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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선거 기간 내내 조용했지만 ‘한 방’ 있는 내조, 소탈함이 매력”

퍼스트레이디 데뷔전 가진 김혜경 여사

윤혜진 객원기자

2025. 06. 23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절제된 스타일과 메시지를 통해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입지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 순방에는 김혜경 여사도 동행했다.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운동 내내 조용한 내조를 펼쳐온 터라 이번 공식 행사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김 여사는 일정 첫날인 6월 16일(현지 시각) 저녁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다니엘 스미스 캐나다 앨버타주 주지사 주재 환영 리셉션과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 주재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전통의상 또는 정장이라는 드레스 코드에 맞춰 녹색 저고리와 연노랑 치마의 한복을 입고 참석한 김 여사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다음 날 김 여사는 캐나다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캐나다 서부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영부인 자격으로 첫 단독 일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국립장애인문화예술센터를 방문해 캐나다의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는 시설들을 둘러봤다.

김혜경 여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대선후보, 대통령 선거운동 등을 거치며 내조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2006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출마할 때만 해도 김 여사는 “이혼 도장 찍고 (유세에) 나가라”며 반대한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 되고 소신 있는 정치 생활을 이어가자 김 여사도 마음이 바뀌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때는 진도 팽목항에 남편 모르게 가 자원봉사를 하는가 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요리책을 펴내는 등 조금씩 정치적 동반자로서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2018년 펴낸 요리책 ‘밥을 지어요’에서 김 여사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누군가의 응원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온 사람, 어려웠던 과거의 삶을 부정하기보다 자신처럼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 누구보다 응원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바로 나의 남편”이라고 평가하며 “내가 이혼한다고 협박하기보다 응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6월 16일 G7 환영 리셉션에서 입은 오방색과 오간색 기반 한복에는  평화와 조화의 의미를 담았다.

6월 16일 G7 환영 리셉션에서 입은 오방색과 오간색 기반 한복에는  평화와 조화의 의미를 담았다.

무채색 바지 정장에서 푸른색 원피스로

김혜경 여사는 2022년 대선 당시 남편과 함께 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부부 동반 일정은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투표장에도 혼자 나오는 등 대부분의 일정을 비공개로 이어갔다. 선거운동 기간 중 이 대통령은 “아내가 (선거운동 하러) 지방에 주로 다녀서 거의 한 달 이상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김 여사 혼자 바쁘게 전국을 누볐다. 김 여사는 선거 날짜가 정해진 4월 이후 약 2개월 동안 종교계를 중심으로 140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했다. 5월 27일에는 청주에서 스님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세종으로 건너가 개신교 목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김 여사는 기독교인으로 알려졌지만,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고(故) 자승 스님으로부터 ‘천수안’이라는 법명을 받는 등 불교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김 여사는 전남 광주의 오월어머니집과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광주자립지원 전담기관, 국립소록도병원 등을 방문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고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과거 김혜경 여사는 공식 자리에 나설 때 핑크, 연보라, 그린 등 다양한 컬러의 의상을 선택했으나 이번에는 무채색 계열 바지 정장 차림으로 정갈한 느낌을 주면서 활동성을 살렸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는 굵은 웨이브 머리를 단정한 단발로 바꾸고 이 헤어스타일을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비로소 남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스타일도 다시 밝고 우아한 치마 정장 위주로 바꿨다. 퍼스트레이디로서 부드러운 면모를 좀 더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6월 4일 취임 선서 행사에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흰색 투피스를 입었다. 최근 해외 순방 일정에서는 연한 민트 컬러와 아이스 블루 톤의 비슷한 원피스를 연거푸 택했는데, 2017년 6월 김정숙 여사 역시 방미 기간에 푸른색 계열 옷을 여러 번 입었다. 당시 청와대는 “파란색은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나타낸다”며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양가 부모님 손 빌리지 않고도 사회생활 할 수 있도록”

김혜경 여사는 원래 활발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2017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부부의 일상은 대중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 여사는 어릴 적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서울 선화예고를 거쳐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했다. 오랜 시간 예술을 해온 만큼 감성적이고 감정 표현에도 솔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함께한 김 여사는 추념식 내내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다. 이 대통령이 행사를 위해 자리를 옮겼음에도 유족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감수성이 풍부한 아내에 대해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꿈 많던 음대생이 온갖 모진 일 마주해야 하는 정치인의 아내로 살기까지 무수히 많은 감내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며 “늘 느끼지만 김혜경이라는 사람은 저보다 훨씬 단단하고 결이 고운 사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실제로 김혜경 여사는 주변으로부터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면모를 지녔다는 평을 받는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총선 더불어민주연합 대표 시절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선거운동을 다니고, 이번 대선에서는 김혜경 여사님을 수행한 인연이 있다”면서 “두 분의 영혼의 파장이 비슷하다. 따뜻하고, 맑고, 약자를 배려하고, 웃음도 많다”라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공통점을 꼽았다. 

취임 첫날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달리 김혜경 여사는 이제 막 영부인 외교 데뷔전을 치렀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정확히 발표하진 않았으나 힌트는 있다. 2017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당시 본지와 인터뷰를 한 김혜경 여사는 “만일 퍼스트레이디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건 너무 앞선 얘기고, 앞으로 영부인이 되실 분에게 바람이 있다면 아이 키우면서 일하기가 정말 힘드니까 직장맘들의 고충을 세심하게 살펴주시면 좋겠어요.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 손을 빌리지 않고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요.” 

#이재명대통령 #김혜경여사 #여성동아

사진 뉴스1 동아DB 사진출처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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