 상향 지원보다는 냉정한 진단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지원 라인을 설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시 합격선도 올라갈 거라고 보시나요.
의대와 메디컬 계열은 물론 SKY 대학 수시 합격선이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교과 전형은 내신뿐 아니라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데, 고3이 N수생과 경쟁하며 그 기준을 안정적으로 맞추기란 쉽지 않죠. 따라서 6월 모의고사 결과만으로 낙관하지 말고, 9모 성적까지 참고해 보수적으로 전략을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성균관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이 학종 면접을 확대하거나 신설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대비한 대학의 ‘사전 적응’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정시에서도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기 어려운 구조가 될 전망이거든요. 선택과목 유불리, 국어·수학 변별력 저하 문제 등을 고려해 대학들이 면접, 학생부 평가, 제시문 검토 등 다양한 요소를 더해 입학 사정을 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겁니다. 이번 면접 확대는 단기적으로 합격에 변수가 될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변화하는 입시 환경에 대한 대학들의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박성철 원장은 경쟁이 치열한 202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면접, 논술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수시 합격선 소폭 상향 전망, 논술은 출제 패턴 학습이 관건
면접이 실제 입시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요. 내신이 다소 부족해도 뒤집을 수 있을까요.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면접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지를 보는 평가가 아닙니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학업 역량이 뛰어난 학생이 유리한 반면, 학생부 기반 면접은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진정성 있게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죠.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조리 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신이 다소 낮더라도 비교과 활동이 우수한 학생, 예를 들어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으로 자기 주도적인 활동 경험이 많은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역전의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고 학생의 경우에도 평소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활동해온 이력이 있다면 면접에서 진정성을 드러내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면접은 성적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이는 입결에도 일정 부분 변동을 일으키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내신이나 말솜씨에 조금 자신 없더라도 도전해볼 만할까요.
앞서 말한 대로 생기부 기반 면접은 자기가 직접 쓴 기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니만큼, 준비만 잘돼 있다면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입니다. 말이 빠르거나 화려할 필요 없어요. 자신만의 속도로 진솔하게 설명하면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니 너무 겁내지 말고 반드시 도전해보길 권합니다.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면접은 크게 보면 제시문 기반 면접, MMI(다중미니면접), 생기부 기반 면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시문 기반이나 MMI는 서울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 주로 채택하는 방식입니다. 생기부 기반은 경희대를 비롯한 중상위권 대학에서 일반적으로 시행하죠. 최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여름방학 중에 집단 모의 면접(6~8명)과 1:1 심층 면접을 모두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생기부 기반 면접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학생이 자신의 생기부를 완벽히 숙지’하는 것입니다. 보통 예상 질문을 30~50개 정도 뽑아내고, 그에 대한 답변을 스크립트로 정리한 후 암기·연습하는 방식으로 준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기반으로 한 암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습을 반복하면 어떤 질문이 나와도 유사한 내용을 유연하게 응용해 답변할 수 있거든요. 먼저 여럿이 함께 모의 면접을 진행해 자신과 상대의 답변을 비교해보세요. 그리고 1:1 심층 면접 연습을 통해 실제 면접처럼 깊이 있는 질문과 응답을 반복한 다음 마지막으로 실제 면접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는 게 좋아요. 이렇게 콘텐츠를 준비해서 반복 연습을 하면 불안감도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논술 전형은 선생님마다 의견이 갈리는 것 같아요. 경쟁률이 너무 높아 실효가 없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전형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논술은 ‘가성비 좋은 전형’입니다. 내신이 4·5등급 이하인데 모의고사 성적은 좋아서 정시에 모험을 걸어보고 싶은 경우, 또는 내신과 정시로 원하는 대학 합격이 어려운 경우, 일반고 학생 중 학생부가 뛰어나지 않은 경우 논술이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내신이나 수능처럼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도 아니죠. 고3 3월부터 준비하는 학생도 드물고 대부분은 여름방학, 심지어 수능 이후에 시작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효율적으로 준비하면 논술로 한두 단계 대학을 높여 가는 경우가 꽤 있어요.
수시 원서 6장 모두 논술로 채우는 것도 괜찮을까요.
6장을 모두 논술로 채운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정시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논술은 준비가 부족해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전형입니다. 그래서 단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합니다.
논술은 수리과학(자연계) 쪽에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글쓰기(인문계)를 잘하는 학생에게 유리하지 않나요.
자연계 논술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준비했던 친구들이 사고력 측면에서 다소 유리할 수 있겠지만, 기출 패턴을 익히고 풀이 논리를 정리하는 연습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인문계 논술의 경우도 일반고 학생 중 뛰어난 실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유형에 맞춰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거예요. 조금 실질적인 팁을 드리자면, 너무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한 번씩 맛보듯 푸는 것보다는 자주 출제되는 대표 유형을 2가지 정도 정해서 각각을 세 번 이상 반복해 푸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말고, 학교 측이 원하는 정답 방향에 맞춰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연습까지 완성해나가야 해요.
수험생들에게 추천하는 여름방학 공부법이 있다면요.
여름방학은 고3 학생들에게 수능 전 마지막 장시간 학습의 기회이자 집중력과 루틴을 완성하는 기간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학원 수업, 과외, 자기주도학습, 복습, 숙제까지 포함해서 주당 최소 55시간 이상 공부 시간을 확보하라고 말해요. 학습 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요일별 시간표와 과목별 계획을 먼저 세우고, 그 계획을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공유해 책임감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계획만 세우고 끝내지 말고 매주 혹은 2주 단위로 점검하면서 조정하는 겁니다. 여름방학은 3~4주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부터 수능까지는 100일 이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성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2주만 실천해보면 루틴이 잡히고, 두 달간 지속하면 학습 체력도 길러져 수능이 다가올수록 점점 탄력이 붙게 됩니다.

“여름방학 주 55시간 이상 공부, 수능까지 꾸준하게 루틴 유지”
지금부터 수능일까지 수험생들이 많이 겪는 위기와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신다면요.앞으로 세 번 정도 위기가 있어요. 첫 번째는 8월 초~중순, 즉 여름방학이 어느 정도 지난 시점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의욕은 넘치지만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시기죠.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를 이어오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집중이 잘 안 되고,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상태가 찾아옵니다. 눈에 띄게 무너지진 않더라도 학습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 그리고 가벼운 휴식을 적절히 배치해 지속 가능한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9월 초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시 원서 접수 시기입니다.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집중하는 학생들일지라도 주변 친구들이 수시 원서 얘기를 끊임없이 하다 보면 멘털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특히 자신보다 성적이 낮아 보이는 친구가 명문대를 지원한다고 하면, 자기도 모르게 비교하게 되고 자존감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때는 타인의 선택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목표와 전략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는 10월 초 논술 시즌입니다.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의 논술시험이 시작되면 이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보다 논술에 집중하게 되고, 이미 대학에 합격해 캠퍼스를 누비는 상상을 하는 등 과도한 기대감에 빠져 수능 학습 루틴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 논술시험 전후에도 ‘이건 과정일 뿐, 끝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갖고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길 바랍니다.
학부모들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식으로 아이를 돕는 게 좋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불필요한 감정 소모나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수험생이 예민한 시기에 부모와 마찰이 생기거나 단 하루라도 집중력이 무너지면 6시간 이상의 학습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멘털 흔들림은 학습량보다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모님이 차분히 버텨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설명회를 다니며 많은 장보를 습득하셨을 텐데, 이제부턴 거를 건 거르고 아이이게 꼭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서 전달해주세요. 만약 아이가 특정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적절한 선생님이나 외부 도움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부모님이 해주실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의사를 먼저 듣고 필요한 만큼만 조력하는 ‘적정 개입’입니다. 부모가 먼저 나서기보다는 아이와 상의하고 함께 결정하는 태도가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웨이 #대입수시 #논술 #메디컬 #수능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지호영 기자 뉴스1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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